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자급률 어떻게 할 것인가
한우 자급률 어떻게 할 것인가
  • 옥미영 기자
  • 승인 2018.07.20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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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급률 아닌 총 공급량 어떻게 가져갈지가 중요
한우 자급률은 식품산업에서 자국산의 위치를 가늠하는 자료다.
한우 자급률은 식품산업에서 자국산의 위치를 가늠하는 자료다.

 

한우업계가 ‘자급률’ 딜레마에 빠졌다.

2013년 50.1%까지 갔던 쇠고기 자급률이 ’16년 38%선대로 하락하면서 한우고기 시장이 무너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우자급률이 급격히 하락한 것과 관련해 업계 전문가들과 관계자들은 최근 몇 년간 지속된 높은 한우고기 가격 때문에 가격에 저항을 느낀 소비자들이 한우고기 대신 수입육을 선호하면서 소비 및 구매 패턴이 수입육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위기론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우의 자급률 변화.
한우의 자급률 변화.

가격이 높으면 자급률은 하락한다?

최근 미국과 호주산의 쇠고기 수입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높은 한우가격으로 인해 수입량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분석된다.

자급률이 50.1%에 달했던 2013년 한우 두당 평균가격은 542만5760원으로 2010년대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것은 맞다. 하지만 2013년보다 자급률이 오히려 0.3% 더 높았던 2009년 두당 한우가격은 646만 6386원으로 2013년보다 오히려 백 만원 이상 더 높다.

가격이 높으면 자급률은 하락한다는 것은 일방적 명제로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쇠고기 자급률은 한 해 동안 국내에 공급된 총 쇠고기량(수입+국내산)에 한 해 동안 국내에서 생산된 쇠고기 중량을 나눈 값으로 수입량이 늘면 자급률이 하락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2011년에 비해 2016년과 2017년 공급량은 늘었지만 가격은 더 높게 형성됐다. 한우고기 소비 시장이 더 견고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1년에 비해 2016년과 2017년 공급량은 늘었지만 가격은 더 높게 형성됐다. 한우고기 소비 시장이 더 견고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우고기 경쟁력, 정말 낮아졌을까?

공급물량과 가격을 놓고 보면 높은 한우가격으로 수입육이 한우가격을 잠식하는 것이 아니라 한우의 공급량은 늘었지만 가격은 더 높게 형성되고 있어 한우고기 소비시장은 더욱 확대됐으며 매우 견고한 소비 시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공급량이 크게 늘어 가격이 하락했던 2017년 한우도축두수는 72만508두로 당시 평균가격은 1만2700원 수준까지 급락했다. 하지만 2016년과 2017년 한우공급두수는 2016년 보다 많은 73만8867두, 74만2311두로 증가했음에도 가격은 1만8155원, 1만6719원으로 훨씬 높게 형성됐다.

한우고기 가격과 자급률은 큰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확실한 사실은 높은 자급률은 농가의 희생을 바탕으로 성립된, 농가에게는 큰 재앙이었다는 사실이다. 2013년 38.9%의 자급률은 한우 도축물량이 1백만두에 육박한 96민1853두에 달했다.

결국 가격 보장 없는 자급률 확대 정책은 농가의 일방적 희생을 담보로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우자급률 어떻게 할 것인가?

한우자급률 만을 놓고 보면 한우산업은 큰 위기에 처한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FTA로 완전 개방된 시장에서 나름대로의 포지셔닝을 구축해 선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더욱이 향후 수입쇠고기는 낮아진 관세를 무기로 높은 품질과 낮은 가격의 쇠고기 수입이 가능해짐으로써 수입량은 확대될 것이 분명해 보이는 만큼 자급률이 아닌 한우의 적정한 공급량을 설정하고 이를 유지하는 정책을 펴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보여진다.

현재 국내 낙농산업에서 절대적 소비 시장을 유지하고 있는 흰우유의 경우 220~230만 톤의 적정 물량을 설정해 생산 기반을 유지하는 것처럼, 한우역시 생산농가들의 적정한 가격을 보장하면서 생산기반을 지속할 수 있는 적정한 수준의 공급량과 사육두수 유지가 관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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