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Talk & Talk] 백진석 aT 수출이사
[전문가 Talk & Talk] 백진석 aT 수출이사
  • 박현욱 기자
  • 승인 2018.06.18 1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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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 글로벌 파트너 '아세안'이 적임
젊은 국민 자유화 바람에 경제 성장 ↑
新 남방정책 맞춰 교역 다변화에 방점

포스트 차이나로 불리는 아세안 시장은 신흥 경제공동체로 성장 중이다.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 베트남, 태국 등은 연 평균 5% 이상의 경제 성장률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제지도에서 새로운 공략 포인트로 주목받고 있다. 이들 국가들은 경제 발전과 더불어 역동적인 젊은 인구를 바탕으로 소비역량을 높여가고 있으며 전 세계도 아세안 시장을 새로운 교역 채널로 눈독 들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신남방정책을 언급하면서 우리나라와 교역이 활발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이른바 빅 4국가를 탈피한 외교 채널 다변화에 시동을 걸고 있다.

아세안 진출의 시작은 교통, 전력, 통신 등 인프라 건설이 포문을 열겠지만 K-POP 열풍과 더불어 한국 문화와 먹거리도 아세안 시장을 공략하는 핵심 공격수로 활약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아세안 시장 성장에 주목하며 동남아 전문가인 백진석 수출이사를 aT의 농식품 수출전략 브레인으로 활용하고 있다. 본지는 7년간 동남아 현지를 누비며 아세안 시장을 관찰한 백진석 이사를 만나 인터뷰 했다.
 

백진석 aT 수출이사
백진석 aT 수출이사

- 국내 농식품 아세안 시장에 매력적일까.

우리나라 농축산물이 아세안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이유는 먹거리 문화가 비슷해서다. 우리나라 음식이 서구에서는 생소하지만 동양에서는 자연스럽다. 동남아시아와 같은 지역은 예전부터 식량이 풍부하고 쌀로 대표되는 먹거리 문화에 각종 채소와 고기를 곁들인 식문화가 자리해 있다. 아세안의 각 국가들은 이를 바탕으로 지역 환경과 특성에 맞게 음식이 발전해 왔다.

이런 문화는 우리나라 음식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잘 알려진 것처럼 대장금이라는 한국 드라마가 동남아시아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 K-POP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문화의 위대함은 소비에서 드러난다. 한국을 경험해보고 싶어하는 젊은이들과 학생들은 한국 음식을 체험하길 원하며 한글을 배우고 싶어 어학당을 노크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는 한국 음식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는 강력한 무기로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아세안 시장에서 aT는 어떤 홍보를 하고 있으며 한국 농식품의 위상은.

지난해 aT 베트남 지사에서 오토바이 헬멧에 아이러브 케이푸드(I Love K-food)란 문구를 붙이고 다니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 최근에는 aT에서 베트남 국민 영웅으로 불리는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을 한국 농식품 홍보대사로 임명하기도 했다.

아세안 국가들은 자국민들의 건강과 체력을 높이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아세안 국가의 국민 대부분 체력이 약하고 왜소해서다. 박항서 감독은 처음 베트남 대표팀을 맡으면서 우리나라 음식을 매일 먹이고 체력을 키웠다고 한다. 축구는 기술싸움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체력싸움이다. 토탈사커가 불가능했던 베트남 축구팀은 체력을 보강하면서 실력이 월등해 진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박항서 감독의 인기로 우리나라 농식품이 베트남, 나아가 아세안 시장에서 건강 먹거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과일은 인기가 높다. 한국 농축산물이 동남아에서는 가격이 높아 소비저항이 있긴 하지만 오히려 프리미엄 제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안전성이 높고 맛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동남아시아 여행객들 양손 가득 과일세트가 들려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동남아 현지에서는 우리나라 과일이 청탁하는 용도로 쓰일 정도다.  

- 수출은 양 국가간 관계변화에 큰 영향을 받는다. 이런 리스크를 극복할만한 방안은 있나.

수출과 관련한 한국 농식품의 리스크는 교역 당사자 간 정치, 군사, 이념적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지난해  사드발 충격으로 인해 중국 수출이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산 불매 운동으로 우리나라 업체들이 많은 타격을 입은 것이다. 해결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중국 수출이 급감했을때 우리나라 유자업계는 아이디어 하나로 피해를 최소화했다.

중국내 음료 프렌차이즈 매장 '85도씨' 라는 곳에 한국산이란 표기를 빼고 신메뉴로 유자를 개발해 런칭, 할인된 가격으로 중국인들을 공략했다. aT는 할인된 금액만큼 가격을 보전해주는 등 노력을 펼친 결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 일로 유자차 수출은 다시 플러스 성장의 계기를 만들었다. 

- 현지 시장 소비여력과 소비패턴은.

현지에서 한국 농식품은 싼 가격이 아니다. 가격 경쟁력이 높지는 않다. 베트남의 고급 슈퍼마켓에 가면 수입식품 코너가 있는데 우리나라 딸기와 배 같은 품목은 이 가격을 주고 현지인들이 구매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 정도다. 한국 농식품의 수출 초기 공략층은 고소득자들이다. 아세안 시장이 소비층이 얇다는 우려도 있지만 지금 아세안 시장은 급성장 중이며 신흥부자들이 많다.

수출이 늘어나고 현지 입맛을 적절히 공략한다면 앞으로도 무궁무진한 소비층이 기다리고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농식품 수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는 있으나 일본, 미국, 중국 등 3개국 수출비중이 49%에 이른다. 지금은 시장다변화를 꾀해야 할 시점이다. 아세안 시장은 40세 이하 젊은 층의 인구비율이 66%에 이르고 세계 6위의 GDP를 자랑하는 거대시장이다. 우리나라가 반드시 공략해야 될 시장이다.

- 아세안 시장을 공략할 만한 제품은.

사실 아세안 시장에서 가장 잘 팔리고 있는 제품은 라면류와 같은 가공식품이다. 일단 가공식품은 유통기간이 길고 무역과 관련해 까다로운 조건이 적어서다. 특히 음료시장이 가능성이 높다. 알로에 주스나 인삼 드링크, 박카스와 같은 기능성 음료는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아침햇살이나 두유 등도 잘 팔리는 상품 중 하나다.

의외였던 점은 쌀로 만든 떡볶이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는 점이다. 입에 달라붙는 떡에 대한 거부감으로 시장 공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달콤하고 매콤한 떡볶이 소스가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앞으로도 떢복이를 알리는데 주력할 것이다.

- 아세안 시장 공략을 위한 aT역할은.

서두에서 설명한 것처럼 아세안 시장은 우리가 반드시 공략해야 할 시장이다. aT는 지금까지 현지에서 우리나라 업체들에 대한 지원사업을 꾸준히 펼쳐왔으며 적중했다. 수출업체들은 통관, 검역 등 비관세장벽에 대한 어려움을 가장 많이 호소한다. aT는 이를 위한 법률컨설팅 법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우리나라 수출업체가 문의하면 원스톱으로 현지에서 자문단이 가동되는 시스템이다. 지난해만 950건의 컨설팅을 실시했으며 성공을 거뒀다. 컨설팅 이외에도 동남아시아 지역에 공사의 수출지원 인력을 전진 배치하고 딸기, 배, 단감 등 신선과일과 유자차, 삼계탕, 쌀 가공식품 등 신규 스타품목을 중점 육성해 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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