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 보는 탐방] 신선식품 미다스의 손, 이마트의 ‘손자병법’
[글로 보는 탐방] 신선식품 미다스의 손, 이마트의 ‘손자병법’
  • 박현욱 기자
  • 승인 2017.12.15 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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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과 수익 줄다리기선 품질에 ‘손’, 심판의 눈 소비자에 초점
천수답 농축산물, 빅데이터 기반 시스템 장착으로 가격까지 잡아
미트센터 “균일한 품질”, 후레쉬센터 “신선 보관”이 핵심 키워드

이마트 미트센터 전경
이마트 미트센터 전경

신선식품의 실크로드. 이마트는 그렇게 불린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소비하는 신선식품의 절반(약 48%)은 이마트를 거치고 있어 틀린 말도 아니다. 1990년대 새로운 유통형태의 등장과 유통시장개방으로 글로벌 유통기업들이 속속 한국에 상륙할 때만 해도 까르프, 테스코 등이 국내 유통시장을 장악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들은 불과 몇 년만에 국내 업체들에게 자리를 내줬다. 내로라하는 굵직한 글로벌 기업들이 유독 국내에서 맥을 못 추고 고꾸라진 건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신선식품을 공략하지 못한 탓이 컸다.

세계적으로도 까다로운 입맛을 자랑하는 한국 주부들의 최대 관심사는 ‘오늘 식탁에 오를 신선한 농축산물’ 이었던 것이다. 이마트는 국내 소비시장의 특성을 파악하고 공산품 위주의 사업에서 탈피해 신선식품을 정조준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가격파괴 정책까지 더해지면서 이마트는 소매유통의 최강자로 자리 잡기에 이른다.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2011년 8월에는 미트센터, 2012년 8월에는 후레쉬센터를 개장하면서 국내 농축산물의 품질을 한 차례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으며 주부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농축산업계도 변화하고 있다. 그동안 산업이 생산자 중심에 머물렀다면 곳곳에서는 소비자 위주로 재편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국내 소매유통을 이끌어 가는 이마트가 국내 농축산물 시장의 ‘조용한 혁명’을 주도하고 있다.

더 똑똑해진 소비자, 고객의 눈높이에 맞춰라

1980년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 주부들은 장소를 불문하고 이야기꽃을 피웠다. 남편 험담부터 시작해 집안 대소사까지 모든 정보가 유통되는 시작은 다름 아닌 주부들의 입이었다. 돈 되는 정보도 오갔는데 “○○시장 ○○매장에서 파는 삼겹살이 싸더라.”, “그 옆 채소가게는 상추가 품질이 좋더라”는 식이었다.

주부들의 ‘썰’을 단순한 ‘썰’로만 폄하할게 아니었다. 그들의 이야기는 최신 정보였고 생생한 구매후기였다. 지역 통·반장 등 주부모임의 장들은 여론을 주도하며 지역 상권에 큰 영향력을 미치기도 했다. 2000년대 들어 인터넷·모바일이 활성화되고 1~2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젊은 주부들을 중심으로 최신 정보는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갈아타기 시작했다. 장터 어귀나 반상회 등 주부들의 모임은 온라인 상 카페를 개설하면서 더욱 활발해졌고 주부 블로거들이 여론을 주도했다.

지역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온라인은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데이터가 수집되면서 빅데이터가 되기 시작하기 시작한다. 구매정보는 전기만 들어오는 곳이면 어디서나 제공할 수 있었고 또 접근할 수 있을 정도로 범람하게 된 것이다. 대형마트 가격비교 어플리케이션(앱) 등 소비자들을 위한 다양한 소프트웨어까지 가세하면서 소비자들의 손길을 기다리는 곳에서는 더 이상 ‘깜깜이’가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됐다.

가격, 품질, 서비스 등 모든 정보를 손안에 쥔 소비자들은 더욱 똑똑해졌고 더욱 깐깐해졌다. 정육점에서 싼 부위의 고기를 비싼 부위에 조금씩 붙여 팔던 시대, 시장을 돌아다니며 가격을 흥정하는데 많은 시간을 소비했던 시대는 이제 점차 과거 유물처럼 변해가는 시대에 직면해 있다. 그동안 농축산물 시장이 매년 들쑥날쑥 한 가격과 품질 탓에 여론의 집중 포화를 맞으면서 소비자들에게 항상 왜라는 물음표를 떠올리게 만들었다면 이제 시장은 소비자들에게 그 답을 주어야 하는 시대가 왔다.

