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수출 확대 속 수출 단가 하락···업계 고민
한우 수출 확대 속 수출 단가 하락···업계 고민
  • 박현욱 기자
  • 승인 2018.05.17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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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대비 올해 수출량 1.6%↑ 금액은 6.7%↓
고급육 이미지 실추···업체 과당경쟁 제동 필요
한우수출분과위, 수출 사전대응 시스템 가동
홍콩의 한 마트 한우 판매대. 2015년 최초로 한우가 홍콩시장 진출시 프리미엄 고기라는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홍콩의 한 마트 한우 판매대. 2015년 최초로 한우가 홍콩시장 진출시 프리미엄 고기라는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한우고기의 홍콩 수출이 수출업체 간 과당 경쟁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업체 간 마구잡이식 수출로 품질이 낮아지거나 같은 등급 내에서도 품질이 천차만별이어서 한우 이미지가 땅에 떨어지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홍콩에서 한우를 일본 화우와 경쟁하는 고급육으로 각인시킨다는 당초 목적이 퇴색되는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5월 10일 기준(누계) 한우고기 수출 실적을 살펴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물량은 1만7,986kg으로 1.6% 상승했지만 금액은 97만8천 달러($)로 6.7% 쪼그라드는 모습을 보였다. 연 단위 실적도 마찬가지다. 2017년 총 수출물량은 전년과 비교해 19.2%로 크게 치솟았지만 금액은 오히려 4.8%로 감소했다. 홍콩에서 프리미엄 고기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한우 이미지가 땅에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출처=한우수출분과위원회, 단위: kg, 천$, ‘18.5.10 기준)
(출처=한우수출분과위원회, 단위: kg, 천$, ‘18.5.10 기준)

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황을 우려해 한우수출분과위원회(이하 분과위)를 구성, 정부와 한우농가, 수출업체 등을 위원으로 조직해 활동 중이다. 분과위에서는 한우 수출물량에 대한 품질 유지 등 한우 수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정하는 한편 공정한 수출시장을 형성하기 위한 논의를 지속하고 있지만 분과위의 바람과는 달리 수출업체의 과당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형국이다.

이는 수익에만 매몰돼 있는 수출업체에서 낮은 가격에 한우를 공급해 물량을 늘리거나 보관이 용이한 냉동 위주로 유통하기 때문인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한우의 이미지 하락은 물론 홍콩 시장 내 한우 입지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수출업체 녹색한우 정찬주 대표는 “홍콩 현지 바이어들 사이에서 한우에 대한 잡음(품질하락, 가격변화 등)이 끊이질 않는다”면서 “기존에 거래하던 업체와 이미 거래가 끊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 화우의 경우 홍콩 바이어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하고 있다”면서 “일본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우리와 거래하던 업체는 화우쪽으로 선회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수출업체 ㈜기본 이준호 이사는 “한우수출은 2015년 시작해 2016년까지 고무적인 성과를 얻었다”면서 “숫자상으로 봤을 때 현재도 수출량이 늘어 순조롭게 보일 수 있지만 지금 상황은 한우수출의 위기”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지금 홍콩에서 한우의 가치가 계속 하락하고 있다”며 “kg 당 50불까지 떨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우수출분과위원회는 제2축산회관 대회의실에서 '제2차 한우수출분과위원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대책을 논의하고 있는 모습.
한우수출분과위원회는 제2축산회관 대회의실에서 '제2차 한우수출분과위원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대책을 논의하고 있는 모습.

한편 분과위는 5월 17일 제2축산회관 대회의실에서 '제2차 한우수출분과위원회'를 개최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분과위에서는 분과위에서 의결한 수출운영 규정을 준수한 업체 지원, 미준수업체 제재, 검역검사본부 업무 협조를 골자로 한 한우고기 수출 사전대응 시스템 구축 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김은옥 농림축산식품부 검역정책과 사무관은 “농식품부와 검역본부가 협조할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으며, 임봉재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 부장은 “규정을 준수한 수출업체에게 최대한 직접 지원을 확대하는 등 더 큰 인센티브를 강구해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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