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칼럼] 칭찬받는 COVID-19 방역과 비난받는 ASF 방역 행정
[편집자 칼럼] 칭찬받는 COVID-19 방역과 비난받는 ASF 방역 행정
  • 김재민
  • 승인 2020.05.22 1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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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도 기준도 없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 행정에 질타 쏟아져
농림부 내 방역 조직 보건복지부 보다 배 이상 큰데도 '복지부동'
대한한돈협회 소속 농가들은 아프리카돼지열병 입식과 관련해 정부가 명확한 입장을 취해 줄 것을 요구하며 청와대와 농림부 앞에서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대한한돈협회 소속 농가들은 아프리카돼지열병 입식과 관련해 정부가 명확한 입장을 취해 줄 것을 요구하며 청와대와 농림부 앞에서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코로나 19의 성공적인 통제로 인해 요즘 ‘K 방역’이라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주요 언론과 방송을 통해 소개되고 있다.

대구 신천지교회의 슈퍼전파로 인해 한때 고전했던 우리 방역 당국은 질병관리본부를 중심으로 한 국가 단위 방역 역량에 국민의 적극적인 협조 그리고 의료진들의 헌신이 이어지면서 성공적으로 코로나 19를 관리해 낼수 있었다.

특히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 실시의 성과는 이른바 셧다운 없이 코로나 19 확산세를 잠재우는 데 성공했고, 이후 생활방역으로의 전환도 국민이 이해할만한 수준에서 이뤄지면서 일상으로의 복귀가 가능해지고 있다.

이 같은 성과는 우리가 선진국이라며 선망의 대상으로 삼았던 미국을 비롯한 EU 여러 나라가 우리나라의 방역 메뉴얼의 공유를 요청하기 시작했고, 병원 내 감염을 막기 위한 감염병 선별진료소 운영, 검사시간을 단축하는 드라이브스루, 워킹 스루 방식의 검사 방법 도입 등을 여러 나라에서 도입하면서 우리의 방역 행정이 세계적 수준에 와 있다는 칭찬을 받고 있다.

이러한 성공스토리가 가능했던 것은 사스와 메르스와 같은 감염병에 대응했던 경험과 각 감염병 발병 당시 문제로 지적됐던 부분을 보완하여 감염 질병 대책을 세워온 철저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상황마다 방역 주체들이 어떻게 행동하고, 또 국민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명확히 했고, 질병의 봉쇄를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의 시행과 강도를 상황에 맞게 조절하는 등 치밀함을 보여줬다. 또 생활방역으로의 전환을 위해서도 어느 수준에서 결정할지 원칙을 세우고 이를 이행한 강력한 정부의 의지가 있었고, 국민들의 경제적 손실과 불편이 언제쯤 마무리될 수 있을지 예측 가능한 지침이 국민에게 주어질 수 있었다.

대한한돈협회 소속 농가들은 아프리카돼지열병 입식과 관련해 정부가 명확한 입장을 취해 줄 것을 요구하며 청와대와 농림부 앞에서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방역당국의 코로나19 대처는 세계적 찬사를 받으며 세계의 찬사를 받고 있는 반면, ASF 방역 행정은 투명성도 원칙도 없는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코로나 19 방역의 백미는 지난 4월 6일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 정례 브리핑에서 밝혔던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에서 ‘생활방역 체계’로 전환하기 위한 세 가지 조건을 밝혔던 때이다.

김 본부장은 먼저 하루 평균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가 50명 이하로 안정되고, 두 번째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가 일주일 평균 전체 확진자의 5% 미만으로 유지되고, 치료 중인 환자의 규모가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4월 5일 0시 기준 격리된 환자가 3500명이었기 때문에 1700명 수준까지 줄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 같은 기준을 밝힌 지 정확히 1개월 뒤인 5월 4일 정부는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 종료를 선언하고 ‘생활 속 거리 두기’로 전환한다고 발표하고, 대신 국민이 지켜야 할 5대 수칙을 발표하였다.

