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체결 후 농축산물 수입 260% 증가
FTA 체결 후 농축산물 수입 260% 증가
  • 연승우 기자
  • 승인 2018.06.01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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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 적자 3배…관세 감축으로 수입 확대

칠레와 FTA를 체결한 2004년 이후 농축산물 수입이 26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앞으로도 관세 감축효과로 수입이 계속 늘어날 전망이어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2004년 칠레와의 FTA를 시작으로 현재 52개국과 15건의 FTA가 발효되어 이행 중이며 FTA 체결국과의 농축산물 교역 비중은 전체 농축산물 교역의 84% 수준에 이르고 있다.

FTA 체결국과의 농축산물 개방수준은 전체적으로 72.3% 수준이며 미국은 FTA체결로 97.9% 개방돼 있다. EU도 96.2%로 쌀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농산물이 개방돼 있다.

현재 중미 5개국,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16개국, 한·중·일, 이스라엘, 에콰도르와의 FTA 등 5건의 협상도 진행 중이다.

지난 1월 한미 FTA 개정협상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홍길 한우협회장이 협상 반대 발언을 하고 있다.
지난 1월 한미 FTA 개정협상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홍길 한우협회장이 협상 반대 발언을 하고 있다.

농축산물 수입 얼마나 늘었나?

농협중앙회의 최근 농업통상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농축산물 수입액은 322억9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FTA를 체결하기 전인 1995~2003년까지 평년 연간 농축산물 수입액인 89억5천만 달러보다 260.8%가 증가한 수치다.

물론 FTA로 인해 수출도 늘었다. 농축산물 수출은 1995~2003년까지 평균 17억 달러였으나 지난해 수출액은 68억3천만 달러로 3배 이상 늘었다. 그러나 농축산물 수출액은 수입액의 약 18.9%에 불과해 농축산물 무역수지 적자가 3배 이상으로 커졌다.

농축산물 수입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나라는 FTA 체결국이다. 2017년 FTA 체결국으로부터의 농축산물 수입액은 전체 수입액 322억 달러의 88.6%를 차지하며, 10년 새 2배 가까이 증가했다.

FTA 체결국으로부터의 농축산물 수입액은 2007년 154억 달러에서 2011년 252억 달러, 2017년 286억 달러로 큰 폭으로 늘고 있다. 2017년 기준 국가별 수입액 비중은 미국이 27.4%로 가장 높고, ASEAN 15.9%, 중국 15.6%, EU 14.8%, 호주 9.9% 순이다.

2017년 미국으로부터 농축산물 수입액은 78억2천900만달러, 수출액은 6억4천100만달러로 무역수지는 71억 8천8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하였다. 2016년 수입액은 68억 5천200만달러보다 14.3% 증가하였고 수출액은 7억1천600만달러보다 10.5% 줄었다.

과실류와 축산물 수입이 가장 늘어나

이처럼 농축산물 수입이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과일과 축산물 수입이 가장 많았다. 그만큼 과수농가와 축산농가의 피해가 컸다는 이야기다. 체리, 바나나, 포도, 오렌지, 파인애플, 키위 등 6대 수입 품목이 전체 과실류의 59%를 차지하고 있고 축산물에서는 쇠고기, 낙농품, 닭고기, 돼지고기가 전체 수입의 82%를 차지했다.

쇠고기 수입량은 한미FTA 발효 전보다 205.2% 급증하였다. 치즈 및 분유는 각각 277.6%, 2,587% 증가하였다. 이 외 기타 농축산물 수입량은 160% 이상, 320% 이상 증가했다

주요 품목 수입액 추이(2008~2017년)
주요 품목 수입액 추이(2008~2017년)

농민단체, FTA는 실패한 협상

농축산물 수입이 계속 늘어나고 있음이 밝혀지자 농민단체들은 FTA는 실패한 협상이라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축산관련단체협의회는 5월 31일 성명을 발표하고 축산업을 말살시킨 한미 FTA협상은 실패했으며,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사퇴하고 축산농가에게 즉각 사죄하라고 주장했다.

축단협은 성명에서 “수입량이 100%, 1,000% 이상 증가했다는 수치를 현 정부는 과연 보고 있느냐”며 “돼지고기는 냉동삼겹살 등의 관세가 이미 철폐됐고 냉장 삼겹살은 오는 2021년 모든 관세가 철폐된다. 이는 미국으로부터 더 이상의 자국 돼지고기 산업에 대한 보호 장치가 하나도 없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닭고기는 지난 해 미국 내 고병원성 AI가 발생해 미국산 가금류 및 가금산물 수입이 중단되었으나 추가 발생이 없어 지난해 8월 AI청정국 지위를 회복하면서 닭고기 수입이 재개돼 앞으로 미국산 닭고기의 시장 점유율이 점차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축단협은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의 사죄 및 즉각 사퇴 ▲쇠고기 세이프가드 발동 기준 대폭 감축과 관세 동결 ▲분유 TRQ 복리증량 폐지, 국내산 구매조건 명시하고 농산물 세이프가드에 낙농품 포함 ▲검증되지 않은 농축산물 수입은 즉각 제한 ▲정부는 농어촌 상생 협력 기금 거출 확대와 피해 산업에 대한 보호 지원 방안 즉각 마련 ▲수입의 길을 열어 놓은 현 정부는 축산물 수출에 대한 활로 개척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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