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획-종자산업 미래는(3)]신(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떠오른 ‘가공용 벼 품종’
[특집기획-종자산업 미래는(3)]신(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떠오른 ‘가공용 벼 품종’
  • 이은용 기자
  • 승인 2020.01.13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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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해야 희망 보여…소비자 요구하는 다양한 품종개발 진행할 것
신품종 개발 기업과 연계 지역경제 활성화·농가소득 향상 이끌어
조준현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농업연구사

[팜인사이트=이은용 기자] 최근 쌀 가공식품이 건강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 2018년 국민 1인당 쌀 소비량(61kg)은 감소했지만 가공용 쌀 소비는 대폭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가정 간편식과 떡, 음료 제조 등 다양한 쌀 가공식품이 생산되면서 쌀 가공식품산업의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 시장 규모는 2017년 49만 1900톤을 기록했던 가공용 쌀 소비량이 2018년에는 56만 8102톤으로 15.5%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쌀 가공식품 산업은 새로운 부가가치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무엇보다 농촌진흥청을 중심으로 가공품 적성에 맞는 벼 품종을 개발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새로운 신품종이 개발되면 지역경제는 물론 농가소득 향상에도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농가에서도 가공용 품종을 심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게 현장의 전언이다.

그동안 신품종들이 개발돼 현장에서 성공한 사례가 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아름찰(햇반, 고추장), 새고아미(새미면, 쌀파스타), 한아름4호(막걸리) 등이 기업체와 계약재배를 통해 판로확보와 농가소득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국내 쌀 가공용 품종 개발과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조준현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남부작물부 논이용작물과 농업연구사에게 쌀 가공용 품종 전반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쌀 가공용 품종 개발에 열정을 쏟는 조준현 농업연구사.
쌀 가공용 품종 개발에 열정을 쏟는 조준현 농업연구사.

-가공적성에 맞는 품종 개발은 언제부터 했나.

▶과거부터 전래되어온 재래벼 중 찰벼가 일부 재배됐으나 현대적 의미에서 육종기술을 통해 개발된 가공용 품종은 통일형인 통일찰(1975)과 한강찰(1979), 일반계인 백운찰(1979)을 시작으로 찰벼 품종이 개발되기 시작했습니다. 국내 벼 품종개발이 시작된 1933년 이래 대부분 밥쌀용 중심으로 품종육성이 이뤄져오면서 주곡 자급달성연도인 1976년을 기점으로 가공용 벼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가공용 품종 개발 방식은 어떻게 진행됐나.

▶가공용 품종은 찰벼 중심으로 품종개발 연구가 시작돼 흑미, 향미 등 다양한 기능성들을 집적하는 형태로 발전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전분모양이 둥근 설갱, 아밀로스 함량이 높은 품종 등 가공특성을 개량한 다양화 품종들이 개발되면서 쌀 가공 산업에 분야별 적합 품종을 공급할 수 있는 길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쌀을 이용한 가공품 제조에는 용도별 다양한 전분특성을 가진 품종들이 필요한데, 찰떡이나 고추장 등 전통적인 식품에 사용되는 찰벼, 가래떡 등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메벼, 발효특성을 개량한 전분 변이체, 제면용 고아밀로스벼, 기능성을 이용한 특수미 등 그 범위가 넓고 다양합니다.

-지금까지 기술력은 어느 정도이고, 농가에 도움이 되나.

▶기능성을 포함한 가공용 품종의 개발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최근의 웰빙 문화에 부응해 저항전분이 13.6%(일반 쌀의 10배 정도)인 다이어트용 도담쌀, 흑미(안토시아닌)와 적미(폴리페놀) 기능성을 동시에 집적한 기능성이 크게 강화된 흑진미 등이 개발돼 있으며, 이러한 기능성 품종들은 세계적으로도 국내 품종이 최초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한아름찰, 새미면, 금강1호 등 세계 평균 수량성 대비 25~40% 이상의 최고수량성과 아밀로스함량 조절을 통한 가공한계성을 극복한 가공전용 쌀 품종개발은 농가, 산업체 및 소비자가 동시 만족하는 경제적 이익과 품질을 제공하는 품종들입니다. 무엇보다 높은 수량에 따른 수익성 향상과 논 생산기반 안정적 농가 소득 확보로 농가경영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그동안 성과와 어려운 점이 있었나.

