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초점]농가-정부,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정책 두고 동상이몽(同床異夢)
[이슈초점]농가-정부,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정책 두고 동상이몽(同床異夢)
  • 이은용 기자
  • 승인 2019.10.16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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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F 확산 방지·조기종식 의지 같지만 세부 정책에서 입장 차 보여
농식품부 “예방적 살처분 추진” VS 양돈농가 “즉각 중단하라” 맞서
갈등 첨예화로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 균열 우려 커지고 있어

[팜인사이트=이은용 기자] 정부의 방역정책을 두고 양돈농가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정부와 농가 모두 기본적인 방역 조치에는 동의하면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을 막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농가에서는 계속해서 선제적으로 야생멧돼지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지만 정부가 늑장 대응을 펼쳐 상황이 악화됐으며, 아무 근거 없는 예방적 살처분 때문에 농가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야생멧돼지 통제에 대해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과 예방적 살처분도 계획대로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어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ASF 살처분정책반대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박광진)는 지난 15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지난달 16일 국내에 ASF가 발생한 이후 환경부와 국방부는 차량과 사람간의 감염 가능성만 집중하고, 야생멧돼지에 대한 가능성은 일축해왔다”고 지적하며, “방역당국도 아닌 국방부와 환경부가 감염경로에 대한 가능성조차 일축할 자격이 도대체 어디에 있었단 말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허무하게 흘려보낸 3주 동안 피해는 고스란히 농가에 지우고 무분별한 살처분 정책을 고수하는 것은 정부의 방역정책 실패”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야생멧돼지에 대한 강력한 통제 실시 ▲듣도 보도 못한 시군단위 예방적 살처분 정책 즉각 중단 ▲살처분 농가 중심 대승적인 박멸 네트워크 가동 등을 촉구했다.

박광진 위원장은 “정부는 정확히 한 달 만에 야생멧돼지에 의한 가능성을 겨우 인정하며, 대책을 제시했다. 너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반가운 조치이며 보다 완벽하고 강력한 통제를 시행하라”면서 “특히 공기로 전파되는 구제역과 달리 접촉으로 전파되는 ASF는 전적으로 다른 질병이고 이에 대한 처리도 분명히 달라야 하기 때문에 정부의 전 지역 예방적 살처분을 즉각 중단하라”고 피력했다.

이어 “지역단위의 농장 주변 방역, 비위생적이고 노후화된 양돈 시설에 대한 감시와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라”고 덧붙였다.

이런 농가의 반발에도 정부는 예방적 살처분을 계속해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6일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이 같은 의견을 내놨다.

김 장관은 이 자리에서 “연천군에서 야생멧돼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한건이 더 확인됐다. 정부와 지자체, 농가는 한층 더 위기감을 갖고 방역에 임해야 한다”면서 “특히 연천과 철원은 대단히 위험한 지역인 만큼 양돈농가의 수매 신청을 조속히 마무리 하라”고 사실상 두 지역에 대한 예방적 살처분 의지를 나타냈다.

김 장관은 이어 농가의 반발을 의식하면서 “정부는 방역과정에서 양돈농가가 받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며 “살처분 보상금은 원칙적으로 시가의 100%를 지급하고, 보상금 평가가 완료되기 이전이라도 보상금의 50%를 우선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장 6개월까지 최대 337만원까지 매월 지급하는 생계안정자금도 재입식이 늦어질 경우 지원기간 연장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입장을 내놨다.

이처럼 농가와 정부 모두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방지와 종식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주요 방역정책을 두고 이견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양돈농가들은 정부가 일방적인 조치를 멈출 때까지 투쟁을 전개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자칫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에 균열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선이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