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중계]취약계층 식생활 ‘적신호’…‘농식품 바우처’ 도입 필요
[현장중계]취약계층 식생활 ‘적신호’…‘농식품 바우처’ 도입 필요
  • 이은용 기자
  • 승인 2019.11.05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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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중 3명 이상 영양섭취 부족 ‘기본권 차원’으로 논의해야
EU·미국 막대한 자금 투입 취약계층 식품·영양 지원 제도 추진
식생활·영양·건강 지원 관련 유사 제도 하나의 ‘기본법’에 담아야
‘먹거리 취약계층을 위한 농식품바우처 토론회’

[팜인사이트=이은용 기자] 취약계층의 식생활과 영양섭취 개선을 위한 농식품 바우처 제도 도입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지난 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김현권·김정호·박완주·서삼석·오영훈·위성곤·윤준호 의원과 농림축산식품부·한국농촌경제연구원 공동주최로 ‘먹거리 취약계층을 위한 농식품바우처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취약계층의 식생활과 영양불균형이 심각한 상태로, 농식품 바우처를 서둘러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농식품 바우처가 취약계층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선택권 보장과 실현가능성이 있는 지원 방안 등을 모색해 실효성과 국민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게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연미영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박사

◆‘농식품 바우처’ 도입이 필요한 이유는

취약계층 영양부족 건강위험으로 이어져

신선식품 공급·품목 다양성 확보 마련해야

연미영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박사는 발제에서 우리나라 취약계층의 식품 및 영양섭취 실태는 아직 절대적 섭취량이 부족한 상태이고 식사의 질 역시 다양성이 매우 부족해 이들의 영양부족이 건강위험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중재가 시급하다고 현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연 박사는 취약계층 노인과 성인, 아동·청소년 그룹 모두에서 10명 중 3명 이상이 영양섭취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전국 평균(2017년 국민건강영양조사)의 4배 정도로 취약계층의 영양부족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연 박사는 특히 현재 정부에서 지원하고 있는 기초생활수급 등 현금지원은 식생활의 양적·질적 개선 용도로 쓰여 지기에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농식품 바우처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 박사는 실제 취약계층을 조사한 결과 이들은 신선식품에 대한 요구가 크고 육류, 생선, 과일 등에 대한 요구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소개하며, 신선식품의 공급과 품목 다양성을 확보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연 박사는 무엇보다 아직은 전체적으로 공급확대를 통한 양적 성장이 필요한 시기이지만 먹거리의 보장을 기본권 차원으로 논의해야 한다면 기존 식품지원서비스의 접근성 개선과 품목 확대를 통해 기호와 만족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임소영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박사
임소영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박사

◆해외사례로 본 농식품 바우처 필요성

EU 회원국 소요 예산 15% 이상 의무 부담

미국 세계 가장 큰 규모 농식품 바우처 진행

임소영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박사는 EU의 경우 ‘FEAD’ 제도를 운영해 빈곤아동, 노숙자 등 빈곤 집단을 지원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EU와 회원국의 공동자금을 조성하고, 회원국은 소요 예산의 15% 이상 의무 부담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EU는 지원식품의 경우 수혜자의 균형 잡힌 식생활을 지원할 수 있도록 선정 관리하고 있으며, 쿠킹 클래스나 워크숍 등을 진행해 건강한 식생활 교육도 병행해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박사는 미국의 경우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로 농식품 바우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미국은 식품 구매력이 감소한 빈곤층에게 푸드 스탬프 제도를 도입해 식품을 지원하고 있으며, 현재는 명칭을 ‘SNAP’으로 바꿔 체크카드와 유사한 방식인 카드를 제공해 사용하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 박사는 ‘SNAP’은 미 농무부 예산에서 단일 프로그램으로는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지난해 75조 원 가량 쓰인 것으로 파악됐다.

임 박사는 해외사례에서 보듯 취약계층에 농식품을 지원할 필요성이 있다며 특히 식품지원제도 시행으로 미국의 경우 GDP 15억 4000만 달러가 증가했고, 1만 3560개의 일자리 창출, 3200만 달러의 농업소득 증가도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박사는 마지막으로 농식품 지원정책 방향은 신선식품 위주의 지원과 식생활 교육 병행, 지속적인 모니터링 과정이 어우러지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효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박사
김상효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박사

◆‘농식품 바우처’ 지원 도입 방안은

국내 농업과 연계 자급 수준 등 고려 마련

현금 중심 지원체계 현물지원으로 전환 필요

김상효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박사는 우선 부족한 식품 및 영양소를 적극 반영해 건강한 식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면서 특히 국내 농업과 연계를 위해 국내 자급 수준 및 생산여력, 시장격리 품목 등을 고려해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 박사는 특히 취약계층의 선택권을 최대한 보장해야 하고, 제도 안정단계에서 품목 확장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박사는 아울러 제도 운영상의 난이도 및 실현 가능성, 예상되는 문제점 등을 고려해 방안을 마련해야 하고, 쌀의 경우 정부 양곡할인 지원과 중복 가능하기 때문에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박사는 제도의 보편성 확보와 특수성을 고려해 방안을 마련해야 하고, 전체 먹거리 현금 중심의 지원체계를 현물지원으로 전환할 필요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식생활, 영양, 건강 지원 관련 유사 제도를 하나의 기본법에 담아 효율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여당 의원들 농식품 바우처 도입 필요성 공감

제도 시행 시 의료비 절감·영양개선 효과 나타나

국민들 최저 식생활 보장하기 위한 방안 모색해야

김현권 의원은 먹거리가 넘쳐나도 소득의 불평등이 식생활의 불평등으로 이어지는 현재, 취약계층의 식생활과 영양섭취 개선을 위한 농식품 바우처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에서는 농무부가 2016년 기준 114조원 규모의 식생활 개선을 위한 농식품 지원 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노인, 임산부, 어린이 등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해 의료비 절감과 영양개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도입 필요성에 대해 말했다.

박완주 의원도 취약계층의 식생활은 취약해 건강을 위협하는 상황에 노출되는 등 소득계층 간 영양 격차가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취약계층에게 식품구입비용을 보충 지원해 충분한 식품구입능력을 확보하게 하고, 농산물의 지속가능한 소비기반을 확충하게 하는 등 국민들의 최저 식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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