물음표를 떼어낸 이마트···그들의 경쟁력은

무더운 여름, 전통 축산물 시장에 가보면 아직도 맨손으로 고기를 썰고 바닥에는 피가 흥건해 비린내 나는 작업장들이 부지기수다. 이런 풍경을 하나의 문화로 받아들이고 즐겁게 소비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다수 소비자들은 얼굴을 찌푸리게 마련. 위생 상태는 말할 것도 없고 매장 육가공업자에게 오롯이 품질을 맡겨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 돈육과 한우산업에서 도축과 가공업은 고기의 품질 경쟁력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산업이다. 정부에서 도축장 구조조정과 시설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긴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다. 영세한 축산 가공업자들이 여전히 많고 도축 시장은 일반인들이 접근하기에는 엄두도 낼 수 없어서다.

이마트가 축산물 품질에 칼을 빼든 건 2011년. 이마트는 난립하는 가공업체들과 전국 매장마다 다른 가공 기준으로 품질 균일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서면서 그해 8월 미트센터를 개장한다. 전국 이마트에 공급되는 육류의 60%를 미트센터로 일원화 해 품질을 통일하고 가격까지 낮추겠다는 계획이었다. 수도권과 지근거리에 있는 경기도 광주시의 광주물류센터를 리모델링해 연면적 7107㎡(2150평), 1층에 돈육과 수입육 400평, 2층에 한우가공장 등 200평, 식당 편의시설 등을 구축하면서 규모를 갖췄다.

미트센터를 건립하면서 이마트는 품질에 대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다. 위탁 업체에 의존해왔던 품질 관리를 직접 하다 보니 소비자의 요구에 즉각 대응할 수 있게 되면서 소비자의 신뢰까지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현재 미트센터는 일평균 한우 35두, 돼지 3500~4000두를 소화하고 있다.

이마트는 축산물뿐만 아니라 농산물 유통에도 변화가 필요함을 절감한다. 농산물 유통에서 핵심은 저장기술인 만큼 인프라에 방점을 두고 후레쉬센터를 준공을 서두른다. 이듬해인 2012년 8월, 경기도 이천시에 연면적 4만6280㎡(1만4000평), 6층 규모의 센터를 건립하고 검품/검수, 선별/분류, 저장/상품화, 세척/등급선별의 과정을 묶어내면서 농산물의 새로운 유통의 장을 열어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행락철 채소 공급이 급감하고 가격이 큰 폭으로 치솟는 계절적인 특성을 장단기 저장기술을 무기로 극복해 나가고 있다. 2015년에는 5800톤의 농산물을 비축, 150개 점포에 1300억원의 물량을 유통했고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감모율 10~20%를 한 자릿수(6%)로 대폭 낮추는 역할을 하면서 후레쉬마트는 이마트 ‘신선의 심장’으로 불리고 있다.

누구나 가동할 수 있는 시스템 구현···칼 잡는 방법까지 세분화

수 억 원을 호가하는 기계들이 쉼 없이 돌아가고 하얀 작업복을 입은 직원들의 손놀림이 일사분란하다. 물방울 하나 없는 메마른 바닥과 냄새 없는 작업장은 육류 가공공장임을 의심케 한다. 온도계는 12℃에 고정돼 있어 작업자들은 한 여름에도 내복을 챙겨 입는다. 도드람양돈농협, 팜스토리한냉 등 8개 업체에서 부분육 형태로 포장된 육류들이 한곳에 모여들고 숙련된 기술의 작업자는 지방이 뭉쳐있는 부위를 꼼꼼히 살핀 후 베어내 기계에 넣는다.

기계를 통과한 수십 kg의 고깃덩이가 잘게 소분되고 지방이 뭉쳐있거나 정육이 너무 많은 삼겹살 부위는 다시 중간 분류작업을 통해 다른 용도로 포장된다. 시중 마트에서 볼 수 있는 포장팩에 고기가 담기고 자동화된 기계가 무게를 측정해 라벨지를 붙인다. 포장된 팩은 금속 검사 기계를 통과하고 금속이 검출되면 자동으로 분류돼 부적합 상품으로 처리된다.

이는 미트센터 내의 가공공장의 풍경이다. 독일에서 수입한 기계와 숙련된 근로자들은 일 50톤의 육류를 소화할 수 있을 정도다. 미트센터의 첫 번째 자랑거리다. 4~5초 안에 고기 3팩이 포장되고 시간당 육류 5톤을 잘게 소분할 수 있는 슬라이스기는 대량유통의 상징과도 같다. 시중 점포에서 500~600만원짜리 기계를 구입해 수 십 명의 작업자가 붙어도 하루 최대 2톤을 넘기기 힘든 것과 비교하면 생산효율을 어림 짐작할 수 있다. 방대한 물량을 소화하는 것과 더불어 미트센터의 진짜 경쟁력은 가동 시스템이다.

