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획-종자산업 미래는(4)]청개구리쌀 정보화마을 생존법…남들과 다른 경쟁력
[특집기획-종자산업 미래는(4)]청개구리쌀 정보화마을 생존법…남들과 다른 경쟁력
  • 이은용 기자
  • 승인 2020.01.14 1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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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쌀 품종 지키기·소비자 원하는 품종 찾기 등 스스로 ‘돌파구’ 마련
철저한 ‘교육+관리’ 남들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품종 선택 소득 향상
김상호 청개구리쌀 정보화마을 위원장

[팜인사이트=이은용 기자] 그동안 쌀 산업 종사자들은 타성에 젖어 있었다. 예전 방식대로 농사를 지으려고 안주했고,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 하지만 본격적인 쌀 불황시대가 도래했다. 변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구조여서 일부 농민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돌파구 찾기에 나서면서 서서히 변화의 모습이 감지되고 있다.

가장 변화된 모습은 예전의 방식에서 벗어나 특성에 맞게 농사를 지으려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친환경쌀 전문생산단지, 가공용쌀 전문생산단지 등 세분화 시켜 거기에 맞는 맞춤형 생산방식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최근 소비자들의 먹거리에 대한 눈높이는 매우 높아져 경쟁력이 떨어지는 식품은 바로 퇴출당하는 시대다. 쌀도 마찬가지다. 더욱이 쌀은 소비가 줄면서 소비자 관심에서 벗어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예전의 품질로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불러올 수 없다.

이에 각 지역마다 경쟁력이 높은 전문생산단지 조성에 나서며 차별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무엇보다 종자산업의 변화와 발전이 농민들의 의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지금까지 쌀 품종은 밥쌀용 품종 위주로 개발됐지만 최근에는 가공용 적성에 맞는 벼 품종 개발로 가공용쌀 전문단지가 활성화되고 있다.

김상호 위원장.
김상호 위원장.

미호 품종 심어 농가소득 향상 기여

이를 가장 잘 실천하고 있는 곳이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강내면에 위치한 청개구리쌀 정보화마을(위원장 김상호, 170호 농가)이다.

이들은 자연환경과 우리의 식탁을 지키겠다는 각오로 친환경농법을 이용한 무농약 청개구리쌀을 재배하고 있다. 특히 가공용 적성에 잘 맞는 미호 품종을 심어 농가소득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미호 품종은 찰벼와 밥쌀용 메벼의 중간정도인 저아밀로스 함량을 보유한 품종으로 개발됐으며, 개발된 저아밀로스 품종 중 수량이 가장 높고 쓰러짐이나 병해에 강해 재배 안정성이 우수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미호는 밥을 지으면 멥쌀과 찹쌀의 중간정도의 경도와 찰기를 보이는데, 밥이 식더라도 딱딱해 지지 않고 찰기를 잘 유지하는 장점이 있어 배식 시간이 긴 대량급식용으로 유리하다.

미호 ‘싸가지 없는 품종’으로 사랑받아

이런 종자의 특성 때문에 청개구리쌀 정보화마을에서도 청주시 지역의 학교에 급식으로 공급하고 있다.

김상호 위원장은 “미호 품종은 다른 일반 쌀에 비해 찰기가 좋고 오랜 시간 보관해도 특유 향과 찰기, 밥맛의 변화가 거의 없어서 많은 농가에서 선호하는 품종”이라며 “특히 다른 벼에 비해 도복에 강하다. 올해도 3개의 태풍이 지나갔지만 끄떡없이 별 피해를 보지 않고 무사히 넘길 수 있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김 위원장은 미호 품종을 남달리 표현하는데 ‘싸가지(4가지)가 없는 품종’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미호 품종은 도복에 강하고, 병해충 피해가 별로 없으며, 수량이 좋고, 밥맛도 좋은 일명 싸가지(4가지)가 없는 품종으로 이곳에서 불리고 있다”며 “그만큼 이곳 회원들이 선호하고 신뢰하고 있는 품종”이라고 말했다.

이곳에서 생산된 청개구리쌀.
이곳에서 생산된 청개구리쌀.

