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김홍상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원장
[특별인터뷰]김홍상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원장
  • 이은용, 박현욱 기자
  • 승인 2020.05.12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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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대비해야…공익직불제 예산 늘려 나가야
관측사업 과거보다 발전, 더욱 정확성 높여 나갈 것
농정 틀 전환 구체적 전략-실천 방안 제시 등 역할 수행

[팜인사이트=이은용, 박현욱 기자] 올해로 42주년을 맞은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국내 유일 농업·농촌·식품산업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연구기관이다.

KREI는 특히 그동안 급격한 산업화와 개방화라는 여건변화 가운데서 우리나라 농정연구의 산실로 농업·농촌·식품산업 발전에 중요한 축을 담당해 왔다.

아울러 경쟁력 있고 지속가능한 한국 농업을 만들기 위해 연구원의 우수한 연구진들이 꾸준히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연구원의 주요 임무는 ▲중장기 및 단기 농림경제계획 및 정책수단에 관한 조사 연구 ▲농식품 정책에 관한 조사 연구 ▲농촌 복지증진 및 사회문제에 관한 연구 ▲국제 농업협력에 관한 연구 ▲농업관측을 통한 품목별 수급동향 및 중장기 전망 연구 ▲농림업 정책의 국민 이해증진을 위한 조사연구 및 대국민 여론조사·홍보 등의 임무를 수행 중이다.

이처럼 농업·농촌·식품산업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연구원의 수장인 김홍상 원장에게 최근 현안과 앞으로 연구원 발전 방안 등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코로나19가 국내 농업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방안이 있다면.

우리나라는 주요 곡물에 대해 2/4분기까지의 소요 물량을 확보했으며, 쌀 재고의 경우 수확기까지 충분한 상황이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큰 피해는 없겠지만 주요 수출국의 수출제한 등 불확실성에 대비할 필요는 있다.

코로나가 국내 농업에 미치는 영향은 우선 학교 개학 연기로 학교급식 계약재배 친환경 농가들은 판로 확보가 어려워지고 소비 감소 피해가 발생했다. 반면 가정 내 소비가 확대되면서 생협과 같은 집 근처 매장의 신선농산물 및 친환경 농산물 매출은 확대됐다.

또 학교 졸업식과 입학식 등 학교 행사 취소로 꽃 판매 수요가 급감했다. 실제로 2020년 1~3월 주요 화훼류 거래량과 가격이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HMR 구매, 직접조리, 배달/테이크아웃 이용을 통해 식사를 해결하는 경향은 증가하고 외식업체 이용횟수는 현저히 감소했다.

특히 지역사회 감염 등의 우려로 내국인 농업 인력공급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있지만 경기침체로 인해 타 부문(제조업·서비스업 등)에서 농업으로의 인력 유입이 나타나 노동 공급이 증가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에 따른 농업부분의 대응방안으로 학교급식에 납품하는 계약재배 농가들에 대해 친환경농산물 꾸러미의 온라인 등 판촉 지원, 직거래자금 대출금리 인하, 친환경농산물 재배농가 특별 경영자금 지원 등을 고려할 수 있다.

아울러 화훼류 거래량 증대를 위해 화훼류를 거래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마련해 각지의 화훼를 저렴하게 인터넷 구매할 수 있도록 조치할 수 있으며, 농식품부에서 전개하고 있는 ‘1테이블 1화환’ 운동을 전체 공공기관으로 확대, 경조사 시 화환·조화 보내기 적극 동참 홍보 등의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더불어 외식업체에 대해서는 세금 및 각종 수수료 감면, 실업 방지를 위한 인건비 지원, 소비 및 구매 환경변화를 고려해 포장용기 보급 및 배달료 지원, 임대차 계약서에 근거한 임대료 직접 지원 등이 필요하다.

인력공급은 적시에 이뤄질 수 있도록 기존 공공 농업고용서비스(일자리 소개·알선)를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보건소 등과 연계해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체계적인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공익직불제 도입으로 인한 변화와 안착되기 위한 방안이 있다면.

농가입장에서 소농 직불이 도입되면서 일정요건을 갖춘 소규모 농가는 직불금 수령액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규모가 큰 농가들도 최소한 과거 평균수령액 보다는 줄어들지 않고 대부분 늘어날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 밭 농업 농가의 혜택이 상대적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직불금 수령을 위한 준수의무가 강화돼 농가도 농업·농촌의 공익증진을 위해 노력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준수의무 강화로 개편의 성과가 당장에 크게 나타나지 않을 수 있지만 농업·농촌의 지속가능성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번의 공익직불제로의 개편은 다소 미진한 부분이 있을 지라도 큰 틀에서 농정패러다임 전환에 부응하도록 직불제라는 제도의 틀을 통합적 관점에서 개편했다는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공익형 직불 예산에 있어서도 기존의 직불제 체계를 공익형으로 전환하고 준수의무를 도입하는 수준에 맞춰졌다고 본다.

따라서 향후 준수의무를 강화하고 농업·농촌을 아름답고 국민들이 머물고 싶은 곳으로 만드는 선택 직불을 확대할 필요가 있으며 농업예산 조정과 더불어 필요하다면 추가예산 확보 등을 통해 직불예산비중을 늘려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직불금은 실경작자에게 지급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실경작자 확인을 보다 철저하게 시행하고, 농지임대차 거래가 투명하게 관리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정비 등을 통해 직불금이 실제 농업에 종사하는 분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공익직불제 관련 성과지표를 개발하고 주기적으로 공표해 국민들이 공익직불제로 개편을 공감하고 인식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관측 사업에 대한 평가와 발전 방안은.

