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 역사 속으로12] 농협 민선 1기 회장의 빛과 명암
[팜 역사 속으로12] 농협 민선 1기 회장의 빛과 명암
  • 연승우 기자
  • 승인 2018.06.05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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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민선회장 한호선 전회장

농협중앙회장을 농협조합장들이 직접 뽑은 것은 불과 28년전 일이다. 1990년 한호선 회장이 직선으로 선출되면서 민선1기가 출범했지만 한호선 회장 이후 원철희 회장, 정대근 회장이 줄줄이 구속으로 회장직을 내놓게 되는 일이 발생한다. 팜인사이트의 역사 속으로에서는 농협중앙회 민선회장의 구속사를 연재한다.

농협중앙회는 협동조합인 농협이 만든 단체임에도 불구하고 회장이 선출직이 아닌 정부에서 임명했다. 따라서 농업관련 정치인들이 나눠먹는 자리이기도 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농협중앙회에 대한 직선제 요구가 농민에게서 나왔지만 농협중앙회장이 선출직으로 바뀐 건 1990년이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 영향인지 1988년 농협 서기 출신이 농협중앙회장에 임명된다. 양구군농협 서기로 입사해 서울농협 상무, 중앙회 이사, 부회장을 역임한 한호선 씨다.

그리고 2년 뒤 열린 첫번째 중앙회장 선거에서 한호선 회장은 1대 민선 농협회장으로 선출된다.

1990년 언론에 보도된 농협중앙회장 초대 민선회장 선거
1990년 언론에 보도된 농협중앙회장 초대 민선회장 선거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세간의 관심을 받았고 열기도 뜨거웠다. 선거는 3파전이었다. 농협중앙회 이사 출신이 반성우, 농림부 장관 출신인 윤근환 씨가 후보로 출마해 한호선 현 회장과 경합을 벌였다.

경남출신인 반성우가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윤근환 전 장관이 출마하면서 구도가 삼파전으로 바뀌게 되고 현직 회장의 잇점을 얻은 한호선 회장이 당선됐다.

4월 18일 열린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전국의 농협조합장 1천4백70명 중 1천4백66명이 참석한 가운데 실시돼 한 현 회장이 유효투표 1455표 중 60%인 867표를 얻었으며 윤근환 후보는 25%인 359표, 반성우 후보는 15%인 229표를 각각 얻었다.

1994년 3월 5일 한호선 회장은 3억6천여만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국회의원 등에게 전달한 혐의로 구속된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한 회장은 농협 시도지회(현 지부)에 배정한 예산 중 40%를 다시 상납 받는 방법으로 2억8천만원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92년에 실시한 14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입후보자 110여명에게 1인당 2백만~3백만원의 격려금을 전달했다. 한 회장은 91년 지방선거에서도 18명의 광역의원 후보에게 5400만원의 비자금을 전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검찰은 한 회장이 격려금을 전달한 대상자 명단을 폐기했고 격려금의 액수가 작다는 이유로 뇌물을 받은 국회의원 등의 수사를 하지 않았다.

따라서 한 회장은 정치자금법이나 뇌물수뢰가 아니라 농협 공금 3억6400만원을 개인적으로 사용했기에 공금횡령으로 구속됐다. 이후 원철희 회장이 당선되면서 민선 2기가 시작되지만 원 전 회장 역시 구속으로 회장을 마감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