시장서 다른 품종과 비교 비싼 가격 판매

특히 미호 품종은 앞서 나왔듯이 봄철이후 고온다습한 불량환경 저장에서도 우수한 식미를 유지해 장마기 이후 맛있는 쌀을 출하할 수 있는 전략적인 품종이다. 그래서 시장에서도 다른 품종과 비교해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다른 가공용 쌀에 비해 미호 품종 쌀은 시중에서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20kg 기준 6만 2000원에 판매되고 있어 회원들 농가소득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며 “특히 친환경으로 재배하는 쌀은 8만원에서 9만원에 팔리고 있는 만큼 우리 마을에 없어서는 안 될 품종”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이 지역에서는 미호 품종이 200ha 규모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앞으로 미호 품종을 브랜드로 개발해 재배지역을 더욱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김 위원장은 “최근 많은 기업들이 즉석식품 및 즉석조리식품 등 다양한 업체별 안정적인 가공 원료곡 수급을 위해 농가와 가공업체간 계약재배를 활성화 하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미호를 전략적인 브랜드미로 활용, 재배지역을 확대하고 홍보해 회원들의 판로확대와 소득향상에 더욱 기여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라고 전했다.

뚝심 리더십…판로확보·농가소득 향상 이어져

김 위원장은 특히 청개구리쌀 정보화마을은 남들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품종을 선택해 재배 생산하고 있으며, 예전부터 일본 품종을 쓰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인근 지역인 경기도나 충청북도에서는 일본 품종(추청, 고시히까리 등)을 쓰는 경우가 많았지만 우리 쌀을 지켜야 한다는 신념으로 지금까지 우리 품종의 쌀만 재배 생산하고 있다”고 자부심을 나타내며, “무엇보다 남들이 재배하지 않는 품종(미호, 진수벼, 백옥찰 등)을 선택해 특화시켜 우리만의 브랜드로 경쟁력을 향상시켰다. 이를 통해 회원들의 판로확보와 농가소득 향상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고 피력했다.

김 위원장은 또 청개구리쌀 정보화마을에서는 유기종자 보급에도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까지 인증을 받은 곳은 청개구리쌀 정보화마을 밖에 없다”며 “봉하마을이나 홍성 친환경 유기 재배 지역 등에서는 저희 종자를 받아서 쓰고 있으며, 한해에 50~60톤 가량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생산-가공-유통까지 전 과정 철저 관리

김 위원장은 아울러 청개구리쌀 정보화마을이 살아남을 수밖에 없는 이유로 체계화된 시스템을 뽑았다.

그는 “친환경, 유기농 재배를 하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노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특히 제대로 관리가 안 되면 친환경, 유기농 재배를 할 수 없다”고 친환경 재배에 어려움에 대해 토로하며, “그래서 회원 관리에 철저히 하고 있다. 교육부터 생산, 가공, 유통까지 모든 과정의 시스템을 만들어 철저히 관리해 회원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긴밀히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항상 양심을 지키고, 솔직히 말하며, 환경을 보호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하는 것이 우리 회원이 지켜야 할 도리라 생각하며, 친환경 농법연구와 농법을 보급하고 회원들을 교육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뚝심 리더십으로 무장한 김상호 위원장.
뚝심 리더십으로 무장한 김상호 위원장.

정부 종자산업 정책 개선돼야…인식 전환 필요

한편 김 위원장은 우리나라 종자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정책 구조는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1998년 IMF 여파로 우리의 종자 기업들이 외국 기업에 넘어가면서부터 국내 종자 산업은 무너지기 시작했다”며 “예전부터 종자는 농민에게 생명 같은 존재로 여겨져 왔고 보호 받아왔지만 허망하게 중요한 산업을 헐값에 외국에 빼앗겨 안타까웠다”고 회상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그동안 정부의 종자산업 육성 정책은 너무 안일하게 진행됐으며, 전략적 실패를 거듭해 왔다”고 지적하며, “일본의 경우 신품종 개발과 개발도상국에 맞춤형 종자를 개발 공급하기 위해 현지화 전략을 세워 종자산업 뿐만 아니라 전방위적(자동차, 농기계, 전자, 문화 등) 산업에 거쳐 일본의 좋은 이미지를 덧씌웠다”고 분석했다.

이어 “종자 하나가 일본의 전 산업 분야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결과를 낳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아직까지 이런 정책을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종자 산업이 더욱 발전하고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견줄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정부 중복 보조금사업 정리…고령농 대책에 사용돼야

김 위원장은 마지막으로 정부의 보조금 정책에 중복되는 사업들이 많은 만큼 이를 잘 정리해서 농민들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사업에 투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령화가 심화되는 만큼 농촌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고령농들에게 보다 플러스되는 보조정책을 세워 주시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청개구리쌀 정보화마을은 보다 더 맛좋은 쌀을 소비자에게 공급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회원들의 권익과 소득 향상, 우리 농산물을 지켜 나가는데 앞장서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