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인터뷰]도시청년들의 좌충우돌 농업 체험기
[현장인터뷰]도시청년들의 좌충우돌 농업 체험기
  • 이은용 기자
  • 승인 2020.05.13 1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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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왕좌왕 어렵고 힘들지만 농업이 재미있고 좋아요”
“코로나-기후변화 등 대비 식량안보 우리가 책임진다”
아직 배울 것 많지만 사명감 가지고 농업 파수꾼 될 것
이새빛-함성운 한농대 식량작물과 학생

[팜인사이트=이은용 기자] 2030세대들이 농업과 농촌에 관심을 가지기 어렵다. 특히 도시에 사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농업의 가치, 농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전문 농사꾼이 되기 위해 농촌에서 좌충우돌하고 있는 도시청년들이 있어서 화제다.

최근 충남 서산에 위치한 서산간척지영농조합에서 현장실습 교육을 받고 있는 국립한국농수산대학 학생들이 그 주인공들이다.
 

사진 왼쪽부터 이새빛, 함성운 학생
사진 왼쪽부터 이새빛, 함성운 학생

서울 은평구에 살고 있는 이새빛(21세) 학생과 대전 둔산동에 살고 있는 함성운(22세) 학생은 한농대 식량작물과 동기이자 친구다. 이들의 꿈은 농부가 되는 것이다.

특히 이들은 농업과 농촌에 전혀 연고가 없는 도시전형으로 뽑힌 학생들이라는 점에서 국내 수많은 농업 후계자와는 결이 달랐다.

이들은 또래 학생에 비해 크게 다른 점을 찾을 수 없었지만 이들이 가진 사고와 가치관은 분명 특별했고, 확고했다.

이새빛 학생은 고등학교 2학년 시절 농업과 관련된 대학교를 가야겠다는 생각을 품고 학교를 찾던 중 한농대에 입학하게 됐다고 한다.

“어렸을 때 집 옥상에서 할아버지가 뽕나무와 대추나무 등 각종 작물을 키우시는 모습을 보고 자랐어요. 할아버지를 도와주면서 작물을 키우는 재미에 빠지게 됐고, 직업으로서 농부도 괜찮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래서 고등학교 2학년 때 농업 관련 대학을 찾던 중 한농대가 여러 조건 면에서 괜찮아 보여 입학에 이르게 됐어요”

함성운 학생도 고등학교 1학년 때 농업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면서 한 교사의 권유로 한농대를 알게 돼 입학까지 하게 됐다고 한다.

“외할머니께서 충남 금산에서 인삼 농사를 크게 짓고 계시는데, 외가에 놀러 가면 농사를 도와 드리는 게 재미있고, 자연에서 생활하는 게 즐거웠어요. 그러다가보니 농업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한 선생님이 농사 지으려면 한농대에 가라고 하셔서 알아보니까 저한테 딱 알맞은 곳이라고 생각해서 입학하게 됐어요.”
 

학생들이 못자리 작업을 하고 있다.
학생들이 못자리 작업을 하고 있다.

이들에게 한농대는 금상첨화였다. 학비와 기숙사 모두 국가 지원으로 운영되고, 전문 농업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이기 때문.

이새빛 : “무엇보다 학비와 기숙사비가 안 들어가는 게 좋았어요. 부모님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공부에 전념할 수 있고, 무엇보다 학교 밥이 맛있어서 좋아요. 물론 졸업 후 부담감은 있지만 이곳에서 열심히 배워 훌륭한 농사꾼으로 성장하는데 최적의 장소라고 생각해요.”

함성운 : “학비가 안 드는 게 제일 큰 좋은 점이에요. 집에서도 굉장히 좋아하셨어요. 새빛이가 말한 것처럼 밥맛은 최고라고 인정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 놓고 배우고 싶은 공부를 집중해서 할 수 있다는 게 좋아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농부가 되고 싶어요.”