관측정보의 생명은 정확성과 적시성이다. 정보가 정확하지 않다면 믿을 수 없을 것이고, 아무리 정확하다 해도 너무 늦게 생산된다면 수급조절에 활용할 수 없을 것이다.

이 두 가지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 관측본부는 조사의 정확성을 높이는 일과 조사된 정보를 활용한 분석의 신뢰성을 높이는 일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축산 부문에서 한우나 양돈은 이력 자료가 있기 때문에 생산규모에 대한 비교적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 반면 원예 작물은 매년 재배면적 변동이 크고, 통계청의 정보는 그 공표 시기가 늦어 수급에 활용하기 어렵다.

이 같은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관측본부에서는 각 품목별 표본 농가를 확보해 재배의향, 재배면적, 작황, 생산량 등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이 표본농가의 수가 1만 5,000명에 달하고 있어 다양한 산지 정보를 주기적으로 확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올해부터 무, 배추, 마늘, 양파, 건고추 등 주요 5개 채소류는 기존 전화조사와 병행해 실측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실측조사는 조사원이 직접 농가와 포전을 방문해 재배면적, 작황, 생산량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전화 조사에 비해 정확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확하게 조사된 자료를 근거로 예측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과거에는 5년 단위로 조사하는 농업 총 조사를 근거로 표본 농가를 설계했으나, 산지의 변화를 적시에 반영하지 못한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부터 농업경영체DB를 기준으로 표본 농가를 설계하고 있다.

또한 품목별 예측 모형의 예측력을 높이기 위해 기상, 생육 등의 정보를 광범위하게 활용한 품목별 예측 모형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기존 모형연구팀에 품목 모형을 개발하는 전문 인력을 추가로 채용해 품목 모형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처럼 관측본부가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기후변화, 소비패턴 변화 등이 워낙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100% 완벽하게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현재의 관측 체계는 과거에 비해 정확도가 크게 향상됐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며, 앞으로도 관측의 정확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

-그동안 연구원이 자랑할 만한 연구가 있다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농업·농촌분야 유일의 국책연구기관으로서 정부의 국정과제 수행을 지원하기 위해 연간 130여 건의 연구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강조돼 온 농정 틀 전환을 위해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대표적인 연구 성과로는 대통령이 강조하신 다섯 가지 농정 비전과 관련해 수행한 과제들을 꼽을 수 있다.

우선 사람과 환경 중심의 농정 구현을 위해 ‘직불제 중심의 농정방향 개편 연구’를 수행했고, ‘포용사회 실현을 위한 농산어촌 유토피아 조성’ 등의 연구를 통해 살고 싶은 농촌 만들기를 위한 정부의 농정 추진을 지원했다.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농산물 수급 안정을 위해서는 현재 수행중인 ‘생산자 조직의 역할 제고와 농산물 유통정책 개선방안 연구’를 통해 연구원이 기여하고자 한다.

또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농업·농촌 대응전략 연구’와 ‘스마트 농업 육성방안 연구’를 통해 농산업 혁신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고자 노력했으며,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 제공 체계 구축을 위해 ‘국가 먹거리 종합전략 수립방안 연구’, ‘지역 푸드플랜 실태와 정책과제’ 등을 수행한 바 있다.

-앞으로 어떤 연구를 수행할 계획인지.

올해는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 강조된 ‘농정 틀 전환’의 원년이라 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대통령은 ‘2019 타운홀미팅 보고대회’를 통해 ‘사람과 환경 중심의 농정 구현’, ‘살고 싶은 농어촌 만들기’, ‘농수산물 수급관리와 가격시스템 선진화’, ‘신명나고 스마트한 농어업 만들기’, ‘푸드플랜을 통한 안전한 먹거리 제공’이라는 다섯 가지 농정비전을 제시했다.

올해는 세부실천 계획 수립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예산·재정, 추진체계, 혁신적인 제도 기반 정비 등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이며, 이 과정에서 우리 연구원은 농정 틀 전환을 위한 구체적인 전략과 실천적 방안을 제시하는 국책연구기관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고자 한다.

이와 함께 연구원은 다양한 사회, 경제적 어젠다 및 농정과제에 대한 선제적 발굴과 대응을 강화해 나가고자 한다.

먼저 지속가능한 농업·농촌을 위한 연구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이를 위해 도입된 공익직불제의 목표와 운용방향 명확화, 다양한 선택형 직불의 확대, 정책 사업 및 예산의 조정, 성과지표 제시와 관리 등을 위한 연구를 수행할 필요가 있다.

기후변화 대응과 농어촌 자원보전 및 환경성 강화 관련 연구도 중요하다. 이와 관련해 연구원은 농림업부문 녹색경제 활성화방안을 모색하는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또한 저출산·고령화 등 한국의 사회변동에 대응한 농산업촌의 역할을 모색하는 연구, 4차 산업혁명 시대 혁신성장의 핵심인 데이터 경제를 농업부문에서 활성화하기 위한 연구, 포용사회의 실현을 위한 농업·농촌 일자리 확장과 안정화 방안 연구, 코로나로 인한 경제·사회 변화에 대응한 농업·농촌의 과제에 관한 연구 등을 수행할 방침이다.

마지막으로 농업·농촌 여건 변화와 농정 어젠다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내실 있는 연구 성과를 창출하고자 지난 2월 조직개편을 통해 연구본부체제를 연구부서 체제로 전환하고 연구부서의 명칭도 변화를 줬다.

또한 더욱 유연하고 적극적인 현안 대응과 협업을 위해 공익직불연구단, 농식품가치사슬연구단, 포용성장·균형발전연구단, 지속가능축산연구단, 푸드플랜연구단, 평화·신남방·신북방연구단 등 6개 연구단을 신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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