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기획 2] 한우 수급조절 사업에 정부가 개입해야 하는 이유
[한우기획 2] 한우 수급조절 사업에 정부가 개입해야 하는 이유
  • 김재민
  • 승인 2018.07.10 01: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규모 번식 농가 생산자 조직 참여 저조

전국 한우농가 9만... 생산자 조직 힘만으로 설득 사실상 불가능

한우 수급조절에 정부의 참여는 필수적이다. 지금까지 있었던 세차례의 한우파동 모두 정부가 개입하여 수급조절을 마무리 지었다.

1980년대, 1990년대 한우파동 때는 정부가 직접 수매에 나섰고, 2010년대 한우파동 때는 정부가 도태장려금을 지급하고, 폐업 보상 등을 통해 과잉 된 물량 줄이기에 나섰다.

이 세 차례의 한우파동을 겪으면서 한우는 점차 전업화의 길로 들어서고 있으나 타축종과 다른 한우만의 특수성으로 인해 정부의 개입은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우산업은 양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100두 이상의 다두 사육농가는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그 수가 줄기는 했지만 20두 미만의 소규모 농가 또한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자료: 통계청 가축사육동향주)20두 미만 소규모 사육농가 수와 사육마릿수 모두 절반 가까이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나머지 구간의 농가의 사육두수와 농가수는 증가하거나 현상태를 유지했다.
자료: 통계청 가축사육동향
주)20두 미만 소규모 사육농가 수와 사육마릿수 모두 절반 가까이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나머지 구간의 농가의 사육두수와 농가수는 증가하거나 현상태를 유지했다.

 

이는 2011~2014년 한우파동 당시 20두 미만 소규모 농가는 2011년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으나 나머지 구간의 농가는 소폭 증가하거나 상태를 유지하였는데 이는 한우파동의 피해가 비육농가에는 거의 발생하지 않았거나 발생하여도 산업을 이탈할 정도의 위험은 아니었으나 소규모 번식농가에 피해가 집중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공판장경락가격이 하락할 때 송아지 값도 함께 하락하면서 비육농가는 송아지 구매 가격이 절감되면서 큰소 가격 하락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만회할 수 있는 길이 있지만 번식농가는 손실을 만회할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수급조절 사업은 비육농가가 아닌 번식우를 많이 사육하는 농가에 필요한 사업이지만 100두 이상 비육사육농가의 경우 한우협회, 축협 등 생산자 조직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반면 소규모 농가의 경우 생산자 조직 참여에 적극적이지 못하다 보니 실제 필요한 집단의 농가들인 번식농가가 선제적 수급조절과 같은 단합된 힘을 보이는데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특히 소규모 번식농가의 경우는 복합 영농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축산농가라는 정체성 또한 높지 못한 경우가 많다. 이러다 보니 농가 주도의 수급조절 사업에 소규모 번식 농가의 참여는 저조할 수밖에 없다.

생산자 조직에 적극 참여하는 농가의 경우 한우사육으로 경제적 이익을 취하려는 마음도 크지만 한편으로는 생산자 조직이 추진하는 사업에 적극 참여해 산업을 지키려는 의식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눈앞의 이익을 줄이더라도 중장기적으로 이익이 되는 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소규모 농가의 경우는 생산자 조직 참여가 조저하다 보니 생산자 조직에서 추진하는 사업 내용은 고사하고 정부 정책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소속감도 없기 때문에 수급조절 사업과 같이 현재의 이익은 조금 줄이고 미래의 이익은 확대하는 사업에는 관심을 갖기 어렵다. 설사 안다 해도 관망하는 태도를 보이거나 최악의 경우 생산자 조직이 추진하는 사업과 반대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무임승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결국 행정력을 가지고 있는 정부의 지도가 필요하다. 수급조절의 원칙을 세우고 사업 참여를 독려하고 농가들의 무임승차나 기회주의적 행동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인센티브와 페널티를 함께 제시해야만 한다.

한우는 양돈이나 양계, 낙농 수준으로 전업화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수급조절에 정부의 적극적 개입이 필요하다. 전업화 또는 기업화 되어 있는 품목의 경우 농가의 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정부가 개입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생산자 조직이 농가들을 설득해 수급조절 사업을 실시할 수 있으나 한우는 무려 9만 3200여 농가가 한우사육업에 종사하고 있어 농가조직의 힘만으로는 수급조절 사업을 실시한다는 것은 사실상 쉽지 않다. 현재 양돈농가는 6300여 농가, 낙농가는 6500여 농가, 산란계 농가는 1000여 농가, 육계농가는 1600여 농가가 있을 뿐이다.

더군다나 수급조절사업의 핵심 주체라 할 수 있는 번식농가의 경우 앞서 이야기 했듯이 생산자 조직인 한우협회 참여가 미진하기 때문에 생산자 조직의 힘만으로 번식농가를 설득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송아지 경매 전경출쳐=당진시 블로그
송아지 경매 전경출쳐=당진시 블로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