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기회다”…코로나19 뚫고 쌀 수출 기지개 펴
“위기는 기회다”…코로나19 뚫고 쌀 수출 기지개 펴
  • 이은용 기자
  • 승인 2020.04.21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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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쌀 수출 확대 승부수 던져 해외 진출 사례 ‘늘어’
일각 “쌀 수출 일회성이나 보여주기 식 도움 안 돼”

[팜인사이트=이은용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주요 식량 수출국들이 보호주의를 강화하면서 식량 수출 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

실제 인도, 베트남, 캄보디아 등이 쌀 수출을 줄이거나 중단했으며 러시아도 곡물 수출 금지 대열에 합류했다.

아울러 알제리,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필리핀, 미얀마, 북마케도니아 등도 일부 먹거리 및 농산물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내렸거나 시행 예정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지자체들은 ‘위기는 기회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쌀 수출을 확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코로나19를 기회 삼아 우리 쌀을 해외시장에 안전하게 정착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충남도는 쌀 수출 확대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도는 세계 식량 수출국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쌀 수출을 확대, 농가 소득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식량 위기 우려의 가능성이 희박하고, 자급률 또한 높아 가수요에 대한 가격 폭등 가능성이 낮을 것이라는 판단이 깔렸다.

그동안 충남 쌀 수출실적을 보면 ▲2018년 호주, 홍콩, 네덜란드 등에 357톤 74만 3000달러 ▲2019년 호주, 말레이시아, 이라크, UAE, 홍콩 등에 343톤 89만 9000달러를 수출했다.

올해는 3월말 기준 호주와 네덜란드, 이라크, 두바이, 프랑스 등에 180톤, 41만 3000달러 수출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2%의 수출 실적이다.

도는 쌀 수출 확대를 위해 수출의 기반이 되는 RPC 시설 현대화를 위한 고품질쌀 브랜드를 육성(2개소 79억 원)하는 동시에 벼 건조저장시설 지원(5개소 60억 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집진시설 개보수사업(7개소 27억 원)을 실시하고, 통합 및 노후 RPC(DSC) 시설 장비 지원(21개소, 47억 원) 등도 추진키로 했다.

아울러 충남쌀 우수브랜드 마케팅 지원을 통해 고품질 쌀을 생산하고, 포장재 개발 및 컨설팅, 홍보 및 마케팅 등도 중점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추욱 도 농림축산국장은 “충남 쌀이 수출 경쟁력을 한층 더 높여 나갈 수 있도록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앞서 경기 여주시도 미국에 여주쌀을 수출한 바 있다. 수출업체인 청송농산이 지난 6일 미국에 있는 한인마트 등지에 유통하게 될 대왕님표 여주쌀 5kg 400개(660만원 상당) 보냈다.

여주시는 이번에 수출되는 양은 샘플형식으로 나가는 물량으로 미국 현지의 반응에 따라 그 양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항진 여주시장은 “우리나라 최고의 밥맛을 자랑하는 대왕님표 여주쌀이 미국 수출 길에 오르는 것은 여주의 농산물의 우수성이 수출되는 것”이라며 “여주시도 양질의 농산물이 다양한 루트를 통해 해외로 수출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경북 상주시도 수출 대열에 참여했다. 아자개영농조합법인은 지난 3일 아자개쌀 10톤(1,000포/10kg) 2400만원 상당의 살을 미국에 수출했다.

상주 아자개쌀은 올해 들어 호주에 세 차례 47톤(1억1300만원 상당)을 수출한 바 있다.

상주시는 코로나19 사태로 주요 쌀 수출국들이 4월부터 쌀 수출 중단을 선언한 만큼 앞으로 상주 쌀의 수출 확대를 위해 수출선 다변화를 모색할 방침이다.

상주시 관계자는 “기회는 어려움 속에서 찾아오듯이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상주 쌀을 더 많은 국가로 수출하고 전 세계인에게 상주 쌀의 맛과 품질을 알릴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전북도를 비롯해 많은 지자체에서도 쌀 수출을 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당분간 미국을 중심으로 우리쌀이 계속해서 수출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각에서는 그동안 쌀 수출이 정부나 지자체, 농협에서 일회성이나 보여주기 식 행사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실제로 성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쌀 유통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수출 기회가 늘어났지만 현지 유통업체들은 우리 쌀을 판매하고 싶어도 매번 일회성 행사로만 가끔 쌀이 들어오다 보니까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해서 우리 쌀에 대한 관심과 신뢰가 떨어진 상황”이라며 “이런 행태의 거래가 지속된다면 이번에도 우리쌀이 세계 시장에서 자리 잡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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