▶쌀 가공 산업 분야에서 어려운 점은 우선 가공전용품종의 개발 이후 산업체와 연계한 가공기술 개발 및 생산단지 조성을 통한 안정적 원료곡 공급으로 고품질 쌀 가공품 생산에 이르는 성공적인 쌀 가공산업화 모델을 제시하고 농가와 산업체를 설득하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초다수성 품종을 이용한 산업화 추진하기 위해 밥쌀용과 격리된 원료곡 생산단지를 구축하는 단계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움은 통일형 초다수성 가용용 벼 개발 등의 기술로 산업체와 농가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품종 개발로 해결이 가능했습니다. 특히 제면적성이 우수한 고아밀로스 가공 전용 품종을 개발하고, 젊은 층의 선호와 대량소비가 가능한 쌀 파스타 등 제면 원천 가공기술을 개발한 점은 큰 성과라고 하겠습니다.

-산업계와 연계해 성공한 사례가 있다면.

▶현재 산업체와 연계해 가공기술, 재배단지 및 가공품 생산으로 이어지는 가공전용 품종은 찰벼 및 제면 분야의 품종들이 있으며, 아직 규모는 크지 않지만 막걸리 등 그 분야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가장 큰 사례라면 한아름찰 품종입니다. CJ브리딩과 계약재배를 통해 햇반, 고추장, 튀김가루 등을 만드는데 사용하고 있습니다. 작년 500ha 규모에서 올해에는 1000ha 규모로 계약재배 면적을 넓혀 나갈 계획입니다. 아울러 새고아미 품종인데 거류영농조합법인과 계약재배를 통해 새미면과 글루텐프리 쌀 파스타면, 쌀국수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앞으로 재배면적을 더 늘려 나갈 예정입니다.

미호 품종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조준현 연구사.
미호 품종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조준현 연구사.

-밀과 비교해 맛과 품질·영양 등에서 경쟁력 있나.

▶쌀은 우리가 오랫동안 주식으로 사용한 작물로, 밀가루에 비해 단백질 등 영양가가 높고 전분은 찰지고 소화가 잘 되는 편입니다. 다만 가공식품 제조 시 밀가루에 비해 반죽이 어렵고 가공품의 품질이나 식감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 최근까지 산업체 및 소비자들에게 쉽게 접근하지 못해 시장이 확대가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최근 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글루텐프리 쌀 가공품에 대한 관심과 소비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또 산업체와 연계해 전용품종 및 안정적인 원료곡 확보를 위한 재배단지 조성 등이 정착해 쌀 가공제품의 품질 향상과 함께 다양한 언론매체를 통한 홍보 강화로 쌀 가공제품 소비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현재 심혈을 기울여 개발하고 있는 품종은.

▶쌀 가공 산업은 무엇보다 소비자가 찾고 이용하는 산업이어야 합니다. 현재 서구화된 식생활과 고령인구 증가 등으로 생활 습관병 증가에 따른 건강기능식품 소재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으며 그 중 소비자가 가장 요구하는 건강식품은 비만에 관련된 것입니다. 이러한 추세를 벼 품종육성에 반영해 현재 도담쌀이 개발돼 보급되고 있으나 고아밀로스함량 특성으로 밥쌀용으로는 식감이 부족해 쌀 과자, 선식, 쌀국수 등 일부가 가공식품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도담쌀의 이화학적 특성 개량 및 가격경쟁력을 위한 초다수성 품종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다양한 기능성이 집적된 복합 기능성 품종개발로 소비자가 요구하는 건강식품 소재 다양한 품종개발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앞으로 계획과 하고픈 말이 있다면.

▶산업 현장에서는 무엇보다 산업체가 필요로 하는 높은 수준의 가공적성을 가진 원료곡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기존의 가공적성을 확대하기 위한 아밀로스함량 다양화 및 수량성 증대를 통한 고품질의 가공전용 품종개발이 더 필요합니다. 여기에 쌀 가공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다양한 정책과 의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부, 농업기관, 소비자 단체 등 여러 분야에 가장 효과가 크면서 손쉽고 당장 실행이 가능한 분야는 홍보 분야일 것입니다. 개별적인 산발적인 홍보보다는 집중적이고 장기적인 계획 홍보를 통해 농가, 산업체, 소비자 모두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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