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전국농민대회]“농업 포기한 무능한 정부 규탄”…성난 농심 ‘폭발’
[현장-전국농민대회]“농업 포기한 무능한 정부 규탄”…성난 농심 ‘폭발’
  • 이은용 기자
  • 승인 2019.11.30 1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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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농민 5천여 명 서울 상경집회 가져…농민 스스로 ‘이 판 갈아엎자’
직불제 개악 저지·WTO 개도국 지위 포기 철회 등 농민요구안 발표
농민의길, 농업예산확대·농민수당제 도입 촉구
전국에서 올라온 농민 5000여 명이 서울 종로구 르메이에르 앞 거리를 가득 메웠다.
전국에서 올라온 농민 5000여 명이 서울 종로구 르메이에르 앞 거리를 가득 메웠다.

[팜인사이트=이은용 기자] 추운 날씨 속에서도 전국의 농민 5000여 명(주최 측 추산)이 문재인 정부 농정을 성토하기 위해 서울에서 상경집회를 가졌다.

농민의길(전국농민회총연맹, 가톨릭농민회,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 전국쌀생산자협회)은 30일 서울 종로 르메이에르 빌딩 앞에서 ‘직불제 개악 저지! WTO 개도국 지위 포기 철회! 전국농민대회’를 열고, 문재인 정부 농정을 강력히 규탄했다.

박행덕 상임대표가 대회사를 하고 있다.
박행덕 상임대표가 대회사를 하고 있다.

박행덕 농민의길 상임대표(전농 의장)는 대회사에서 “문재인 정권은 농산물 가격 폭락에 아무런 대책이 없고, 미국의 강압적 요구에 밀려 WTO 개도국 지위마저 포기했다”고 강력히 비판하며, “특히 독재정권이 엄두를 못 낸 변동직불제 폐지를 일방적으로 밀어 붙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상임대표는 이어 “역대 정권은 저농산물 가격 정책으로 농민을 농촌에서 내쫓았고, 농지투기로 농지를 빼앗아 갔다”며 “문재인 정부는 휴경명령제로 농민에게 농사지을 권리마저 박탈하려 하고 있다”고 날선 비판을 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 농정에는 미래가 없고 더 이상 기대할 수도 없다. 모두가 힘을 합쳐 문재인 정부의 폭정을 막고 공공수급제 도입, 농지개혁, 농민수당제 도입으로 농정개혁의 활로를 열어 나가자”고 피력했다.

각 농민단체장들이 농민요구안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각 농민단체장들이 농민요구안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이날 이들은 직불제 개악 저지와 WTO 개도국 지위 포기 철회 등의 요구가 담긴 농민요구안을 발표했다.

김영동 쌀생산자협회장은 직불제 개악 반대 요구안을 발표하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공익형 직불제는 포장지만 바꾼 기존 직불제의 재탕, 삼탕에 불과하다”고 비판하며, “소농직불제로 양극화를 해소하겠다는 발상자체가 유치하고 오히려 농촌사회에서 분란만 일으킬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변동직불제 폐지는 마지막 남은 쌀값 안정대책 포기이며, 정부가 추진하는 자동시장격리제로는 쌀값을 안정시킬 없다”며 “특히 정부는 휴경명령제로 자동시장격리제 마저 휴지조각으로 만들었다. 쌀값 안정 대책 없는 변동직불제 폐지를 반대하고, 농사지을 권리를 박탈하는 휴경명령제도 결사반대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한길 가톨릭농민회장은 WTO 개도국 지위 포기와 관련해 “농가소득은 20년째 제자리이며 농촌은 거대한 양로원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하소연하며,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정권은 미국의 강압적 요구에 굴복해 한국 농업 포기 선언을 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개도국 지위가 바로 상실되면 변동직불금 예산이 반토막 나고 수입농산물은 물 밀 듯이 들어올 것”이라고 우려하며, “개도국 지위를 포기해 한국 농업을 파탄내고 있는 미국과 문재인 정부를 계속해서 규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농민단체장들이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
농민단체장들이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

김영재 친환경농업인연합회장은 농산물 가격대책 수립과 농업예산 확대를 요구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역대 정권 사상 최저치로 농업예산을 삭감했으며, 농산물 수입에만 열중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농산물 가격은 국가가 책임지는 공공수급제를 실시하고, 농업예산 대폭 확대를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약속하라”고 촉구했다.

김옥임 전여농 회장은 농민수당제 도입과 관련해 “정부는 농민수당 지급을 통해 농업의 공익 기능을 담당하는 농민을 애국자로서 대우해야 하며 농민은 이것을 요구할 당연한 권리가 있다”면서 “우리는 2020년 총선을 계기로 농민수당을 국가정책으로 현실화 시킬 것이고, 여야 각 당은 농민수당을 당론으로 채택해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지역에서 올라온 농민들이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지역에서 올라온 농민들이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농업을 포기한 무능한 정부는 더 이상 필요 없고, 땅을 갈던 우리의 손으로 이 판을 갈아엎자”면서 “농민이 자랑스러운 세상, 농사가 보람찬 세상, 농촌이 즐거운 세상을 만들자”고 의지를 불태웠다.

그러면서 ▲쌀값안정 대책 없는 변동직불제 폐지 반대 ▲WTO 개도국 지위 포기 즉각 철회 ▲농산물 가격대책 공공수급제 실시·농업예산 확대 ▲모든 농민에게 농민수당을, 농민수당법 쟁취 등을 촉구했다.

전국농민대회에 참석한 농민들이 광화문으로 거리행진을 했다.
전국농민대회에 참석한 농민들이 광화문으로 거리행진을 했다.

한편 이날 집회에서는 호남 통일풍물단의 사전공연과 거리행진 등의 행사가 진행됐으며, 참가 농민들은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전국민중대회에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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