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 ASF 바이러스 계속 검출…정부 대책 실효성 있나
멧돼지 ASF 바이러스 계속 검출…정부 대책 실효성 있나
  • 이은용 기자
  • 승인 2019.12.02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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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포획·수렵 등 기본적인 데이터·이해 부족 관리 어려워
멧돼지 울타리 쉽게 적응·전문 엽사 부족 ‘전략 대책’ 세워야
멧돼지 ASF 바이러스 검출지역.
멧돼지 ASF 바이러스 검출지역.

[팜인사이트=이은용 기자] 파주와 연천 민통선 내에서 발견된 멧돼지 사체 등에서 잇따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전국적으로 벌써 33번째다. 문제는 지금의 정부 방식으로는 멧돼지 관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방역당국은 지난달 29일 경기도 파주시 군내면 정자리 민통선 내에서 멧돼지 폐사체 2개를 발견했으며,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전했다.

또 지난달 30일 경기도 연천군 신서면 덕산리 민통선 내에서 포획한 멧돼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돼 추가 울타리 설치 및 총기 포획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성민 서울대 산림과학부 연구원 지난달 열린 ‘한국양돈수의사회 연례세미나’에서 멧돼지에 대한 기본적인 연구와 포획, 수렵에 대한 이해 부족 상태에서 멧돼지를 관리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 연구원은 우선 울타리 설치와 관련 “2~3개월 동안은 멧돼지 행동을 제약하는데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멧돼지가 울타리 형태에 적응하면 울타리가 없는 곳을 찾아서 이동하거나 울타리를 넘거나 아랫부분의 땅을 파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100% 막을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 또 정부가 멧돼지 습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9~10월까지 멧돼지가 농경지에서 많이 발견되는 것은 겨울을 보내기 위해 많은 먹이를 섭취하기 위해서 많이 목격되는 것이지만 환경부 등에서는 이 점을 오판했다”고 설명하며, “하지만 겨울철은 수컷 멧돼지의 경우 짝짓기 시기에는 먹지도 않고 짝짓기 대상인 암컷을 찾아 깊은 산으로 들어가는 만큼 포획이 어렵고, 눈이 많이 내려 사체를 찾기도 힘들기 때문에 지금의 조치가 실효성이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전문 엽사가 부족하기 때문에 멧돼지 개체수를 줄여 나가는데 한계가 있다”며 “여기에 포획포상금도 현실에 맞게 조정이 필요하고, 보다 현실적이고 전략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김영준 국립생태원 부장도 “아직까지 멧돼지 개체수가 얼마나 되는지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제대로 된 방어논리를 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특히 일반적인 울타리는 멧돼지가 언제든지 뚫고 지날 갈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빨리 2차, 3차(광역울타리)를 설치해 관리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멧돼지 바이러스가 계속 검출되고 있는 파주와 연천 지역과 철원 지역은 분류해 조치를 취해야 한다. 특히 철원 지역은 가장 감염이 빨리 진행되는 곳이기 때문에 이곳에 맞는 대책을 수립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정부가 추진 중인 추가 울타리 설치와 총기 포획으로는 멧돼지 관리를 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ASF 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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