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코로나 19 발생 이후 한우 유통시장에 무슨일 있었나(1)
[이슈분석]코로나 19 발생 이후 한우 유통시장에 무슨일 있었나(1)
  • 옥미영 기자
  • 승인 2020.03.16 1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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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특수 지난 비수기에도 한우값 ‘고공행진’ 지속
사육두수 늘었지만 출하물량은 감소 암소도축률도 ‘뚝’

국가와 국민 경제를 강타한 ‘코로나 19’ 발생은 일반인들의 생활패턴은 물론 비즈니스 분야와 소비 행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외식과 여행, 숙박과 항공 등 전반적인 소비 침체 분위기속에서 코로나 19로 인해 한우고기의 소비와 가격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한우가격은 명절 특수에 버금가는 가격이 지속되면서 배경과 원인에 대한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 한우가격 고공세의 배경 그리고 향후 전망에 대해 3회에 걸쳐 분석해 본다.

명절 특수 지난 비수기에도 한우 값 ‘고공행진’

코로나 19로 인해 사상 초유의 개학 연기가 현실화 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이 일상화 하면서 각종 경제지표들이 요동치고 있다.

더욱이 전반적인 소비심리 위축 속에서 3백만 두를 돌파한 사육두수의 증가세로 한우가격은 명절을 기점으로 큰 폭의 가격 하락이 현실화 하는 것이 아니냐는 위기감이 감돌았다.

하지만 이같은 예상과 달리 코로나 19 발생에도 한우가격은 2월 평균 도매시장 평균 거래가격이 kg당 1만 8천원 후반에 거래되는 등 고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학생들의 개학 연기로 단체 급식 물량이 중단된 3월 들어서면서 다소 가격이 조정되긴 했지만 여전히 강보합세를 지속하면서 3월 첫째주 한우의 도매시장 평균 거래가격은 1만8600원을 기록한데 이어 둘째주는 1만8673원으로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우 유통업계가 설 명절 특수가 끝난 2월부터 3월까지를 한우소비의 전통적인 비수기로 꼽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가격 동향은 더욱 이례적 현상으로 받아들여진다.

더욱이 한우의 투플러스 등급과 구이용 소비처인 외식 식당에서의 급감에도 불구하고 한우가격은 여전히 ‘건재’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가 급격히 확산되기 시작한 2월 셋째주 도매시장 한우 평균 거래가격은 kg당 1만 9천원을 넘는 등 명절 특수에 버금가는 가격까지 형성되면서 한우식당을 주 거래처로 하고 있는 육가공업체들 사이에선 “주문물량 급감 속에 가격이 상승한다”는 볼멘소리가 심심치 않게 흘러나왔다.

자료 : 축산물품질평가원
 최근 한우가격 동향(자료 : 축산물품질평가원)

사육두수는 증가했지만 출하물량은 감소...왜?

22개월전 구제역 발생으로 가축시장 휴장에

높은 송아지 가격으로 암소도축률 급감영향 겹친 듯

한우가격이 이처럼 강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은 우선 공급량 감소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2020년 2월 한 달간 작업한 한우도축두수는 4만6847두로 작년 같은 기간 작업물량 3만5382두 대비 32%(1만1465두)가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 2월은 설 명절 연휴로 인한 도축작업 일수가 적은 영향 때문인 것으로 실제 2020년 1월부터 3월 11일 현재까지 한우 도축물량은 총 15만 4900두로 지난해 같은기간 15만 5505두 대비 0.4% 감소했다.

한우사육두수의 지속적인 증가와 과잉의 우려가 깊어지는 가운데서도 출하물량이 감소한 것은 무엇 때문일까?

산지에서 한우 유통을 담당하는 관계자들은 “농장에 한우는 많지만 정작 출하할 물량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각 도축장마다 소 도축물량 확보를 위해 영농조합법인과 지역축협, 개인 농가들을 중심으로 출하 독려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세지만 ‘충분한 물량 확보가 힘에 부친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공급과잉 불안감 속의 출하 기근 현상은 3월말까지는 이어질 공산이 커 보인다.

2018년 3월 김포와 안성에서 발생한 구제역으로 인해 당시 전국적인 가축시장 폐쇄와 이동중단 명령으로 송아지 입식과 거래가 전면 중단된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산지 한우 유통의 한 전문가는 “2018년 구제역 발생으로 3~4월에 입식될 송아지들의 거래와 입식시기에 공백이 생기면서 이들이 출하에 가담하는 3월까지 공급량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면서 “정상적인 가축 시장 운영과 송아지 거래가 이뤄진 2018년 4월달 이후부터의 거래분량이 정상적인 수준을 되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사실상 전국 89개의 가축시장 휴장 역시 당장의 소 출하 물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큰 소를 출하해 송아지를 사서 넣는 비육농가의 경영 특성상 가축 시장이 휴장된 상태에서 큰소를 빼고 마냥 빈 우사만 돌보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출하를 미루는 농가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여전히 높은 가격을 유지하는 송아지 가격으로 인해 암소의 비육과 출하가 감소한 것도 공급물량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체 한우 도축두수 중 암소 비중은 올해 들어 43.5%까지 감소한 가운데 1세 이상 가임암소 두수대비 도축률은 2월 들어 20% 이하로 하락하는 등 최근 몇 년을 통틀어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시장이 본격 휴장되기 직전인 올 1월 6~7개월령의 수송아지 가격은 평균 396만2천원으로 4백만원을 호가하면서 전년대비 9.1%가 뛰었다.

높은 송아지 거래가격만큼 번식농가들의 사육심리가 고조되면서 예년에 비해 도축되는 암소의 출하물량이 준 것도 공급물량 감소의 배경이 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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