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검-공익형 직불제(2)]개편 명분 ‘형평성 문제’ 주장 정당한가
[점검-공익형 직불제(2)]개편 명분 ‘형평성 문제’ 주장 정당한가
  • 이은용 기자
  • 승인 2019.12.23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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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개편 위한 명분 쌓기…부정적 이미지 덧씌우기 여론 호도
단면으로 쌀 산업 ‘폄훼’ 그동안 정부 양곡 정책 ‘부정’하는 것

[팜인사이트=이은용 기자] 정부는 그동안 기존 직불제 개편 명분으로 쌀에 집중된 직불제 때문에 품목 간 형평성 저해로 인해 많은 부작용이 나타나 이를 개선하고 공익적 기능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공공연히 밝혀왔다.

정부의 주장을 살펴보면 현 직불제는 쌀·밭 직불을 포함한 8개의 직불제로 운영되고 있는데 쌀 중심으로 지원이 돼 품목 간 형평성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이는 지난 2016~2018년 평균 직불금 예산(2조 5000억 원 가량) 중 쌀 직불금 비중이 77.5%를 차지하고 있다는 근거를 들고 있다.

이로 인해 현 직접지불제가 형평성 문제를 발생시켰고, 공익적 기능을 제고하지 못해 정책 효과의 실효성이 떨어져 개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 직불제를 하나의 직불제로 통합하고, 직불금을 모든 작물에 동일하게 지급하는 방식으로 개편하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가 너무 단편적인 부분을 보고 일반화를 시키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들의 주장을 종합하자면 쌀에 집중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논이 차지하는 경지면적이 가장 많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실제 지난 2018년 기준 전체 경지면적에서 논이 차지하는 비중은 53%로 인 것으로 나타나 다른 품목보다 높은 비율을 보였다. 2018년 이전에는 더욱 비중이 높았다.

한 농업계 전문가는 “직불금이 쌀에만 집중되는 문제는 당연한 것이다. 전체 경지면적에서 논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직불금이 거기에 집중 투입되는 것을 잘못됐다고 비판하는 것은 그동안 정부 정책 전체를 부정하는 것과 같은 문제”라고 지적하며, “특히 벼 생산을 안정시키는 것은 벼 재배 농가뿐만 아니라 타 작물 재배 농가의 경영안정에도 기여했다는 사실은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문가는 특히 벼 재배면적의 5%만 다른 작물로 이동하면 그 작물의 가격이 폭락할 것이라는 주장도 내놓았다.

그 근거로 2011년에 시행된 ‘논소득기반다양화사업’의 예를 들었다. 그 당시 정부는 논소득기반다양화사업을 추진해 연간 4만ha 수준의 벼 재배면적을 감축을 목표로 벼 대신 타작물을 재배하게 했던 사업이다.

논소득기반다양화 사업 후 전작작물 수급상황을 살펴보니까 콩의 경우 면적 9%·생산량 23%가 늘어 가격이 21%나 폭락하는 사태가 벌어진 바 있다. 노지 배추와 대파의 경우에도 재배면적과 생산량이 20% 이상 늘어 가격이 30% 이상 폭락했다. 결국 밭작물들의 가격 폭락 등의 이유로 논소득기반다양화 사업은 실패로 돌아갔다.

농업계 전문가는 “이런 사실을 종합해서 보면 쌀 직불제의 직접적인 혜택이 쌀 농가에 돌아간 것은 부인할 수 없다”면서 “하지만 타 작물을 생산하는 농가의 소득안정과 수급조절을 하는데  중요한 기여를 했다는 사실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처럼 정부의 주장처럼 직불제 때문에 쌀과 밭작물 간 형평성 문제가 발생했다는 주장은 너무 한쪽 단면만 보고 주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명분이 과연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 여전히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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