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가락시장 괜찮나···청과부류 '역주행' 거래 물량·금액 '뚝'
[분석] 가락시장 괜찮나···청과부류 '역주행' 거래 물량·금액 '뚝'
  • 박현욱 기자
  • 승인 2020.02.10 1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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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정점 찍고 감소 추세 뚜렷
과실 거래 물량 3년 연속 내리막길
전문가, 도매시장 위기 신호탄 우려

도매시장법인 공적 역할 내세우지만
출하 장려금·선도금 지출에 '인색'
이익 따라 카멜레온처럼 변하나 비판
가락농수산물도매시장 전경/
가락농수산물도매시장 전경.

[팜인사이트=박현욱 기자] 가락시장 청과부류의 거래 물량과 거래금액 모두 지난해와 비교해 감소하면서 청과부류 도매시장 축소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도매시장 위기론이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가락시장에 반입된 청과부류 거래 물량은 233만 톤으로 전년과 비교해 0.6% 감소했고, 거래금액 또한 4조 286억 원으로 4.5%나 고꾸라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도매시장이 정체 국면에 있는 것 같다"는 정체 시그널로 판단, 섣부른 위기론을 경계하는 한편 2016년 이후 뚜렷한 감소세가 지속되는 것에 대해서는 "도매시장이 개혁에 꾸물거리는 동안 위기는 가중될 것"이라며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특히 과실 부문 거래 물량은 3년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서울청과, 농협(공), 중앙청과, 동화청과, 한국청과 등 5개 도매시장법인의 과실 부문 성장률(거래 물량)은 전년대비 각각 2017년 -2.3%, 2018년 -1.6%, 2019년 -2.6%를 기록하면서 역신장을 거듭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과실 생산량이 크게 줄어든 이벤트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3년 연속 도매시장 역신장은 도매시장 위기의 시그널(신호)로 볼 수 있는 것 아니겠나. 급변하는 유통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도매시장에 빨간불이 커졌다"라며 도매시장의 초라한 성적표가 지속될 것을 예고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도매시장의 위기를 소비 트렌드 변화로 진단하기도 했다. 서울시공사 관계자는 "생산량이 줄지 않았지만 도매시장 반입물량은 줄었다는 것은 소비 부진으로 판단된다"면서 "특히 사과, 배, 복숭아 등 6대 과일이 80%를 점유하고 있는 가락시장 과실 부문의 거래 물량 하락은 편리함을 추구하는 소비자 니즈를 국내산 농산물이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유통물류 비용과 품질 등 가락시장의 경쟁력 하락을 원인으로 꼽기도 했다. 그는 "도매시장의 하역비 등 유통비용 증가로 인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면서 "외부 대형유통업체들이 품질 좋은 농산물에 대한 점유율을 높여가면서 상대적으로 도매시장이 경쟁력에서 밀리고 있다"고 말했다.

가락시장 도매시장법인의 유통 기득권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소비자 니즈와 유통환경 변화에 시시각각 대응하는 외부 업체와 달리 농민들이 상장만 하면 수익을 올리는 도매시장법인이 기득권에만 안주해 적극적인 영업활동에는 소극적이라는 주장이다.

실제 생산자의 물량 유치 노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출하 장려금과 출하 선도금 실적은 6개 도매시장법인의 지급내역을 분석한 결과, 법적 기준에 크게 못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개의 도매법인의 출하 장려금 합계는 145억 7천만 원(서울 31.4억 원, 농협 17억, 중앙 33.5억, 동화 28.7억, 한국 26억, 대아 8.3억)으로 총 거래금액에 0.4%에 불과했으며 위탁수수료와 비교해도 8.4%에 그쳐 법적 기준인 15% 내 지급 기준에 크게 못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출하 선도금 지급내역도 형편없었다. 지난해 가락 청과도매시장법인의 출하 선도금은 429억 6천만 원으로 총 거래금액 대비 1.2%에 그쳤다. 상장예외품목거래 중도매인 14.8%, 강서 시장도매인 8.3%와 비교해도 낮은 수치다.

나용원 한국농산물중도매인조합연합회 사무국장은 "도매시장법인은 매번 공적인 역할을 강조하고 출하자인 영세 농민을 보호한다고 주장하지만 (두 지표를 보면) 그렇지 않다"면서 "도매시장법인의 평소 주장과 행동이 때에 따라 변하는 것을 볼 때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가락시장의 거래 물량이 줄어드는 것은 이제는 출하자들이 도매시장을 1순위 출하처로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신호다. 도매시장 위기의 신호탄으로 보고 이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