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현장]가공용 밥 업계가 주목하는 벼 품종 ‘미호’
[생생현장]가공용 밥 업계가 주목하는 벼 품종 ‘미호’
  • 이은용 기자
  • 승인 2019.10.29 1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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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용 밥 적합성 ‘으뜸’…밥 식어도 딱딱해 지지 않아
쌀알 견고 냉-해동 과정서 조직 파괴 상대적으로 적어
농진청, 원료곡 재배단지 조성·기술 지원 확대 추진
조현석 농진청 식과원 남부작물부장

[팜인사이트=이은용 기자] 농촌진흥청은 쌀 소비 패러다임 변화에 발맞춰 다양한 가공식품 제조가 가능한 벼를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가정간편식에 적합한 벼 ‘미호’ 품종을 개발하고, 이를 이용한 가공밥 제조기술을 특허출원했다.

이번 품종 개발은 가정간편식 시장이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지만 가공 원료곡은 일반 밥쌀용 품종이 사용되고 있어 간편식 특성에 맞춘 품종과 제조기술개발이 필요한 상황에서 개발된 것이어서 의미를 더 하고 있다.

농진청은 29일 수원에 위치한 국립식량과학원 중부작물부에서 브리핑을 열고 벼 ‘미호’ 품종에 대해 소개했다. 이날 발표에 나선 조현석 농진청 식과원 남부작물부 부장에게 가공용 밥 적합성이 높은 ‘미호’ 품종의 장점과 보급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조현석 농진청 식과원 남부작물부장
조현석 농진청 식과원 남부작물부장

-‘미호’ 품종이 기존 쌀 품종과 차별된 장점은.

▶‘미호’ 품종은 찰벼와 밥쌀용 메벼의 중간정도인 저아밀로스 함량을 보유한 품종으로 개발됐으며, 개발된 저아밀로스 품종 중 수량이 가장 높고 쓰러짐이나 병해에 강해 재배 안정성이 우수합니다. 특히 ‘미호’는 밥을 지으면 멥쌀과 찹쌀의 중간정도의 경도와 찰기를 보이는데, 특히 밥이 식더라도 딱딱해 지지 않고 찰기를 잘 유지하는 장점이 있어 배식 시간이 긴 대량급식용으로 유리합니다.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벼는 수확 후 상온보관 시 이듬해 온도와 습도가 높아지는 장마철 이후 식미가 급격히 저하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저아밀로스 쌀인 ‘미호’는 밥알의 윤기 및 물리성 등이 큰 변화 없이 잘 유지돼 수확 후 이듬해 고품질의 쌀을 출하할 수 있는 전략적인 품종입니다. 일반 쌀은 취반 후 냉장 및 냉동 보관 후 해동 시 밥알의 미세구조 파괴로 인해 경도 감소, 밥알 색깔의 갈변화 등 물리성 변화가 큽니다. 반면 ‘미호’는 쌀알이 견고해 냉-해동 과정에서 조직의 파괴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즉석밥 등 가공용 밥으로 적합성이 매우 높습니다.

-‘미호’ 확대 보급·산업체 활용 계획은.

▶올해 ‘미호’는 충북 청주에 270ha, 경남 합천에 80ha 규모로 재배단지가 조성돼 있습니다. 매년 종자보급은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을 통해 공급하고, 확대 보급이 필요할 경우 자율교환을 통한 종자공급을 병행할 예정입니다. 즉석식품 및 즉석조리식품 등 다양한 업체별 안정적인 가공 원료곡 수급을 위해 농가와 가공업체간 계약재배를 통한 원료곡 재배단지 조성 및 기술지원을 확대 추진할 계획입니다. 특히 봄철이후 고온다습한 불량환경 저장에서도 우수한 식미를 유지해 장마기 이후 맛있는 쌀을 출하할 수 있는 전략적인 RPC 브랜드미 개발을 지원할 방침입니다.

조준현 농진청 남부작물부 논이용작물과 농업연구사가 가공전용 품종 산업화(실용화)에 성공한 품종들을 소개하고 있다.
조준현 농진청 남부작물부 논이용작물과 농업연구사가 가공전용 품종 산업화(실용화)에 성공한 품종들을 소개하고 있다.

-앞으로 쌀 가공 품종개발 계획은.

▶안정적인 쌀 가공 산업의 정착을 위해서는 쌀 소비 한계에 이른 전통밥쌀 문화에서 벗어나 간편식 가공품 및 비식용 분야의 가공품 등 쌀 소비 촉진을 위한 다양한 신 수요창출이 필요합니다. 최근의 1인 가구, 여성경제활동 및 맞벌이 가구 증가 등에 따른 가정간편식 쌀 소비 트렌드에 대응해 간편식용 품종 개발과 쌀 가공기술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입니다. 특히 소비자 유형별 맞춤형 품종개발을 할 것인데, 유아용(고단백질), 청장년층(저칼로리), 환자 및 고령자(당뇨, 고혈압, 생활습관병 등) 등 수요자 중심의 쌀 가공산업을 유도하기 위한 기능성을 강화한 가공용 품종개발을 추진할 것입니다. 아울러 자연환경 보존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는 플라스틱 대체 생분해성 일회용 가공품 소재 등 비 식용분야의 공업용 산업소재로 활용성 검토 및 제품개발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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