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썰]코로나19 역설…공기는 깨끗해졌지만...
[팜썰]코로나19 역설…공기는 깨끗해졌지만...
  • 이은용 기자
  • 승인 2020.04.21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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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때문에 온전히 즐길 수 없는 '일상'
영농철 농민들 ‘답답하다’…‘웃픈 현실’ 마침표는

[팜인사이트=이은용 기자] 매년 봄철만 되면 황사 등 미세먼지로 인해 하늘은 뿌옇게 변하고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할 정도로 공기 질이 좋지 못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미세먼지를 마시지 않기 위해 마스크를 쓰는 일수가 늘어났다.

하지만 올해 봄철은 다르다. 공기가 많이 깨끗해졌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매년 발생했던 황사와 미세먼지 농도가 전년에 비해 확연히 낮아졌다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실제로 초미세먼지가 지난해보다 4분의 1이상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으며, 지난달의 경우 초미세먼지가 전년보다 27%가 줄어들 정도로 공기 질이 개선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현상은 시도 상황을 보면 더욱 확실히 느낄 수 있다. 경기도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3월까지 미세먼지 농도가 29㎍/㎥로 전년 동기 39㎍/㎥ 대비 26%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의 경우도 고농도 미세먼지 집중 발생 기간인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3월까지 지역의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25㎍/㎥으로 파악됐는데, 이는 전년 같은 기간 평균인 31㎍/㎥보다 19.4% 감소한 수준으로 나왔다.

이처럼 올해 미세먼지가 줄고 공기 질이 개선된 이후는 무엇일까.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인데, 우선 코로나19 여파가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영향으로 교통량이 크게 줄고 해외 공장 가동률이 하락하면서 미세먼지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중국의 오염물질도 줄어든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시행한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도 한몫을 했으며, 기상학적인 요인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나왔다.

포근했던 지난겨울 북서풍을 만드는 시베리아 고기압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하면서 깨끗한 동풍이 분 날이 지난해보다 3배나 늘어났으며, 이 기간 강수량이 배로 늘어나 미세먼지를 줄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아무리 공기가 깨끗해져도 우리는 일상 속 삶에서 맑은 공기를 제대로 마시지 못하고 있다. 바로 코로나19 때문이다.

맑은 날에도 공기가 깨끗한 날에도 바이러스의 위협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다녀야 하기에, 이 얼마나 ‘웃픈’ 현실인가.

무엇보다 영농철 현장의 농민들은 얼마나 더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그냥 작업하는 것도 힘든 상황에서 마스크를 쓰고 일해야 하는 현실이 더욱 답답할 것이다.

우리는 언제쯤 마스크를 벗고 마음껏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온전한 일상생활을 즐길 수 있을까. 올해와 같은 봄철이 또 올 수 있을까. 더 이상 ‘웃픈 현실’이 계속 이어지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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