이렇게 원칙을 세우고 국민과 함께 실천해 나가고자 하는 노력의 결과는 전 세계의 찬사로 이어졌고, 우리 방역 시스템과 용품이 해외로 수출되는 등의 부수적 효과도 얻고 있다.

이와 달리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 행정은 같은 정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것이 맞을까 싶을 정도로 기준도 원칙도 없다는 원성을 사고 있다.

8개월째 집돼지에서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하지 않았는데도 고강도의 규제인 입식 제한을 8개월째 이어가고 있고, 입식을 위한 조건이나 로드맵도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다.

농가들에게 방역 규칙과 시설 등의 조건을 공지하고 이행 여부에 따라 입식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 8개월 동안 우리 양돈 농가들은 혹시나 있을 추가 발병에 대비해 방역 시설을 보완하고 철저한 방역수칙을 지킨 결과 지난해 마지막 발병 이후 8개월 가까이 ASF가 발병하지 않았다.

특히 화천 등 일대에 야생멧돼지에서 ASF가 계속 발병하지만 인근 돼지농장은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이 정도라면 정부는 양돈 농가들이 아프리카돼지열병 등 악성 가축으로부터 농장을 지킬 수 있는 수준에 왔다고 판단하고 입식에 앞서 전체 농가와 관련 조사즐에게 ASF 차단방역을 위한 방역규칙, 시설기준을 제시하고, 두 번째 예방적 살처분 농가와 발병 농가의 준비상황 등을 최종 점거해 입식 여부를 결정하는 원칙이 마련됐어야 한다.

그리고 만약 농장 내부와 외부의 상황을 점검한 결과 발병 위험이 커 장기간 입식을 제한할 합리적 근거가 있다면 입식 제한에 따른 경제적 손실을 확실하게 보장해 주거나, 동시에 입식을 제한하는 요소를 개선해 나가는 적극적 행정이 필요해 보인다. 농장의 시설 등이 문제라면 시설을 보완하도록 컨설팅하고, 멧돼지가 정말 문제라면 야생멧돼지 ASF 근절 계획이라도 밝혀야 했었다.

단순히 농장 운영을 하지 못하게 하는 방식으로 방역 행정을 펼칠 거라면 농림부 내에 방역정책국은 왜 만들었는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과거 방역 조직은 농림부 축산국 내에 1개 과로 운영되다가 2개 과로 확대되었고, 문재인 정부 들어 3개 과로 구성된 방역정책국이 만들어졌다.

중앙부처 내에 조직의 크기나 위상으로 보면 코로나 19와 같은 감염병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보건복지부 내 조직보다 더 크다 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 내 감염병 관련 정책은 공공보건정책관 산하 질병정책과에서 맡고 있다. 질병정책과는 감염성 질병 이외에도 다른 수많은 질병 관련 업무를 맡고 있어 농림부 방역정책국의 업무량이나 범위와 비교한다면 곱절 이상이 될 것이다.

문제가 되면 그냥 살처분해 버리면 되는 가축의 감염성 질병과 달리 사람을 상대로 하는 방역 행정은 감염자에게 진료라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 더욱 민감하고 섬세함이 필요하다.

하는 업무량보다 조직도 크고 인원도 많은 농림부가 명확한 기준이나 로드맵조차 제시하지 못하고 일부 발병지역 농가의 셧다운만 강요하고 있는 것은 매우 불합리한 처사라 할 수 있다.

한마디로 현재 ASF 방역 행정을 평가한다면 참담할 정도로 후진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

대한한돈협회 소속 농가들은 아프리카돼지열병 입식과 관련해 정부가 명확한 입장을 취해 줄 것을 요구하며 청와대와 농림부 앞에서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대한한돈협회 소속 농가들은 아프리카돼지열병 입식과 관련해 정부가 명확한 입장을 취해 줄 것을 요구하며 청와대와 농림부 앞에서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