남국현 미트센터장은 “공산품처럼 생각하면 오산이죠. 하루 발주되는 물량을 시간에 맞춰 공급해야 하는 굉장히 역동적인 사업입니다. 그에 따른 작업자들의 수와 생산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축산물 유통에서 발주 물량에 맞는 작업자 수를 제대로 산정하지 못하거나 기한을 넘기면 인건비와 재고물량을 그대로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누가 와서 작업해도 공장이 돌아갈 수 있는 시스템을 실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트센터의 가공공장 총 근무인력은 38명이다. 매일 25~28명이 발주 시스템에 맞춰 출근하고 있다. 가공공장의 일원화로 이곳에서 완전한 상품화가 이뤄지다보니 각 매장의 가공장은 별도로 두지 않아 비용도 크게 절감된다. 현재 전국 이마트 매장의 육류 유통의 절반 이상은 이곳에서 책임진다. 연간 총 2600억원 정도의 규모다.

미트센터가 활성화 될 수 있는 또 하나의 강점은 품질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 곳에서는 손익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다. 건립 취지가 오로지 품질과 안정적인 물량 공급이어서 매년 남는 이익을 각 점포로 환원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시스템을 구현하기란 쉽지 않았다.

이창진 관리부장은 “처음에는 맨땅에 헤딩이었죠. 심지어 처음에는 칼을 잡는 방법까지 나열하면서 매뉴얼을 만들었어요. 인프라는 누구나 벤치마킹 할 수 있지만 시스템이 자리잡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라고 귀띔한다. 지금의 미트센터가 있기까지는 1년 6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려서야 비로소 정착됐다. 수많은 시행착오는 미트센터만의 노하우가 된 셈이다. 그는 “축산물 유통은 결국 하드웨어가 기반이 된 소프웨어의 싸움”이라고 덧붙였다.

이마트 후레쉬센터 전경.
이마트 후레쉬센터 전경.

후레쉬센터 경쟁력은 CA저장···출하 성수기 ‘매입’ 비수기 ‘출하’

본격적인 휴가철이 되면 채소값은 고공행진을 한다. 축산물과 달리 날씨에 더욱 민감한 품목인 탓이다. 정부에서 수 십 년간 주요 물가관리 지표로 관리할 정도지만 농산물 가격 급등락은 난제 중의 난제다. 이마트 후레쉬센터는 여기에 방점을 찍었다. 농산물 출하 성수기에 매입해 저장한 뒤 비수기에 풀어 안정적인 가격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말은 쉽지만 그동안 국내 어디에서 쉽게 시도할 수 없었던 영역이다. 대규모의 자본과 기술이 담보돼야 하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저장기술에 대한 내로라하는 해법이 나오지 않았던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2003년부터 수확 후 관리기술이 조명받기는 했지만 대규모 투자는 없었다. 후레쉬센터는 저장기술에 출사표를 던지며 가격까지 잡겠다고 선언한다.

이곳의 자랑은 CA(Controlled Atmosphere) 저장고다. 공상과학 영화에 나올법한 대규모 CA저장고는 산소 호흡기를 착용하고 들어가야 한다. 농산물을 장기 보관할 수 있도록 저장고 내부 공기 중 산소의 함량을 대폭 줄였기 때문이다. CA설비는 현재 19개, 5000톤을 저장할 수 있도록 운영 중이다. 설비만 갖추면 될까. 박장대 후레쉬센터장은 기술의 핵심은 역시 센터가 보유하고 있는 CA 설정값이라는 설명.

그는 “이탈리아에서 수입해온 저장 기술은 기본값에 맞춰져 있을 뿐이다. 국내 농산물에 맞는 설정값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후레쉬센터에서는 지난 몇 년간 상추, 수박, 양파 등 품목별로 세분화해 각 품목에 맞는 최적의 저장값을 찾아냈다. 노하우가 중요한 이유다. 상추는 보통 3~4일이면 물러지는 데 반해 CA저장고에서는 2주 이상 선도가 유지된다.

