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리포트]빅데이터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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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승우 기자
  • 승인 2018.06.29 10:10
  • 호수 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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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팜 국내 동향

스마트팜이 국내에 처음 화두로 나온 것은 2013년이다. 대중에게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사물인터넷, ICT 등의 기술이 소개되고 4차산업혁명이 유행하면서 ICT를 이용한 스마트팜을 도입해 국내 농업의 선진화를 이루겠다는 정부의 발표가 있었다.

그러나 스마트팜에 대해 농가의 반응은 색다를 것이 없다는 것이 일반적이다. 당시 스마트팜이라고 불렸던 기술들은 대다수가 환경자동제어였고 이미 많은 시설농가에 보급이 돼 있었기 때문이다. 환경자동제어를 스마트폰으로 한다는 것 자체가 획기적이지 않았다. 단순히 스마트폰으로 하느냐, 일일이 손으로 하느냐의 차이가 있다는 정도였다.

이후 스마트팜이 보급되면서 스마트팜 관련 기술은 환경자동제어나 ICT가 아니라 빅데이터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스마트팜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온도, 습도, 광량 등의 환경정보를 모은 빅데이터를 통해 최적의 생육조건을 찾고 그것을 유지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스마트팜의 목적이다.

우리나라의 스마트팜 기술 현황은 발전 초기 단계이다. 특히 작물 관리 모델이 부재한 현황으로 작물 생육 모델 개발이 필요하다. 해외 농업 선진국의 경우 농업 빅데이터를 활용한 최적 생육조건 개발을 통해서 생산성과 품질 향상에 성공을 거두고 있다.

지금까지는 농가가 가진 농사기술에 의존한 재배 방법 확산이 주를 이루었기 때문에 농업 ICT 도입과 작물 생육 분석이 부족한 실정이나, 국가적 차원에서의 스마트팜 개발 사업을 통해서 사물인터넷 기술을 기반으로 지능형 스마트팜 개발을 목표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스마트팜은 2016년 말 기준 시설원예 1912ha, 축산 분야 420호에 보급돼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목표는 축산은 전체 전업농의 10%이고 시설원예는 시설 현대화 면적의 40%이다. 스마트팜에 대한 농가들의 인식이 바뀌면서 2015년 이후 빠르게 스마트팜이 보급되고 있다. 여기에 정부에서도 보급 확대를 위해 한국형 모델 개발과 우수사례 홍보, 맞춤형 실습 교육 등을 강화하고 있다.

앞으로의 한국형 스마트팜 기술 개발의 방향은 ICT 시설로부터 수집된 데이터를 이용하여 작물 생육의 최적 환경을 조정하고 작물의 생장 및 과실의 수확량을 예측하는 것으로서 빅데이터로부터의 기계 의사결정 알고리즘 개발이라고 할 수 있다.

농업 선진국과 해외 다국적 기업의 경우 스마트팜 자동화를 위한 기계 의사결정의 판단 근거로써 작용하는 농작물의 생육, 환경, 기후에 대한 관계를 빅데이터 분석으로 연구를 진행하면서 생산성과 품질 향상에 성과를 거두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작물별 최적 생육조건에 대한 분석과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국내의 재배 제어 기술은 유럽을 100으로 본다면 한국은 50~60 수준으로 대부분 시설이 외산 제품이지만, 외국과 다른 환경과 지형의 특성에 따라 시설의 효율성과 재배 생산량이 외국에 비교해 다소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외국 제품의 경우 국내의 시설 환경 및 작물 생육 데이터를 수집해 상업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현재 농촌진흥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한국형 스마트팜 3세대 개발은 농업 ICT 시설화, 정밀 생육 관리 및 환경 관리 자동화, 에너지 최적화 및 무인 자동화를 목표로 이루어져 있으며 단계별로 개발 중이다. 2017년 현재 기술 개발 수준은 1세대 기술 개발이 완료된 상태이며, 2018년까지 기술 개발 완성을 목표로 빅데이터 기술을 기반으로 한 2세대 기술을 완성함으로써 생육 및 환경 관리를 자동화 할 계획이다.

축산 스마트팜 기술 및 모델 개발은 3가지 단계로 계획되어 있으며, 한국형 스마트팜 축사 모델 및 최적 가축 관리 모델, 축사시설 및 환경제어 기술 개발을 위한 환경 센서 및 장치 표준화와 IoE기술을 활용한 가축관리 기술, 빅데이터 활용 기술을 각 단계의 개발 목표로 내세워 2020년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가축활동량 측정으로 질병 등 관리

축산 농가를 위한 스마트 축산관리 시스템과 사물인터넷은 활동량 측정을 통한 가축의 관리다. 가장 기본적으로 축사 환경정보를 수집하는 환경 센서, 가축의 활동량을 측정하는 활동량 측정 센서, 가축의 체온을 측정하는 체온 측정 센서를 통해 빅데이터를 수집한다.

