[270년 전 오늘 - 축산 소식267] 우역(牛疫)이 그치기를 빌려고 양마(養馬)의 신(神)에게 제사를 지냈다
[270년 전 오늘 - 축산 소식267] 우역(牛疫)이 그치기를 빌려고 양마(養馬)의 신(神)에게 제사를 지냈다
  • 남인식 편집위원
  • 승인 2019.10.16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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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83호, 양력 : 10월 16일, 음력 : 9월 18일

[팜인사이트=남인식 편집위원] 조선시대 최초로 말(馬)을 길렀다는 선목(先牧), 즉 양마(養馬)의 신(神)에게 제사를 지내는 제단을 선목단(先牧壇)이라 하였는데, 당시 말은 유일한 교통수단이었을 뿐만 아니라 경제나 군사적으로 중요하여 마정(馬政)을 중요한 국가정책으로 다루었으며, 가축을 질병을 다루는 수의학이 발달하지 못하여 말과 관련된 신에게 제사를 지냄으로서 말의 무병과 번식을 빌고, 재앙과 마역(馬疫)을 물리치려 하였습니다.

이러한 의식의 일환으로 왕마(王馬)이자 말의 수호신이며 조상신인 동시에, 하늘의 별인 마조성(馬祖星)인 마조(馬祖)에도 제사를 거행하였으며, 말을 처음 탄 사람이자 말의 수호신인 마사(馬社), 말에게 재앙과 질병을 내리는 신령인 마보(馬步) 등을 함께 제사지냈고, 마조단(馬祖壇)의 크기는 넓이가 2장 1자(약 6.6m), 높이 2자 5치(약 0.7m)이며, 사방으로 계단이 조성되어 있고, 신좌(神座)는 제단의 북쪽에 설치하되 남향하도록 하였으며, 위치는 오늘날 서울 성동구 살곶이 다리 인근 동교(東郊)에 있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말과 관련된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제도는 후기에 해이해져, 마질(馬疾)이 유행하였는데도 말의 사육과 관리를 담당한 사복시(司僕寺)에서 마조제(馬祖祭)를 알지 못하여, 이를 다시 상고하여 제사를 마련하도록 하였으며, 마조제를 오례의(五禮儀)에 포함하기도 하였고, 농작물(農作物)에 충해(蟲害)가 심할 때 이를 기양(祈禳)하기 위하여 포신(酺神)에게 지내는 제사인 포제(酺祭)를 마보단(馬步壇)에서 지내기도 하였습니다.

실록에 이러한 선목, 마조, 마사, 마보에 관한 기사는 10여건으로 중요 내용은 다음과 같은데, 태종(太宗)대에는 예조(禮曹)에서 포제(酺祭)를 행하는 의식(儀式)을 아뢰면서, 황충(蝗蟲)이 곡식을 해치니 경중(京中)과 외방(外方)의 주군(州郡)에서는 포제를 행하여 기양(祈禳)하되, 경중에서는 마보단(馬步壇)에 나아가서 전물(奠物)과 제복(祭服)을 마보(馬步)에 제사하는 예(例)에 의(依)하고, 외관(外官)에서는 편의한 방향(方向)을 택(擇)해 땅을 다듬고 표(表)를 세우고 노끈(繩)을 매어 단(壇)을 대신하고, 치재(致齋)와 행례(行禮), 기물(器物) 등은 모두 소사(小祀)와 같이 행하도록 하였으며, 예조(禮曹)에서는 제사(諸祀)의 단(壇)·유(壝)의 제도를 아뢰면서, 마사단(馬社壇)·마조단(馬祖壇)·선목단(先牧壇)·마보단(馬步壇)은 각각 너비가 9보, 높이가 3척이고, 사방으로 나가는 계단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세종(世宗)대에는 예조에서 아뢰어, 작은 제사(小祀)인 영성단(靈星壇)·마조단(馬祖壇)·선목단(先牧壇)·마사단(馬社壇)·마보단(馬步壇)은 모두 넓이가 2장 1척, 높이가 2척 5촌이요, 작은 담이 하나로 묻는 구덩이는 모두 묘단(廟壇)의 북쪽 임방(壬方)의 땅에 있게 하되, 남쪽으로 계단을 내고, 네모지고 깊게 하여 물건을 넣어 둘 만하게 만든다고 하여, 그대로 따른 바가 있으며, 호조(戶曹)에서 국가의 제례를 담당하는 봉상시(奉常寺)의 정문(呈文)에 의하여, 선농단(先農壇)·우사단(雩祀壇)·선목단(先牧壇)등을 지키는 노자(奴子)들의 구분전(口分田)을 2결(結)이나 준 것이 너무 많고, 또 성 밑의 공전(公田)의 수효도 적으니, 단·당(壇堂) 근처 사람들에게 50부(負)를 주도록 건의하자 그대로 따른 바가 있습니다.

단종(端宗)대에는 사복시 주부(司僕寺注簿)가 살곶이(箭串)에 목장(牧場)을 두어 여름이면 말(馬)을 방목하여 키우는 것은 강무(講武)와 긴급한 용도에 대비하려는 까닭으로, 목장 안에서는 비록 척촌(尺寸)의 땅이라 하더라도 사람들에게 개간하여 경작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으며, 지금 목장 안의 왕실 용도에 쓰는 채소밭인 내포(內圃)의 가까운 땅을 참판의 아들인 영양위(寧陽尉)에게 끊어 주어서 난장(欄墻)을 가로질러 쌓았으나, 목장 안의 마조단 ·선목단 ·마사단 ·마보단을 옮기는 것은 불가하다고 하자 정부(政府)에 내려서 의논하게 하였습니다.