사과는 11월에 매입해 다음해 1~2월까지 푸석한 맛이 없을 정도다. 과일은 전체 이마트 물량의 65%를 이곳에서 담당하고 있다. 또한 자동선별라인과 자동포장으로 감자, 양파, 오렌지도 대량으로 유통해 생산효율화를 극대화 하고 있다. 그동안 사람이 일일이 무게를 달며 포장했던 상품들도 농산물 무게별로 기계가 알아서 총 중량을 맞춰 포장할 수 있게 선별해 주면서 인건비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이마트의 농산물 가격은 대략 8~10% 정도 시중가보다 싸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빅데이터 관리로 품질과 가격 잡는다

이마트의 신선식품을 책임지고 있는 두 센터의 공통점은 뭘까. 빅데이터를 활용해 사업에 적용한다는 점이다. 미트센터는 센터에 납품하는 협력회사들의 수율 데이터가 꼼꼼히 기록되고 축적된다. 업체별로 지방이 과다한 고기가 공급됐을 때는 다음 달 해당 업체의 발주물량을 줄이는 식으로 업체 관리에 들어간다. 이는 업체 간의 경쟁을 촉발한다는 의미로 매달 한 번씩 생산 조정회의를 거쳐 결정된다.

협력사는 해당 데이터를 기반으로 더 좋은 품질의 육류를 납품하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협력사별 납품 물량 조절은 미트센터에서는 핵심 기능이다. 5% 수율차이만으로도 연간 공급량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또한 이마트의 각 점포별 판매 데이터를 활용해 앞으로 미트센터를 거칠 물량 조절 계획을 세우는 데도 도움을 준다.

후레쉬센터에서도 입고 시 측정하는 데이터를 활용해 협력 농가와 상생한다. 과일의 경우 비료의 양, 농가의 재배 습관에 따라 저장 품질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데이터가 축적되면 바이어를 통해 해당 농가에게 피드백을 해준다. 이는 또 다음해 매입 때도 참고사항이 된다. 당도와 선도, 경도의 자료도 따로 모아, 저장 시 등급별 품위별 관리를 할 뿐만 아니라 농약과 유해물질도 전수검사 한다.

이마트의 빅데이터 활용은 농축산물의 품질 경쟁력을 확보하고 가격까지 낮추면서 고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그동안 신선식품의 강자로 이마트가 설 수 있는 데는 체계적인 상품관리가 큰 역할을 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마트의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후발 업체들이 눈에 불을 키는 것도 신선식품의 경쟁력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방증이다.

대형 소매유통과 협력···산지조직화로 영역 구축 필요

“전국에서 가장 좋은 상품을 생산하는 농민치고 이마트와 거래를 트지 않은 농민은 없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이마트가 요구하는 기준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까다로운 조건은 소비자를 만족시키고 이는 결국 품질 고급화로 귀결된다. 아직까지 생산에만 머물러 있는 농축산업계가 귀담아야 할 사례다.

소비자는 양날의 검이다. 언제 돌아설지 모르기 때문이다. 국내 농축산업계가 품질 고급화와 가격 경쟁력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하는 이유다. 업계 1위 이마트도 고민은 많다. 위와 같은 노력에도 국내 농가들이 아직 산지조직화가 되지 않은 탓에 품질이 균일한 상품을 매입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수입 물량이 늘어나고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하늘을 찌르는 시대 국내 농축산업과 장사 잘하는 소매유통업체와의 상생은 필수다.

대형마트도 다양한 품목이 산재돼 있는 농민과의 1:1 교섭보다는 규모화된 산지 조직과의 공생이 가장 합리적인 발전방향이다. 소매유통이 생산에 관여하지 않는 범위에서 규모가 있는 농업회사법인과 협동조합에 일정부분 지분투자를 하는 방법도 해당 품목이 발전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결국 어떤 방식이 됐건 산지를 조직화하고 규모화하는 것은 좋은 품질, 합리적인 가격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다.

한우와 돼지, 일부 농산물의 경우 이마트가 직접 품질관리를 하고 있지만 닭과 오리의 경우는 다르다. 이들 품목은 계열화를 통해 이미 조직화가 됐기 때문이다. 따로 품질관리를 하지 않더라도 균일한 품질을 납품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마트는 팔아주는 역할만 한다.

이는 농축산업계가 주목할 점이다. 산지에서 안정된 물량과 균일한 품질만 확보할 수 있는 경쟁력이 갖춰지면 어떤 유통업체도 생산과 1·2차 가공에 참여할 이유가 없어진다. 농축업계가 조직화를 통해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는 품질을 내놔야 할 이유는 여기에 있다. 소비자들은 똑똑하다. 농민들이 이제 그들의 눈높이에 업계가 답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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