환경 센서와 가축 활동량 측정 센서, 체온 측정 센서로부터 수집되는 정보를 관리하기 위한 센서정보 관리자와 각 센서로 수집된 정보를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하여 축사 관리 서버에 저장하고 저장된 데이터를 사용자에게 알려 주고 기존에 저장된 정보와 측정된 정보를 비교 분석하여 정보 값을 초과하거나 미달하였을 경우 이를 생산자에게 실시간으로 웹 및 SMS 등을 통해 알람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내외에서 다양한 축산용 IoT 제품들이 상용화되었음에도 현재 판매되고 있는 것은 소의 발이나 목에 부착하여 운동량, 충격량, 고도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발정징후를 확인할 수 있다. 국내의 구제역의 발병빈도는 점점 높아지고 지구 온난화로 인해 소의 체온과 축사의 온습도 조절의 중요성은 높아지고 있지만 이를 위한 센서와 기술의 개발은 미비한 수준이다.

단위면적당 생산량 27.9% 증가

스마트팜을 도입한 후 생산량의 변화가 농가들이 가장 많이 궁금해하는 사안이다. 농식품부 연구결과에 따르면 스마트팜 도입 후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27.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팜 도입 후 2년간의 운영 성과 도출이 가능한 스마트팜 농가들을 추적 조사 한 결과 도입 1년차 대비 2년차 생산량은 전년보다 8.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스마트팜 활용 기간이 길어질수록 생산성이 더욱 높아지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스마트팜 운영 기간 경과에 따라 농가의 활용능력이 숙련되고, 스마트팜에서 축적된 각종 데이터를 분석해 더욱 정확하게 최적 생육환경을 맞추어 관리했기 때문이라고 풀이된다.

스마트팜 성과분석은 정부 보급사업을 통해 시설을 설치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농가 226호를 모집단으로 설정해 생산성 분석 및 만족도 평가를 진행했으며 연구 수행을 맡은 서울대학교에서는 분야․ 지역별 비례배분 할당방식으로 총 84호의 유효표본을 추출해 심층 분석했다.

스마트팜은 생산량 증가와 동시에 노동력도 절감시켰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자가노동시간을 연간 278시간에서 234시간으로 15.8% 줄이고, 고용노동비용을 평균 15.9%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력 절감은 스마트팜의 노동력 절감효과가 자가 노동시간 감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고용노동력까지 감축을 할 수 있어 생산비용이 절감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원격제어가 가능해 직접 농장을 찾는 횟수가 줄고, 과학적 관리로 질병을 예방해 병해충 방제 시간 등을 단축되면서 노동력이 절감됐다.

이를 바탕으로 노동생산성 지표인 1인당 생산량은 평균 40.4%나 증가해 단위면적당 생산량 증가율을 상회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농장을 원격, 자동 관리 할 수 있는 스마트팜은 그동안 노동집약적이었던 우리 농업을 노동절감형 농업으로 전환하는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마트팜 도입으로 생산량은 27.9% 대폭 향상됐지만, 농약과 비료 등 각종 투입 비용은 5.1% 이내로 소폭 증가한 것에 그쳐 스마트팜 농가들이 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조사 기간 이상고온, 폭우 등으로 농작물 생장 여건이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팜 도입 농가들은 체계적 경영관리를 통해 전년보다 생산량을 늘리고, 비용을 절감해 농가 조수입은 전 작 기보다 16.1%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스마트팜 도입으로 인해 괄목한 만한 것은 병해충 및 질병 발생 횟수가 평균 53.7%, 그 피해액은 57.3%가 줄어 농가의 경영위험을 상당 부분 낮췄다는 점이다.

스마트팜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겠다

최근 이상기후가 심화하면서 병해충 및 질병 등 농업생산을 위협하는 각종 재해가 빈발하고 있지만, 스마트팜에서는 데이터에 기반을 둔 과학적 생육관리를 통해 이러한 피해를 예방하거나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스마트팜 도입 농가들은 ‘자가노동 절감’, ‘경영도움’ 효과에 크게 만족하는 등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스마트팜 만족도는 7점 만점에서 ‘자가노동 절감’에 평균 6.1점, ‘농업경영 도움’에 5.8 점을 주었다.

스마트팜을 다른 사람에게 추천할 의향이 있는지는 평균 6.1점, 도입 규모를 더 확대할 의향이 있는지는 5.8점을 주는 등 높은 수준의 만족도를 보여줬다.

축산분야도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적용하는 단계에 이르면 눈에 보이는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시설원예 분야에 비하면 아직 시작단계지만 이번 연구에서도 양돈 분야에 스마트팜 도입 후 분만율 2.5% 증가, 돼지 출하 시 상등급(A, B) 출현율 6.9% 증가, 사료비 9.2% 절감, 고용노동비 6.6% 절감, 질병 발생 피해액 43.9% 절감 등의 효과가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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