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잡곡산업의 큰손···곡물만물상 '광복'
쌀·잡곡산업의 큰손···곡물만물상 '광복'
  • 박현욱 기자
  • 승인 2018.06.19 10:13
  • 호수 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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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계열사가 생산·가공·유통·물류 분업
1500억원 매출 곡물단일기업으론 최대
자체 연구센터 탑재 "품질·안전"에 초점
광복은 글로벌 전문 식품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사진은 광복그룹 전경.

쌀이 위기다. 곡물이라 불리는 산업 자체가 어렵다. 다양하고 화려한 먹거리가 사람들을 유혹하기 때문이다. 곡물에 선뜻 사람의 손이 가지 않는다. 탄수화물 혐오자도 생겼다. 아이러니하게도 풍부해진 먹거리 세상에서 곡물산업은 보릿고개를 겪는다.

어렵던 시절 쌀은 돈보다 귀했다. 과거 쌀 한가마니는 5명의 일손을 먹여살렸다. 불과 수 십년 전만 해도 서울에만 3만곳의 쌀상회가 간판을 달았다. 어느샌가 그들은 간판을 내리고 급속히 자취를 감췄다. 산지가 조직화되고 대형마트 등 소비지도 덩달아 몸집이 불어난 결과다.

쌀과 잡곡을 팔던 상회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살길을 모색했다. 폐업을 하거나 도소매 중간상인으로 변신하거나 골목슈퍼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소포장 판매가 가능해지면서 곡물만 유통하는 상회는 점차 사라졌다.

쪼그라드는 곡물 유통업계에 좀처럼 볼 수 없는 기업도 생겼다. 1981년 세워진 광복상회다. 이 업체는 잡곡 도소매로 시작해 7개 계열사를 가진 곡물 종합 서비스 기업으로 성장했다. 농장에서 시작해 농가와 전후방 산업을 계열화, 닭고기 산업을 평정한 '하림'을 연상시킨다.

광복의 곡물 저온저장고.
광복의 곡물 저온저장고.

'품질'에 정조준  "좋은 쌀이 브랜드"

전병순 광복 대표이사
전병순 광복 대표이사

축소되는 곡물 유통업계에 광복은 품질 하나로 승부수를 걸었다. 광복에서 유통되는 쌀과 곡물은 때깔이 다르다는 입소문을 탔다. 30년간 한자리에 있는 광복상회는 폐허가 된 곡물유통의 상흔처럼 자리를 지켰다. 

전병순 광복 대표이사는 "바보스럽게 우리 농산물을 지키자는 마음으로 투자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만들어 먹을 마음으로  불량쌀을 고르고 또 골랐다"고 덧붙였다.
 

깐깐해진 소비자, 안전위해 연구소 구축

최근 불거진 살충제계란 사태는 소비자의 식품안전에 대한 더듬이가 얼만큼 민감한가를 알려주는 지표가 됐다. 모든 식품회사들이 안전과 위생에 히스테릭한 꼼꼼함을 보여주는 이유다.

대형마트에서는 불시에 안전검사를 하지만 곡물은 토양검사와 출고검사 등 안전검사 기간만 족히 보름은 소요된다. 민간 연구소에 의뢰하면 수십일이 훌쩍 넘어간다. 광복은 자체 연구소를 탑재해 안전에 대한 우려를 씻었다.

전 대표는 "언제 문제가 생길지 모르잖아요. 검사의뢰하면 기간도 많이 소요됩니다. 우리 제품의 품질을 책임지려면 품질을 검사할 수 있는 연구기관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광복 계열사인 '그린하이'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공식 지정한 안전성 검사기관이다. 광복에서 유통되는 모든 농산물은 그린하이의 잔류농약 검사, 중금속 분석, 곰팡이 독소 분석을 거치며 광복과 계약한 농가도 그린하이가 관리한다.

광복 자체 연구소 '그린하이'
광복 자체 연구소 '그린하이'

7개 계열사 협력, 글로벌 식품기업 기대

광복은 종합 곡물 서비스 기업이다. 생산과 매입은 수출과 수입을 전문으로 하는 계열사 '자인'과  '그린하이'가 관여하고 가공은 '광복영농조합법인(광복RPC)', '(합)광복(종합곡물가공업체)', '(유)광복농산(선별부터 가공, 유통, 소분)'이 맡는다.

전국 도매상을 대상으로 한 도소매나 급식, 식자재는 '광복상회'가 종합식재, 외식유통사업은 '(합)광복'과 '청그루(유통전문법인)'가 나눠 관리한다. 7개 계열사가 생산·가공·유통·물류에서 분업하고 협력하며 사업을 꾸려나가는 구조다.

효율적인 분업으로 광복은 곡물시장의 큰손으로 성장했다. 연간 잡곡 1천억원, 쌀류 5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 주요거래처도 이마트, 삼성, 풀무원 등 대기업과 중도매인, 영세상인을 가리지 않는다.

전병순 대표는 "우리땅에서 바르게 키워낸 친환경 제품, 똑똑한 밥상 위에 올려놓는 경제적인 제품으로 소비자를 찾아가겠다"면서 "앞으로는 전국단위 종합 식품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광복의 포장 기계화 시설
광복의 포장 기계화 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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