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기획 4] 한우 수급조절사업의 이익은 누구에게 집중될까?
[한우기획 4] 한우 수급조절사업의 이익은 누구에게 집중될까?
  • 김재민
  • 승인 2018.07.12 0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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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급조절 사업 대규모 비육농가 집중 사실일까?
번식농가 비육농가 양극화는 한우가격이 낮을 때 발생

한우공급과잉을 대비한 수급조절사업은 공급량을 줄여 한우가격을 지지하거나 높이는 역할을 하게 된다. 실제 2011~2014년 실시된 수급조절사업의 영향으로 2015년 4분기부터 한우 큰 소 가격과 송아지 가격은 상승 반전하여 생산비 이하였던 수익률을 개선시키는 역할을 했다.

자료 : 축산물품질평가원

2009년부터 2017년까지 한우공급량과 가격을 살펴보면 2013년 공급량은 96만1853두로 정점을 찍은 이후 이듬해부터 상승국면으로 전환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도매시장 경락가격도 2016년에는 1만8155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번식농가보다 비육농가에 혜택 집중

표면적으로 살펴보면 암소감축을 통해 송아지 공급량을 줄이면서 도매시장 경락가격을 1만2000원대에서 1만8000원대까지 끌어 올렸기 때문에 비육우를 사육하는 농가들이 큰 이익을 본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실제로 통계청이 발표한 한우농가 수익률을 살펴보면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큰 손실을 봤던 비육농가들은 2015년부터 수익이 개선됐고 2016년 사상최대치를 기록한다.

이에 비해 번식농가는 비육농가보다 손실의 폭도 컸고 그 기간도 2015년까지 이어졌다. 가격이 상승반전 후에도 20만원 대의 낮은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비육우가 2015년 30만원 2016년 98만원, 17년 13만원의 수익을 낼 때 번식우는 19만원 손실, 26만원, 23만원의 이익을 냈다.

이 수치만을 놓고 볼 때 수급조절 사업의 과실은 번식농가보다는 비육농가들에게 집중됐을 것으로 추정해 볼수 있다. 더 군다나 번식농가는 대부분이 중소규모 수준이나 비육은 중대형 농가들이 포진해 있어 양극화를 일으킨 사업이라는 비난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송아지 가격과 비육우 가격은 연동한다

비육농가 수익은 박스권에 갖혀 있다

보통 수익계산은 2년 전 송아지구입비+출하직전까지 사료비+기타비용을 출하한 소값에서 제해 도출한다. 이 같은 공식이면 송아지값 등 비용의 변동성, 도매시장경락가격의 변동성에 따라 이익일 때도 있고 손실일 때도 있으나 대부분의 비육우 농가는 소를 출하하면서 바로 송아지를 구매하는 패턴을 보이기 때문에 공식을 조금만 손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송아지 가격과 공판장 경락가격은 연동성을 보이는데 현재 시점에서 큰 소 가격이 높으면 송아지 가격도 높고 큰 소 가격이 낮으면 송아지 가격도 낮은 패턴을 보이고 있다.

송아지 가격 및 축산물도매시장 연도별 평균가격을 가지고 그래프를 그려보면 복잡한 회귀식을 도출하지 않더라도 연동성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비육우 수익 계산 방식을 큰 소 판매가격에 새로 입식을 위해 구입한 송아지 가격을 대입하면 한우농가는 등급에 따라 50만 원에서 100만 원 정도의 수익을 내는 것으로 나타난다. 한우도매시장 경락가격이 폭락했던 2013년에도, 1만8000원대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2016년에도 한우수익은 박스권에 갖혀 일정하다는 것이다.

비육농가는 큰 소 가격 변동에서 오는 위험을 송아지 가격의 연동을 통해 제거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에 비해 번식농가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비육농가처럼 손실을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항상 일정한 수익을 내고 있는 비육농가와 달리 번식농가는 이익률이 큰 폭으로 올라 갈수도 있지만 반대로 손실을 볼 때도 있다.

 

수급조절사업에서 발생하는 혜택 번식농가에 집중

결국 수급조절 사업의 수혜자는 비육농가가 아니라 번식농가가 된다. 앞선 기획에서 소규모 번식농가 육성 방법으로 기자는 가격을 높게 유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지금까지 정책결정을 하는 관련 공무원이나 정치권에서는 수급조절사업의 혜택이 대규모 비육농가에 집중된다며 거부감을 나타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수익을 도출하는 공식을 바꿔 적용하면 정부와 정치권의 생각은 큰 오류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히려 소규모 번식농가를 보호하고 육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진영에서는 수급조절 사업을 더 적극적으로 진행시킬 필요가 있다.

양극화의 촉진은 한우 송아지가격이 비쌀 때 나타나는게 아니라 큰 소 가격과 송아지 가격이 하락기에 발생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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