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4]농기계 일본 의존도 줄인다…탈 일본화 바람
[특별기획4]농기계 일본 의존도 줄인다…탈 일본화 바람
  • 이은용 기자
  • 승인 2019.11.01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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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공업 매년 R&D 예산 투입 국산화 ‘군불’
일본산 점유율↓…경쟁력 갖춘 신제품 지속 개발
4차 산업혁명 ‘첨단 농기계 핵심기술’ 선점 나서

[팜인사이트=이은용 기자]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인해 국내 기업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농업 분야에서는 농기계 산업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농기계에 들어가는 소재나 부품, 엔진 등이 일본 제품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현장의 중론이다. 실제로 현재 일본에서 수입해 사용하고 있는 핵심 부품(60~100%)이나 엔진(50%) 등은 일본 의존도가 매우 높은 상황이다.

이와 함께 국내 농기계 업체들은 일본 농기계 제품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점점 높아지면서 위기감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콤바인과 승용이앙기 점유율은 매우 높아진 상황이라는 게 현장의 전언이다.

이에 국내 업체들은 이번을 계기로 일본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R&D에 많은 투자를 할 방침이며, 일본산 농기계에 맞서 농기계 고급화와 환경에 맞는 맞춤형 농기계 신제품 등을 내놓으며 대응해 나가고 있다.

대구에 위치한 대동공업 본사 전경.
대구에 위치한 대동공업 본사 전경.

국내 1위 농기계 기업 남다른 경쟁력

특히 국내 농기계 업계 1위 기업인 대동공업은 지난 1947년 창업 이래 불모지였던 농기계산업 최초로 경운기를 생산해 농촌의 근대화와 기계 산업 발전에 이바지해왔다.

이 때부터 농기계 업계에서는 ‘국내 최초’하면 대동공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산업 전반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무엇보다 대동공업은 다른 기업과 달리 R&D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 특히 대동공업은 농기계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엔진 부문에 많은 연구 개발비를 투입했다.

이로 인해 국내 농기계 업계 최초로 1964년 단기통 디젤 엔진, 1983년 다기통 디젤 엔진, 2013년에는 티어(TIER)4 디젤 엔진을 선보이는 성과를 거뒀다.

농기계 심장 엔진 국산화에 ‘심혈’

주목할 만한 부분은 2013년에 국내 업계 최초로 개발한 친환경 티어4 디젤 엔진이다. 그 당시 정부가 갑작스럽게 배출기준을 강화하겠다는 조치를 발표하면서 많은 농기계 업계가 한마디로 ‘멘붕 상태였다.

하지만 국내 업체에서는 유일하게 티어4 디젤 엔진 개발에 나서고 있던 대동공업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으며, 제도 시행 전 트랙터, 콤바인 등 주력 농기계 제품에 티어4 디젤 엔진을 탑재 출시했으며, 2017년 트랙터 전 기종에 티어4 디젤엔진을 탑재를 완료해 남다른 기술력을 선보였다.

대동공업 관계자는 “농기계 부품 중 가장 핵심이 엔진이다. 엔진을 개발하지 못하면 결국 다른 나라 농기계에 종속될 수 있기 때문에 예전부터 대동공업은 많은 비용을 엔진 부문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면서 “특히 내수시장이 포화상태인 상황에서 매출을 높이기 위해서는 수출을 많이 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해 글로벌 기준에 맞는 부품과 농기계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런 차원에서 연내에 티어5(Tier5, 미세먼지 배출 기준 0.015g/㎾h) 엔진 개발을 마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아직 국내와 미국시장은 구체적인 기준이 세워지지 않았지만 유럽시장은 올해부터 75마력 대 이하 트랙터에 티어5가 적용되고 있다”며 “대동공업은 이런 상황을 파악하고 이미 티어5 엔진 개발에 착수했고, 올해 안에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트랙터를 생산하고 있는 자동화라인.
트랙터를 생산하고 있는 자동화라인.

자체 기술력 우수... 충분히 대응 가능

대동공업의 이러한 행보는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 상황에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자동변속기나 전기전장 기술, 통합제어시스템, 소형엔진 등의 경우 일본 이외에 다른 곳에선 구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대동공업은 단기적으로 어려움은 있겠지만 자체 기술력과 수입선 다변화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대동공업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부품 수급에 문제가 발생하면 생산에 차질이 발생 할 수 있다. 엔진 등 일부 특수 부품의 수급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재고 확보나 수입 다변화를 통해 극복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부품 국산화를 통해 해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의견을 내놨다.

이 관계자는 특히 이번에 발생한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로 인해 엔진을 비롯한 부품 국산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일본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핵심 부품들의 국산화 및 유럽 등 수입선 다변화를 통해 일본산 수입품을 대체하는 것이 근본적인 목표”라면서 “단기적으로 일본 수입 부품을 대체 가능한 유럽 등의 부품을 활용하고, 장기적으로 국산화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각에서 우려하고 있는 자동변속기, 전기전장 및 통합제어 시스템 분야의 경우 대동공업 자체 기술력도 우수하기 때문에 충분히 대응이 가능하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고성능·맞춤형 농기계 개발 시장 점유율↑

아울러 대동공업은 국내 시장에서 일본 농기계 점유율을 줄이기 위해 경쟁력 있는 신제품 개발에 더욱 힘을 쏟을 계획이다. 특히 고성능 제품과 작업환경에 맞는 맞춤형 농기계 개발에 나서 시장 점유율 유지하거나 높여 나간다는 방침이다.

대동공업 관계자는 “콤바인과 승용이앙기 부분에서 일본 농기계의 시장 점유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국내 농기계 업체들이 일본 수입 농기계 사업까지 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런 상황은 국내 농기계 제조사들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국내시장에서 신 제품에 대한 투자를 하기 어려워 발생하는 현상이고, 그 틈을 일본 업체들이 파고들어 매년 콤바인, 이앙기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가져가고 있다”고 현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여건에서도 대동공업은 국내 콤바인 시장을 지키기 위해서 고성능(6조, 8조)을 장착한 콤바인, 이앙기의 새로운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일본 제품과 경쟁해 국내 시장을 지켜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농업인들이 보다 편리하고 안전하게 농기계를 사용할 수 있게 편의사항과 안전장치를 기본적으로 탑재한 농기계 개발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또한 IT와 접목한 스마트 농기계 개발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동공업 주력 제품들.
대동공업 주력 제품들.

글로벌 기업 도약 기회…정부 지원 필수

대동공업은 앞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첨단화된 다양한 농기계를 개발해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대동공업 관계자는 “무엇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첨단화된 다양한 농기계 핵심기술을 선점하는 노력도 함께 펼쳐 나갈 것”이라며 “이를 위해 자율주행 트랙터나 콤바인 상용화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이 관계자는 특히 “이런 발전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기업만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부가 기업들을 위한 종합 지원 대책을 구체적으로 마련해줘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세액 공제 확대 등 세제 지원과 대출 만기 연장, 특별 융자 등 금융 지원, 소재·부품·엔진 등 업체들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지원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처럼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를 계기로 국내 농기계 업체들은 대동공업을 중심으로 핵심소재 및 부품 국산화와 일본 제품에 뒤지지 않는 농기계 신제품을 선보이기 위한 노력에 나서고 있다.

특히 앞으로 국내 업체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첨단화된 다양한 농기계 핵심기술을 선점해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