성종(成宗) 대에는 예조(禮曹)에서 아뢰기를, 오례(五禮)의 서례(序例)를 살펴보면 황충(蝗)과 멸구(螟)가 나타나면 보제(輔祭)를 행하는데, 경중(京中)에서는 마보단에 나아가고, 주현(州縣)에서는 성(城)의 동쪽에 나아가 제사를 행하였으며, 지금 경기(京畿)와 평안도(平安道)·황해도(黃海道)의 황충과 멸구가 곡식을 해치는 것이 염려스러운 지경에 이르렀으니, 경중(京中)에서는 바로 제사를 행하게 하고, 여러 도(道)에서는 축사(祝詞)와 의주(儀註)의 책이 송부(送付)되거든 관문(關門)에 도달한 다음날에 제사를 행하게 하였으며, 정조(正朝)대에는 여덟 군데 교외의 제단(祭壇)을 4계절 첫 달마다 예조(禮曹)의 낭관을 보내어 간심(看審)하는 것이 정식(定式)인데, 마조단(馬祖壇)에 대해서도 똑같이 하게 하자는 판서의 건의를 따른 바도 있습니다.

한편, 헌종(憲宗) 대에는 새로운 능(陵)의 국내(局內)에 있는 배봉 목장(拜峰牧場)을 혁파하고 마축안(馬畜案)에 오른 5백여 필의 말은 사용할 만한 것을 가려서 거두어 들였다가, 각 영문(營門)에 분배해서 내어 주어 군마(軍馬)에 갖추게 하며, 마조단(馬祖壇)은 다른 곳으로 옮겨 설치하라고 명하기도 하였습니다.

270년 전 오늘의 실록에는 선목단(先牧壇)에 제사하는 의식을 잘 다스려서 좋은 성과를 올리도록 명하였는데, 마사(馬社)와 마보(馬步)로써 배향하며, 단은 동교(東郊)에 있고, 생뢰(牲牢)는 돼지 한 마리로 하되 사관(祀官)은 3품으로 하며 4배(四拜)에 3헌(三獻)으로 하는 것으로 정하였는데, 우역(牛疫)이 그치기를 빌려고 한 것으로, 단(壇)을 살곶이(箭串) 마장(馬場) 안에 쌓고 봉상시(奉常寺)에서는 위판(位版)을 만든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영조실록 70권, 영조 25년 9월 18일 계해 기사 1749년 청 건륭(乾隆) 14년

선목단에 제사하는 의식을 수거하도록 명하다

선목단(先牧壇)에 제사하는 의식을 수거(修擧)하도록 명하였다. 《오례의(五禮儀)》에, ‘중하(仲夏)의 두 번째 절후 다음 강일(剛日)에 선목에게 제사하되 마사(馬社)와 마보(馬步)로써 배향하며, 단은 동교(東郊)에 있다. 축판(祝版)에는 조선왕(朝鮮王)이라 일컬으며, 생뢰(牲牢)는 돼지 한 마리로 하고 사관(祀官)은 3품으로 하며 4배(四拜)에 3헌(三獻)으로 한다. 음복(飮福)하고 수조(受胙)174) 하며 축문과 폐백을 묻는다. 그 나머지는 영성(靈星)에 제사하는 의절과 같다.’ 하였다. 오사(五祀)에서는 소사(小祀)에 속하는데, 중간에 폐지하고 시행하지 아니하다가 이에 이르러 임금이 원경하(元景夏)의 말을 받아들여 장차 우역(牛疫)을 빌려고 이 제도를 다듬고 대신에게 물으니, 다른 말이 없었다. 예조에서 길한 날을 가리어 단을 살곶이[箭串] 마장(馬場) 안에 쌓고 봉상시(奉常寺)에서는 위판(位版)을 만들었는데, 오방(五方)의 신위(神位)는 동방(東方)에 6위(六位)와 서쪽·남쪽·북쪽·중앙에 모두 7위(七位)로 선목위(先牧位)는 동방에 있고 천사위(天駟位)는 아래이다.

신이 살펴보건대, 마사·선목·마보 등의 단은 고려조의 의종(毅宗) 때에 시작되었는데, 단의 너비는 9보(步)요 높이는 3척이며, 사방(四方) 섬돌[陛]이 나오게 하고 제단의 토담[壝]은 아울러 15보이다. 축문과 폐백을 묻는 구덩이는 모두 신단(神壇)의 임방(壬方)에 있는데, 남쪽으로 섬돌을 내고 모가 나고 깊어서 물건을 용납하기에 족하도록 하였으니, 이것이 그 대략이다. 비록 소사이기는 하나 또한 볼 만한 것이 있었으며, 이때 비록 우역으로 인하여 수복(修復)하였으나 그 뒤에는 마침내 아뢰는 것이 없었으니, 아! 예(禮)를 좋아하는 자가 있었다면 그 수복하여 밝힐 것이 어찌 다만 이 한 가지 사전(祀典)뿐이겠는가?

【태백산사고본】 52책 70권 14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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