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등급제 개편 이후 한우 1++출현율 '2배' 증가...가격전선은?
소 등급제 개편 이후 한우 1++출현율 '2배' 증가...가격전선은?
  • 옥미영 기자
  • 승인 2019.12.18 13: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근내지방 9번 가격 강세 견인…도매시장 쏠림현상 가속화 전망
1+출현율은 7.5% 감소…장기화 될 땐 1+》1++ 가격 역전 우려도

[글 싣는 순서]

소 등급제 왜, 어떻게 바꿨나<상>

소 등급제 개편 시장에선…무엇이 얼마나 달라졌나<중>

달라진 소 등급제…‘혼란’에 빠진 유통업계<하>

[팜인사이트= 옥미영 기자] 정부는 이번 등급제 개편으로 농가는 1++등급을 받기 위한 사육기간을 줄여서 생산비를 절감할 수 있고, 소비자의 지방함량에 대한 선택폭을 확대했다는 데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1++등급을 받기 위해 평균 31개월 넘게 사육해야 하지만 근내지방도 7번만 생산해도 1++등급을 받을 수 있는 여건에선 사육기간이 29개월로 평균 2.2개월 단축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소비자들의 경우 같은 1++등급이라 해도 지방함량에 따라 상품군 3개가 구비됨으로써 전체적인 선택의 폭이 넓혔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12월 1일부터 적용된 소 등급제 개편으로 실제 시장엔 어떠한 변화가 나타났을까.

우선, 등급제 시행이 채 한달 지나지 않은 시점이어서 전체 한우출하 두수의 등급 출현율을 확인할 수 없지만 12월 1일부터 17일까지 약 보름여동안 도매시장에 출하된 한우도체 분석 결과 1++등급 출현율은 23.1%로 전년 12.2%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10.1%에 불과했던 2017년에 비해선 배를 훌쩍 넘긴 수치다. 올해 들어 1~11월까지의 평균 1++등급 출현율 14.9%에 비해서도 8% 이상 늘어난 것이다.

도매시장의 1++등급이 전국 평균보다 다소 낮은 것이 예년의 추세임을 감안하면 실제 전국의 1++등급 출현율은 24~25%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1++물량은 크게 늘었지만 거래가격은 12월 중순 현재까지 kg당 2만800원 수준으로 1~11월 평균가격(2만1362원) 대비 보합세를 유지하는 등 눈에 띄는 가격 하락이나 상승하는 등의 영향은 나타나고 있지 않다.

등급제 개정이 시행되기 이전에는 근내지방도 7번의 1++등급 포함으로 물량증가에 따라 가격이 하향 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던 가운데 큰 폭의 물량 증가에도 가격에 별다른 영향이 없는 것은 근내지방 7, 8, 9번에 대한 병행표기와 경매 시행으로 근내지방 9번에 대한 가격 변별력이 더욱 확고해 지면서 근내지방 9번을 중심으로 가격 강세를 견인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달 17일까지 거래된 1++등급 No9 가격은 kg당 평균 2만1660원으로 1++등급 평균가격(2만853원)과 12월 1월부터 11월까지 거래된 전체 1++등급 도매시장 평균거래가격(2만1362원)에 비해서도 300~500원 더 높게 형성되고 있다.

한우의 등급별 출현율 추이(2019년 12월 1일부터 17일까지의 등급 출현율은 도매시장 분만 산출분). 도매시장의 1++등급이 전국 평균보다 다소 낮은 것이 예년의 추세임을 감안하면 실제 전국의 1++등급 출현율은 24~25%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자료: 축산물품질평가원, ekapepia).
한우의 등급별 출현율 추이(단위:%, 2019년 12월 1일부터 17일까지의 등급 출현율은 도매시장 분만 산출분). 도매시장의 1++등급이 전국 평균보다 다소 낮은 것이 예년의 추세임을 감안하면 실제 전국의 1++등급 출현율은 24~25%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자료: 축산물품질평가원, ekapepia).
연도별 한우 고급육 출현율. 등급제가 개편된 12월 1일부터 17일까지의 1++ 등급 출현율이 무려 23.1%로 전년에 비해 배 가까이 늘었다. 반면 1+등급 출현율은 전년대비 7.5% 줄었다. 1+등급과 1++등급 물량 역전은 장기적으로 1+등급 가격이 1++(No.7) 등급에 대한 가격 역전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연도별 한우 고급육 출현율. 등급제가 개편된 12월 1일부터 17일까지의 1++ 등급 출현율이 무려 23.1%로 전년에 비해 배 가까이 늘었다. 반면 1+등급 출현율은 전년대비 7.5% 줄었다. 1+등급과 1++등급 물량 역전은 장기적으로 1+등급 가격과 1++(No7) 등급에 대한 가격 역전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1++등급 출현율의 큰 폭 상승에도 가격이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는 데는 12월 연말 한우고기 소비 성수기를 앞둔 특수한 소비 상황이어서 올 연말과 1, 2월 설 성수기와 졸업·입학 시즌을 지날 경우 1++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1++ 출현율이 급격히 증가한 반면, 1+등급 물량은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같은 1++등급내에서도 품질이 떨어지는 1++(7)과 1+등급의 가격간 가격 역전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이마트 축산팀 문주석 부장(한우총괄 바이어)은 “이번 등급제는 실질적으로 등급이 기존 5개에서 1++등급이 세분화에 따라 7개로 늘어나는 등 매우 복잡하게 변화되면서 예측이 어려운 다양한 변수들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1+등급 출현율 감소는 1++등급, 특히 No7번과 경매 가격 역전 현상이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장기적인 농가의 손익 성적표와 관련해선 출하 방식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1++등급을 놓고도 근내지방 7, 8, 9번에 대한 경매가격이 확실한 차이를 나타내고 있는 만큼 도매시장에 출하하는 근내지방 9번 생산농가의 경우 평균 1++ 가격보다 높은 수취가격을 얻을 수 있어 이득인 반면 이용도축이나 계통출하 농가들의 경우 등급별 정산 시스템으로 근내지방 9번을 생산하고도 다소 손해를 입을 수 여지가 적지 않다.

이 때문에 한우 고급육 생산 농가를 중심으로 음성공판장과 같은 도매시장 출하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욱 농협 음성축산물공판장 경매실장은 “1++등급의 평균가격은 No.8번과 9번에 비해 다소 낮은 품질의 7번이 1++등급이 되면서 가격이 상대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 그리고 1+등급이 1++등급이 되면서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공존하고 있다”면서 “다만 확실한 것은 근내지방 9번에 대한 확실한 차별화가 이뤄지고 있는 도매시장으로의 출하의향이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욱 실장은 “등급제 개편과 관련한 가격 동향은 12월 연말 성수기와 1월 설명절을 포함하고 있어 가격적인 부분에서 예년과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 “다만 이용도축이 많은 고급육 생산농가의 경우 No.7번에 대한 합산 통계로 수익적인 부분에선 손해를 볼 수 있는 부분이 크다”고 밝혔다.

근내지방 9번에 대한 도매시장에서의 높은 가격대 형성과 가격차는 고급육 시장이 활성화된 농협축산물공판장으로의 출하 경쟁을 더욱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근내지방 9번에 대한 도매시장에서의 높은 가격대 형성과 가격차는 고급육 시장이 활성화된 농협축산물공판장으로의 출하 경쟁을 더욱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음성공판장에서 중매인이 한우지육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