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허가축사 관련 적법화 불통 일관 무능한 환경부 등 무대책 부처 강력 규탄
축산인들이 40도에 가까운 찜통더위에도 거리로 나와 환경부, 국토부 등 정부를 규탄했다. 지난 수 개월동안 미허가 축사 적법화를 위해 정부와 축산단체가 머리를 맞대왔지만 축산인들의 의견은 무시한 채 정부가 법 강행만을 주장하고 있어서다.
축산관련단체협의회, 전국축협조합장협의회 등 축산단체는 7월 24일 국회 정론관과 국회의사당 앞에서 잇따라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미허가 축사 적법화와 관련된 제도개선에 나서지 않고 있는 정부를 비판했다.
미허가축사적법화를 위해서는 오는 9월 24일까지 이행계획서를 제출해야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적법화를 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지자체에서 제도개선이 선행돼야 하지만 현 정부의 소극적 행정으로 전혀 진척이 없기 때문이다.
축산인들이 요구하는 제도개선으로는 법개정없는 동일사안 지자체 공통적용, 관련법령 허용범위 지자체 권고, 관계부처 유권해석 탄력적 운영, 선별적 적법화 허가 등 35개 사안이다.
미허가축사적법화는 지자체마다 시행규칙 등 법령이 다른데다 전국의 축산농가들이 수 십 가지 규제에 얽혀있기 때문에 지자체의 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금까지 환경부와 국토부 등은 축산과 관련된 제도개선 필요성에는 공감해 왔으나 환경부장관 등은 축산단체장과의 만남도 피할 정도로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문정진 축산관련단체협의회장은 "법이 있기 전부터 수 십년동안 영위한 축산을 잘못된 법으로 인해 이제는 농가들이 자신의 생활 공간에서 쫓겨날 판"이라면서 "이행강제금을 스스로 납부하겠다는 축산농가들을 뒤로하고 정부는 범법자 만들기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정문영 전국축협운영협의회장도 "정부가 축산농가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사이 우리 축산은 수입개방에 몸살을 앓고 있다"면서 "식량안보는 고려하지도 않은 채 축산인들만을 죽이고 있는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 전국축협조합원들은 제도개선이 이뤄질 때까지 끝까지 투쟁해 안전한 축산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홍길 전국한우협회장은 "지난 겨울 영하의 날씨에도 우리 축산인들은 아스팔트 농사를 지었다. 지금 40도에 가까운 찜통속에서 다시 우리 축산인들에게 또 다시 아스팔트 농사를 짓게 하고 있다. 지금처럼 농업에 관심이 없는 정부는 본 기억이 없다. 불통으로 일관하고 있는 정부는 우리 축산인들을 범법자로 내몰고 있다"면서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기자회견을 끝낸 축산단체장들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인 황주홍 민주평화당 위원장과 면담을 가지고 축산인들의 요구를 전달했다.
한편 이날 정론관을 찾은 이완영 자유한국당 의원은 "환경부를 비롯한 정부에서 축산단체에서 요구하는 제도개선에 관심을 갖고 축산인들이 맘편히 축산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국회 앞 기자회견장을 찾은 홍문표 자유한국당 의원도 "9월 중으로 6개 부처의 공무원과 전문가들이 패널로 참석한 공청회를 개최해 반드시 풀어야 한다"면서 "잘못된 법과 절차는 자칫 사람들의 삶의 공간을 빼앗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대로 가면 축산인을 말살하는 정책만 난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