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저격한 마켓컬리, 전지현 효과만 있는 것 아니다
소비자 저격한 마켓컬리, 전지현 효과만 있는 것 아니다
  • 박현욱 기자
  • 승인 2020.03.05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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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리미엄·특화생존' 구현한 컬리의 성공전략
컬리의 시그니처 컬러인 보라색, 전지현이 출연했던 인기 종영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의 다소 엉뚱한 캐릭터의 조화는 TV CF에 '고급스러움'과 '유머스러움'이 녹아들며 소비자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다. 사진은 마켓컬리 광고 CF 중 한 장면.
컬리의 시그니처 컬러인 보라색, 전지현이 출연했던 인기 종영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의 다소 엉뚱한 캐릭터의 조화는 TV CF에 '고급스러움'과 '유머스러움'이 녹아들며 소비자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다. 사진은 마켓컬리 광고 CF 중 한 장면.

[팜인사이트=박현욱 기자] 2014년 연말, 마켓컬리가 혜성처럼 등장했다. 저녁에 클릭하면 다음날 새벽 주문한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컬리의 방식은 '장보기의 혁명'이었다.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의 최대치를 보여준 컬리 상품들은 품질까지 좋다는 이야기가 입소문을 타면서 빠른 속도로 번져갔다. 

여기에 전지현이 가세했다. 마켓컬리의 충성 고객으로 알려져 있는 전지현이 모델로 기용되면서 컬리의 브랜드 이미지와 인지도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마켓컬리에 따르면 전지현이 공중파에 등장한 이후 100만 명이었던 가입자는 6개월 만에 2배를 뛰어넘는 기염을 토했다. 

전지현 효과에 인지도 '껑충'

기업이나 상품 브랜드의 대중성과 인지도를 높이기는 쉽지 않다. 기업들이 강구할 수 있는 선택지는 '강력한 상품군'으로 무장해 소비자의 선택을 기다리거나 폭발력 있는 대중 스타를 모델로 기용, 순식간에 인지도를 높이는 방법 등이 있다. 

당시에도 광고 모델계의 톱스타로 군림하고 있던 전지현은 이제 막 시작한 스타트업 기업이 기용하기에는 다소 버거운 모델이었다. 하지만 컬리는 가장 확실한 카드인 전지현을 택했다. 이에 대해 컬리 담당자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워킹맘으로 실제 마켓컬리를 자주 이용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고객으로서 더 좋은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모델 발탁 이유를 밝혔다. 

컬리의 시그니처 컬러인 보라색, 전지현이 출연했던 인기 종영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의 다소 엉뚱한 캐릭터의 조화는 TV CF에 '고급스러움'과 '유머스러움'이 녹아들며 소비자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다. '강렬한 임팩트' 없이는 연예인이 기업 이미지를 대표하기란 쉽지 않지만 교육기관인 '에듀윌' CF 출현한 서경석, 'KB 국민은행' CF에 출현한 김연아와 같이 '마켓컬리=전지현'이란 공식이 통용될 정도로 소위 '대박'을 치며 동종 유통업계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성장률 '쑥쑥' 새벽 배송 '견인'

브랜드 마케팅에서 '강력한 한방'을 보여준 마켓컬리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물음표를 던진다. 작은 체구의 기업은 시시각각 변하는 소비자들의 변화에 민감할 수는 있지만 견고한 콜드체인 시스템의 보유 여부, 포장비용, 신선식품 리스크 등 갖가지 변수를 감내할 자본과 여력까지 갖춰져 있느냐는 이유에서다. 

새벽 배송은 유통업계에서는 최후의 수단으로 여긴다. 특히 신선식품은 소비자가 제때 상품을 받지 못하거나 선도에 문제가 생길 경우 고객 불만으로 표출돼 리스크가 큰 사업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의 우려를 씻고 마켓컬리는 매년 폭풍 성장 중이다.
 

마켓컬리 매출액과 주요 지표(자료제공=마켓컬리).
마켓컬리 매출액과 주요 지표(자료제공=마켓컬리).

마켓컬리 측에 따르면 2015년 30억 원의 매출을 시작으로 2017년 466억 원, 2018년에는 1,57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해마다 2배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19년 컬리의 매출은 40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매출 규모는 더욱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영업력을 나타내는 지표도 몸집을 불려가고 있다. 지난해 취급 상품 수는 이미 1만 개를 돌파했고 회원 수도 300만 고객을 넘어섰다. 사업 능력을 보여주는 일일 처리 물량도 하루 3~4만 건을 기록하면서 새벽 배송 업계를 이끌어가는 선두주자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매주 상품검증 위원회 열고 '꼼꼼한' 상품 관리

마켓컬리의 강점 중 하나는 상품 전략이다. 좋은 상품을 만드는 기본은 매주 열리는 품평회에서 나온다. 이곳에 입점하는 모든 상품은 매주 금요일마다 열리는 상품 위원회의 검증받는데 위원회는 김슬아 대표가 직접 참여하고 MD, 크리에이티브 머천다이징, 콘텐츠 제작팀이 검증해 깐깐한 기준으로 선발된다.
  
유통과정도 세심하게 관리한다. 상품을 적정 온도에 따라 상온과 냉장, 냉동 등 총 3가지 형태로 관리하며 입고부터 고객의 식탁까지 상품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풀 콜드체인으로 배송한다.

