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도매인 도입과 관련해서는 지난 수 십년 동안 도입 찬성측과 반대측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현재까지도 둘 사이의 입장차이는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다.
양측에서 제시하는 자료와 논리는 일정부분 타당성이 있지만 그들의 주장대로 가락시장 내 시장도매인이 도입됐을 때의 여파와 파장은 누구도 예상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도매시장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변화했고, 농산물 유통에 종사하는 인력과 연관된 산업 그리고 앞으로도 시장 상황을 변화시킬만한 변수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농식품부, 거래제도 논란 종지부 찍어야
서울시공사에서는 이미 2020년 시장도매인 도입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양측의 의견이 조율되는 것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결과적으로 농식품부의 결정이 있어야만 시장도매인 도입과 관련한 사안은 일단락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과거 농안법 파동시 농식품부 공무원들은 문책인사라는 뼈아픈 학습을 경험한 바 있다. 이후 장관을 비롯한 모든 관료들이 똘똘 뭉쳐 대통령을 설득하면서까지 사태 해결에 집중한 점은 공으로 남았다.
어느 언론도 다루지 않았고 농안법이 후퇴했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당시 농식품부 공무원들의 추진력으로 농산물 대란이 발생하는 사태를 막은일은 두고두고 회자될만 하다. 이제 농식품부가 나서서 수 십년동안 논란이 되고 있는 갈등을 푸는 노력을 기울일 때다.
제3지대 연구진으로 해법 모색해야
도매시장의 문제는 국민 먹거리와 직결된 문제다. 농식품부에서는 도매시장과 이해관계가 얽혀있지 않은 제3지대의 연구진을 꾸려 도매시장 문제 해법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지금의 가락시장은 사실상 포화상태나 마찬가지다. 경매제도만으로는 물리적 한계에 직면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시설현대화사업을 추진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공간도 부족하고 소프트웨어도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점차 산지가 조직화되고 규모화되고 있으며 영세 농민들은 고령화되고 있고 상품을 가장 잘 만드는 농민은 대형마트와의 거래를 선호한다. 급변하는 대내외 상황속에 도매시장은 존폐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도매시장법인들도 특단의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다.
수의매매 선호 성향 갈수록 높아질 것
정부는 지난 수십년간 농가의 조직화와 규모화에 힘써왔다.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영세한 농민들은 소리없이 구조조정되어 온 게 사실이다. 농민의 숫자는 줄어들지만 개개인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는 상황.
산지가 조직화되면 점차 경매보다는 정가수의매매를 선호할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경매제가 오히려 산지조직화를 방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도매시장법인들은 경매 이외의 대안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공정한 페어플레이 시장 구현 필요
애덤스미스는 국부론에서 독점이란 자신의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타인의 시장참여를 방해하고 상대에게 자신의 고비용 노동을 받아들일 것을 강요하는 것이라 밝혔다. 그는 공명정대한 페어플레이 시장이 구성원에게 정당한 보수를 얻을 수 있게 하는 예측을 가능케 하고 이로써 사회적 분업이 진보한다고 예상했다.
또한 시장사회는 페어플레이를 받아들이는 정의감, 교환 성향, 설득 성향에 의해 유지되고 이런 성향은 동감이라는 인간의 능력에 근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시장사회를 지탱하는 근본은 인간의 자애심과 동감하는 능력이라고 봤다. 애덤스미스의 주장이 지금 당장은 손에 잡히지 않는 논리 같지만 지금 가락시장을 둘러싼 구성원들이 가장 눈여겨 봐야할 대목인 것으로 판단된다.
기획 시리즈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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