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맛남의광장' 재현한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코로나 위기 '농업 헬퍼'로 나선 박원순 시장
'제2맛남의광장' 재현한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코로나 위기 '농업 헬퍼'로 나선 박원순 시장
  • 박현욱 기자
  • 승인 2020.04.21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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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남의 광장에 출현한 백종원 대표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통화하고 있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출처 : SBS)
지난해 12월 맛남의 광장에 출현한 백종원 대표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통화하고 있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출처 : SBS)

[팜인사이트=박현욱 기자] 지난해 연말 공중파에서 방송된 '맛남의 광장'이란 프로그램은 농업계의 '핫이슈'였다. 외식업계 신으로 불리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강원도의 감자 농가를 방문, 유통업계의 큰 손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통화하면서 가격이 폭락해 폐기 위기에 처했던 감자를 구해냈기 때문이다.
 
단순한 이벤트 성격이었던 해당 프로그램은 국내 농업이 유통과 얼마나 긴밀한 관계를 맺는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 됐다. 해당 프로그램이 전파를 탄 후 유통은 '이익만 추구하는 집단'이란 이미지를 탈피하고 농업과 상생할 수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선사했다.
 
나아가 생산과 소비 사이의 연결고리에만 그쳤던 기존 유통 역할에 '상생'이라는 새로운 숙제를 남겼다. 농업에도 착한 소비, 윤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가 코로나 여파로 폭풍처럼 몰아치고 있다.
 
여기에 소상공인이나 사회적 약자에 큰 관심을 보이는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이 유통을 진두지휘하면서 탄력을 받고 있다. 서울특별시는 농업의 심장인 도매시장을 관리하는 주체로 국내 1, 2위 시장인 가락동농수산물시장과 강서농산물시장을 관장하고 있는데 강서시장에서 '제2의 맛남의광장'을 실천하면서 새로운 상생 유통의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는 것이다.
 
강서시장 관리 주체인 서울특별시농수산식품공사는 도매 유통인 시장도매인, 소매 유통인 중소마트와 삼각편대를 이뤄 학교 급식이 막혀 판로가 없어진 농가 돕기에 나서고 있다.
 
서울시공사 강서지사는 지난 13일 경기도 여주시의 G마크(경기도 우수식품 인증) 친환경 농산물 재배 농가에 도움을 주고자 노계호 강서지사장, 임성찬 한국시장도매인연합회장, 차길동 한국마트협회 이사, 김용현 푸마시 대표, 이항진 경기도 여주시장과 온라인에서 만나 머리를 맞댔다. 시장도매인연합회에서는 우선 사과 200박스 물량을 소화했고 이후에도 고구마, 단호박 등 출하 품목을 확대에 나갈 방침이다.
 

지난 13일 경기도 여주시의 G마크(경기도 우수식품 인증) 친환경 농산물 재배 농가에 도움을 주고자 임성찬 한국시장도매인연합회장, 노계호 강서지사장, 차길동 한국마트협회 이사, 김용현 푸마시 대표가 이항진 경기도 여주시장과 화상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
지난 13일 경기도 여주시의 G마크(경기도 우수식품 인증) 친환경 농산물 재배 농가에 도움을 주고자 임성찬 한국시장도매인연합회장, 노계호 강서지사장, 차길동 한국마트협회 이사, 김용현 푸마시 대표가 이항진 경기도 여주시장과 화상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

경상북도 의성군에서 버려지는 감자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간 것도 이들이다. 서울시공사와 시장도매인, 마트협회는 약 60톤가량의 '저장감자'를 공수해 팔아치웠다. 여기에 경상북도농식품유통교육진흥원이 물류비까지 제공하는 등 측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는 후문.
 
조은기 경북농식품유통교육진흥원장은 "지금까지 경북도내 농가들이 코로나로 인해 많은 고통을 받고 있다"면서 "진흥원이 올해 학교 급식으로 나가지 못해 경영난을 겪고 있는 농가 50곳을 지원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3월 11일부터는 유통상담센터를 가동, 유통이 어려운 농가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경호 서울시공사장도 경상북도 농산물 유통에 최대한 도움을 줄 것이라는 의견을 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각계각층의 노력에 박원순 시장은 일회성에 그치지 않는 지속 가능한 선순환 유통 시스템을 만들라고 지시하면서 유통의 공적 기능에 주목하고 있다. 김경호 서울시공사장과 노계호 강서지사장은 경매가 아닌 대안 시스템을 만드는 데 중지를 모으고 특수 목적의 시장도매인이나 소분 가공과 같은 특수 목적 마케팅 유통인 육성 등 새로운 시도를 기획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대격변기를 겪고 있는 유통업계가 '농업 헬퍼'를 자처한 박 시장과 국난 극복의 위기를 넘기며 '상생'을 겨냥한 유통의 청사진을 어떻게 그려낼지 주목되고 있다. 유통업계의 한 전문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분명 지금과는 다른 유통의 역할을 주문할 것"이라면서 “유통 트렌드에 맞춰 도매시장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현욱 기자(phw@faer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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