컬리 관계자는 "산지에서 물류센터 입고 시에도 냉장 차량을 통해 운송하며, 운송 중에도 타코미터로 계속 온도를 체크하고 물류센터 내에서도 상온, 냉장, 냉동 등 상품의 적정 온도에 따라 맞는 창고에서 제품 선별과 포장을 진행, 이후 냉장차량으로 고객에게 배송, 배송의 전 과정에 풀 콜드체인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켓컬리 배송차량.(사진제공=마켓컬리)
마켓컬리 배송차량.(사진제공=마켓컬리)

깐깐한 브랜드 전략과 함께 소비자 타깃팅 방법으로는 소비자 취향 분석팀이 지난 5년간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이 상품 어때요?'라는 추천 상품 코너를 운영, 소비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마켓컬리에서 매출이 가장 높은 브랜드는 ▲부산 대표 맛집 브랜드인 '사미헌' ▲곱창 등 이색 정육으로 인기 높은 가공육 브랜드 '미트클레버' ▲인천을 대표하는 고기 메뉴를 HMR로 제공하는 '숭의가든' ▲제주 목장에서 목초로 키운 소에서 착유한 컬리 PB 우유 'Kurly' ▲ 한우를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도록 직접 기획한 정육 PB '일상味소'가 다섯 손가락에 꼽히며 컬리의 매출을 견인했다. 

경매장에서 한우 받아 최고급 숙성 PB로 론칭

소비자들이 지난해 관심을 보인 제품은 컬리의 자체 한우 브랜드 ‘PPUL:뿔’이다. 마켓컬리는 13곳의 한우 경매장에서 마블링 지수 최고 등급인 9등급의 소를 경매 받아 숙성시켜 컬리 한우 PB를 브랜드로 만들었다. 
 

마켓컬리의 한우 브랜드 뿔.(사진제공=마켓컬리)
마켓컬리의 한우 브랜드 뿔.(사진제공=마켓컬리)

‘PPUL:뿔’은 전문 경매사로부터 마블링과 육향 등을 기준으로 추천받은 상위 0.3% 수준의 소를 컬리의 정육 MD가 직접 선정, 구매하고 먹을 수 없는 지방을 걷어내 뛰어난 식감을 구현한다. 이후 -2~4℃ 사이의 온도와 75~85%의 습도를 유지하는 전문 숙성고에서 부위별로 14~21일 정도 숙성, 고기의 맛을 최대치로 끌어올린 후 판매하고 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한우의 선별, 도축, 발골, 숙성, 손질, 포장, 물류까지 전 과정을 매니징 하는 첫 프리미엄 PB 상품으로 고기에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소비자들도 믿고 먹을 수 있는 최고급 한우를 제공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생산자와 연대 '100% 직매입' 리스크 떠안는다

컬리는 공급업체와의 연대도 장점으로 꼽힌다. 구매 후 리스크를 떠안는 100% 직매입 구조는 공급자가 생산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의도다. 공급업체와의 파트너십은 마켓컬리에서만 팔 수 있는 제품으로 보답한다. 업체와의 프렌드십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마켓컬리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단독 상품인 ‘Kurly only’는 제조사가 컬리와 독점계약을 하는 방식으로 다른 곳에서는 구매가 불가능하다. 컬리가 직접 제조사와 상품 기획, 패키징 등의 컨설팅을 통해 상품화한 경우도 ‘Kurly only’에 입점 가능하다. 

컬리 관계자는 "공급업체와의 상생을 가장 중요한 경영 방향성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이 부분은 100% 직매입을 통해 실현하고자 한다"면서 "원활한 파트너십을 형성하기 위해 상품 기획 및 생산 공정 등에 대한 컨설팅을 진행해 더 나은 상품을 제공할 수 있도록 돕고, 컬리는 좋은 상품을 고객에게 잘 전달해 고객-기업-파트너와의 선순환을 형성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마켓컬리는 지난해 9월부터 지구와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친환경 종이 포장재를 도입했다. '올페이퍼챌린지'는 비닐 완충 포장재는 종이 완충 포장재로, 비닐 파우치와 지퍼백은 종이 파우치로, 박스 테이프는 종이테이프로 교체했다.
마켓컬리는 지난해 9월부터 지구와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친환경 종이 포장재를 도입했다. '올페이퍼챌린지'는 비닐 완충 포장재는 종이 완충 포장재로, 비닐 파우치와 지퍼백은 종이 파우치로, 박스 테이프는 종이테이프로 교체했다.

가치소비에 주목...친환경 기업으로 '우뚝' 

올해 마켓컬리는 가치소비에 주목하고 '올페이퍼챌린지'에 시동을 걸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지구와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친환경 종이 포장재를 도입하면서 시작된 도전은 비닐 완충포장재는 종이 완충 포장재로, 비닐 파우치와 지퍼백은 종이 파우치로, 박스 테이프는 종이테이프로 교체했다.

아이스팩도 파손 테스트를 거쳐 안정성을 높인 100% 워터팩으로 변경했다.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비닐 사용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컬리 측은 올페이퍼챌린지를 통해 기존 포장재 사용량 기준 연간 750톤의 비닐과 2,130톤의 스티로폼 감축 효과를 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마켓컬리의 브랜딩 전략과 이색적인 도전은 유통업계에 잔잔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매출액 30억 원으로 시작한 작은 기업 경영에 대한 우려도 많지만 소비자 트렌드에 보폭을 맞추는 모습은 소비자의 선택지를 늘려주는 한편 새로운 상품에 목마른 소비자를 즐겁게 한다. 해외 투자자로부터 차세대 유니콘 기업으로 거론될 정도로 잠재력을 인정받은 마켓컬리는 전지현 브랜드 이미지를 뛰어넘는 제2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