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썰] 이효리에겐 당했지만 두 번은 어림없어
[팜썰] 이효리에겐 당했지만 두 번은 어림없어
  • 옥미영 기자
  • 승인 2019.12.26 2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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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측에 배상 판결 받아낸 한우자조금의 성과는
2010년 한우홍보대사 이효리(왼쪽)와 2018년 홍보대사 한혜진(오른쪽). 이효리는 계약만료 후 채식선언으로, 한혜진은 계약불이행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2010년 한우홍보대사 이효리(왼쪽)와 2018년 홍보대사 한혜진(오른쪽). 한우 홍보대사로 선정됐던 이들은 계약만료 후 채식선언(이효리)과 계약불이행(한혜진)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팜인사이트= 옥미영 기자] 2011년 봄의 잔상은 한우농가들에겐 쓰라린 기억으로 남아있다.

직전년도인 2010년, 당시 최고 인기를 구사했던 가수 이효리를 모델로 선정해 나름 톡톡한 홍보효과를 누렸던 한우업계에 날벼락이 떨어진것이다.

‘우리한우 최고’를 부르짖던 홍보대사 이효리가 계약이 끝나자마자 돌연 '채식'을 선언하고 나선 것이 그것이다.

공장식 축산과 사육방식 등을 운운하며 채식주의자로 변절한 그의 행동에 뒷통수를 맞은 한우농가들 사이에선 비난 여론이 들끓었고, 비난의 화살은 이효리를 모델로 선정한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로 쏟아졌다.

하지만 얄궂게도 이효리의 돌발 행동은 계약이 종료된 상황이어서 한우자조금은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못한 채 농가들의 거센 항의를 받으며 아픈속을 삭혀야했다.

한우 홍보대사를 둘러싼 논란이 재연된 건 지난해다.

한우협회, 한우자조금 등 한우 관련 주체들이 연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11월 1일 대한민국이 한우먹는날’ 행사에 홍보대사가 불참한 것이다.

한우자조금은 광고 대행사와 소속사측에 계약관련 내용을 강조하며 수차례 참석을 타진했지만 한혜진측은 "영국에 체류 중으로 참석이 불가하다"는 답변을 되풀이하다 끝내 참석하지 않았다. 

한우자조금 관계자들은 한우농가들 특히 한우협회 지도부로부터 강한 질타과 질책을 받았고 결국 소송카드까지 고려하게 됐다.

이효리 트라우마... 한우자조금 이번엔 달랐다

이효리의 홍보대사 선정으로 깊은 좌절감을 느껴야했던 한우자조금은 이번엔 강하게 대응했다.

법정 싸움으로 이어진 다툼에서 법원은 결국 한우자조금의 손을 들어줬다.

‘홍보대사와 재판까지 가게 된 상황이 기쁠 수만은 없다’는 게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 입장이지만 이번 판결을 통해 한우자조금은 여러 가지 효과를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여론의 바로미터로 할 수 있는 댓글의 대다수가 한우자조금에 거의 일방적이라 할 만큼 우호적인 응원을 보내고 있다.

'당신 사정 때문에 왜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가 손해를 봐야하느냐(dant****)?' '이사때문에 일 못갔다면 세상에 결근할 사람 부지기수, 이사는 궁색한 팽계(plain***)' 라는 댓글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한혜진측의 항소와 관련해서도 '계약위반이라면 위약금 무는게 정상, 한우자조금은 끝까지 가라(pssr****)‘는 등 한우자조금 응원 댓글이 대부분이다.

이번 일로 대한민국이 한우먹는날인 '한우데이'와 ‘청계광장’ 행사는 부수적인 홍보효과를 누린 것으로 보인다. 한혜진이 자조금에 2억원을 배상하게 된 배경이 한우협회와 한우자조금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두가지 한우 행사 불참이라는 것이 언론에 노출되면서 '한우데이'와 '청계광장 할인판매'는 간접 광고효과를 누렸다.

또한 이번 사안은 농가들이 조성한 '자조금'이라는 계약주체에 대해 지금까지 홍보대사라는 타이틀의 연예인들이 보여준 납득하기 어려운 행동들에 대해 제동을 건 사례로 기억될 만하다.

"한우먹는 날 행사 참석과 관련해 한혜진측에 수차례 연락하며 참석을 종용하고 추후 조치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까지 통보했지만 우리의 요구를 느슨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자조금 관계자의 전언처럼 그간 '홍보대사'로 활동해온 연예인 모델들의 행보는 업계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상황것임을 실감케 한다.

자조금 관계자는 ''한혜진 측의 항소로 다음 재판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 그리고 유명연예인과의 법정싸움은 부담''이라며 최대한 말을 아꼈지만 홍보대사들의 무책임한 행동에 경종을 울린 사례가 됐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며 앞으로 그들의 책임있는 모습에 조심스런 기대를 갖고 있는 모습이다.

최소한 축산단체가 주축이 된 자조금이라는 것으로 광고주를 허술하게 보거나, 혹여 불성실한 태도로 농가들에게 실망감이나 허탈감을 주는 일은 없으리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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