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바이어 휑~ 이게 국제종자박람회라고요?"
"외국 바이어 휑~ 이게 국제종자박람회라고요?"
  • 박현욱 기자
  • 승인 2019.10.22 0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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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낮은 전시성 행사 변질 우려
국제 위상 걸맞은 행사 콘텐츠 필요
국제종자박람회 행사 조감도.
국제종자박람회 행사 조감도.

[팜인사이트=박현욱 기자] "이런 행사에 '국제'라는 단어를 붙일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전시성 행사가 아닌 외국 바이어들이 많이 찾을 수 있는 국제적인 행사로 거듭났으면 좋겠습니다."

제3회 국제종자박람회가 김제 민간육종연구단지 일원에서 지난 16~18일,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막을 내렸지만 행사에 참여한 종자업체 대부분은 해당 행사에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국제'라는 타이틀에 맞게 외국 바이어와의 활발한 교류는 보기 힘들었고 국내 업체들이 국내 소비자들을 상대로 하는 판촉 행사만 진행됐기 때문이다. 일부 업체를 중심으로 해외 바이어와의 미팅이 진행됐지만 박람회를 스스로 찾은 바이어가 아닌 해당 업체에서 초청한 경우가 대다수라는 게 참여 업체의 전언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업체 관계자는 "국제박람회의 취지는 외국 업체들과의 활발한 소통의 장 속에서 교류가 되고 사업이 진전되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이번 행사에서 외국 바이어의 수가 20명도 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3회를 맞은 국제종자박람회가 전시성 행사로 전락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워했다.

국제종자박람회 주최 측은 종자 기업뿐만 아니라 종자 관련 전·후방 산업 관련 기업까지 참여 범위를 확대하고 해외 바이어 초청과 수출상담 부분을 강화했다고 밝혔으나 참여 업체 대다수는 투입하는 비용 대비 효과는 미미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참여업체 관계자는 "솔직히 해당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업체당 최소 1천만 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지만 투입 대비 아웃풋은 좋지 않다"면서 "물론 행사 이후 곧바로 효과는 볼 수 없겠지만 주최 측에서 지속적으로 행사를 키워가려는 노력조차 보이지 않는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대부분의 업체들이 같은 생각일 것"이라면서 "상담 문의 건수가 많으면 좋겠지만 냉정하게 따져봤을 때 몇 업체를 제외하고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제 행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주최 측에서도 냉정하게 판단해 (단점을 보완하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는 있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국내 유일 국제종자박람회인 만큼 글로벌 행사로 거듭나야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업체 관계자는 "국제적인 종자 행사를 보면 대부분 지역 한계를 뛰어넘는다"면서 "국제종자박람회도 한국이 아닌 외국에서 치를 수 있도록 업무협약(MOU)을 통해 더욱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취재에서 익명 처리를 원하는 이유에 대해 업체들은 "미운 털이 박힐 수도 있다"며 말끝을 흐렸다. 이번 행사는 농림축산식품부, 전라북도, 김제시가 공동 주최하고,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이 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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