무엇보다 이들은 또래 학생들이 생각하지 않고 있는 농업과 관련된 현안이나 문제 등에 관심을 가지면서 자신들이 농업의 파수꾼이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다.

이새빛 :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특히 식량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가들을 뉴스 등을 통해 알게 됐어요. 이런 전염병 사태나 지진, 기후변화 등 각종 요인으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식량 확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도 식량자급률이 쌀을 빼고는 높지 않기 때문에 위험에 빠질 확률이 있다고 생각하니까 공포감이 몰려왔어요. 문제는 농촌지역 고령화가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농사를 지을 사람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책임감을 가지고 농업의 파수꾼이 돼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함성운 : “만약에 농촌지역에 농사를 짓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 해봤는데 막막함을 느꼈어요. 우리나라에서 식량을 구할 수 없게 된다면 결국 모든 것을 수입 해다가 먹어야 한다는 것인데. 다른 나라에 식량주권을 빼앗기는 거잖아요. 이렇게 되면 식량 수출국들에 의해 우리의 먹거리가 맡겨지고, 식량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아 서민들이 식량을 구하기 힘들어 지는 상황이 올 것으로 생각하니까 농업이 굉장히 중요한 우리나라의 필수산업이라는 것으로 깨달았어요.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배워 우리나라 농업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학생들이 이앙작업을 하고 있다.
학생들이 이앙작업을 하고 있다.

이들은 현장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하나하나 농업 현장에서 필요한 기술과 요령 등을 익히고 있다. 힘들지만 이들에게 꼭 필요한 체험 교육이다.

이새빛 : “농업이 노동집약적인 산업인지 현장에서 알았어요. 사람의 노동력이 일정 부분 투입되지 않으면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래도 이곳은 기계화가 잘 된 곳이어서 크게 힘이 들지 않아 재미있게 교육을 받고 있어요. 특히 현장에서 삼촌들이 어렵고 힘든 일은 거의 시키지 않지만 가까이에서 필요한 기술과 요령을 습득할 수 있어서 나중에 직접 농사를 지을 때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함성운 : “솔직히 말하면 금산의 할머니 댁에서 일하는 것에 비해 이곳이 기계화가 잘 돼 있어 별로 힘들지 않아요. 처음에는 우왕좌왕 하면서 정신이 없었는데 삼촌들이 자상하게 잘 가르쳐주셔서 잘 배우고 있어요. 무엇보다 하나하나 직접 배울 수 있어서 분명 우리들에게 큰 소중한 자산이 될 것 같아요.”

이들은 농업을 직접 체험하면서 제대로 된 노동의 가치를 알게 돼 학교 졸업 후 반드시 농사를 짓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새빛 : “저의 꿈은 스마트한 농부가 되는 거예요. 일을 할 때는 열심히 일하고 휴식을 취할 때는 잘 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거예요. 특히 농업의 최신기술을 습득해 현장에 접목시켜 작업의 효율성을 더 극대화하는 노력을 할 생각이에요. 아울러 기후변화에 대비할 수 있게 공부도 할 생각이고, 학교 후배들이나 귀농인에게 귀감이 될 수 있는 농부로 성장하도록 노력할게요.”

함성운 : “이곳에서 일을 하면서 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알게 됐어요. 그래서 저는 소 같은 농사꾼이 될 생각입니다. 욕심을 부리지 않고 일한 만큼 벌고 정직하게 농사를 짓고 싶어요. 요즘은 정직하게 일하는 사람이 대우를 받지 못하는 사회인데, 제가 솔선수범해서 노동의 가치를 높이고 싶어요. 특히 국민들에게 질 좋고 건강한 농산물을 생산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는 농부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모처럼 도시청년들이 농업과 농촌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미래를 고민하는 청년들이 농업에서 꿈과 희망을 펼칠 수 있도록 사회적 관심과 제도적 보완이 더욱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