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와 같이 크거나 여럿이 같이 자란 송아지가 떨어져서 혼자 사육된 송아지 보다 똑똑하다
어미와 같이 크거나 여럿이 같이 자란 송아지가 떨어져서 혼자 사육된 송아지 보다 똑똑하다
  • 남인식 편집위원
  • 승인 2020.04.06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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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牛)가 사는 세상 소식 20-18, 4월 6일

[팜인사이트=남인식 편집위원] 소를 사육하는 농가에서는 암소가 송아지를 나면 품종이나 농가 사육방식에 따라 송아지를 다르게 관리한다. 일반적으로 한우인 경우 어미 소가 송아지를 나면 자연 포유(哺乳)를 시키다가 생후 3-4개월령 전후에 이유(離乳)를 시키며, 이후에는 별도의 송아지 칸에 격리하여 사육하는 경우가 많다.

젖소인 경우는 대부분의 농가들이 분만 직후 어미 소의 초유(初乳)를 급여한 후에는 바로 격리시켜 인공 포유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 송아지들을 별도의 칸에 격리하여 기르기도 하고, 질병 예방 등을 위해 별도의 개별 송아지 방(Hutch)에 한 마리씩 사육하기도 한다.

미국 농무성 자료에 따르면 낙농 목장에서 태어나는 송아지의 75%는 개별 송아지 방에서 따로 사육하는데, 이 칸에는 한쪽에는 보호벽이 있고 다른 쪽에는 포유장치나 급수용 용기가 있으며, 통상 생후 8주령 내외 까지 이곳에서 사육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러한 송아지 사육방식과 관련 흥미로운 사실은 송아지들을 어미 소와 같이 기르거나 그룹으로 사육하면 개체별로 따로 격리하여 사육하는 송아지에 비해 머리가 좋다는 것이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연구에 따르면 이 대학 연구진은 송아지를 미국식으로 개별로 따로 격리하여 사육하는 그룹과 같은 칸에서 여러 마리를 함께 사육하는 그룹, 또 다른 한 그룹은 어미 소가 포유를 못하게 유방을 가린 후 송아지와 함께 밤 시간을 같이 보내게 하는 그룹으로 나누어 실험을 하였다.

이들은 송아지들이 머리로 컴퓨터 스크린을 눌러 흰색이면 우유가 나오고 빨간 색이면 강제로 운동을 하게하는 사육 장치에 넣어 적응성 시험을 실시하였는데, 어미 소와 사육하는 송아지를 포함하여 여러 마리 그룹으로 사육하는 송아지들은 4일차부터 적응하였고, 전체 송아지들은 7일차에 모두 적응하였다.

이러한 적응을 시킨 후 8일차부터는 이를 반대로 하여 빨간색이면 우유가 나오고, 흰색이면 운동을 하는 것으로 바꾸어 관찰하였는데, 그룹으로 사육하는 송아지들은 2일차부터 적응하여 1주일이 지나 완전 적응하였으나, 개별로 따로 격리되어 사육하는 송아지들은 1주일 지나도 20%정도만이 바뀐 것에 적응을 하였고, 2주후에도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또한 이들은 건초나 당근과 같은 사료를 급여하는 시험을 똑같은 방식으로 하였는데, 어미와 같이 사육하는 그룹과 여러 마리 그룹으로 사육하는 송아지들의 섭취량이나 적응시간이 개별로 격리되어서 사육하는 송아지들에 비해 2배정도 더 먹고 빠른 것으로 조사되었다.

한편, 이 같은 결과는 1960년대 영장류인 원숭이를 대상으로 미국 위스콘신 대학(University of Wisconsin–Madison)에서 실험한 결과와 유사한 것으로, 당시 어미 원숭이와 함께 사육된 새끼그룹과 어미 모형 원숭이와 같이 사육된 그룹 간에 인지능력 실험에서, 어미와 같이 사육된 새끼 원숭이들은 사회적인 행동에서 더욱 적극적이고, 학습능력이 뛰어나며, 일반적으로 두려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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