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한국농어촌공사 김인식 사장
[특별인터뷰] 한국농어촌공사 김인식 사장
  • 김지연 기자
  • 승인 2020.06.09 1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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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업인에게 실질적으로 도움되는 공기업 청사진 그리다
제주농업용수 통합광역화사업 등 지역 맞춤형 사업 추진
안전·희망·미래·상생·현장경영…농어촌 사회적 가치 높인다
[팜인사이트=김지연 기자] 지난 한 해 동안 큰 가뭄은 없었지만 일부 지역에서 국지적 가뭄이 발생했고 태풍이 일곱 차례나 연이어 닥치는 등 농어촌에는 많은 일들이 있었다. 지난해 3월 취임한 한국농어촌공사 김인식 사장은 취임 1주년 기념 인터뷰를 통해 다양한 기후변화에도 안전한 농어촌을 만드는 것이 절실한 과제임을 실감했다며 포문을 열었다. 김 사장은 취임 후 전국 현장을 방문하면서 수렴한 의견을 바탕으로 경영비전을 수립했고 지난해 6월 ‘행복 농어촌 프로젝트 하이파이브’ 선포식을 열어 농민단체장들과 국민 앞에서 공표하는 자리를 가졌다. 지난 1년의 성과를 토대로 공사가 농어업인과 국민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공기업으로 새롭게 태어나기 위한 청사진을 그려보고자 다짐하는 김 사장을 코로나19탓에 뒤늦게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 모내기 등 본격적 영농기에 접어들었다. 안정적인 농사를 위한 수자원확보 상황과 대책이 있다면?

깨끗한 농업용수를 충분히 확보해 농업인에게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공사의 중요한 임무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지난 5월 18일 현재 전국 평균 저수율은 88%로 평년과 비교하면 약 111% 수준을 유지. 공사에서는 가뭄 걱정없이 농사지을 수 있도록 용수 확보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매년 하천에서 양수기를 통해 물을 끌어올리는 양수저류와 직접급수 등을 통해 가뭄 지역의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불어 기후변화 등의 영향으로 국지적 가뭄과 호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만큼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농어촌용수 관리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만큼 공사에서는 항구적 수자원 확보를 위해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물관리를 추진하고 있다.

가뭄 상습지역에 저수지, 양수장 등 수리시설을 설치해 가뭄 걱정없는 안전 영농기반을 구축하는 다목적 농촌용수개발사업(60개 지구)이 추진되고 있다.

이미 개발해 놓은 수리시설의 여유 수자원을 물 부족지역에 배분하고 활용해 지역・수계간 농업용수의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는 농촌용수 이용체계 재편사업(9지구)도 시행 중이다.

기존 관정 단위의 소규모 급수체계를 연계・확장해 여유 수량을 물 부족 지역에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안정적인 물 공급 체계를 마련하는 제주농업용수 통합광역화사업 등 지역 맞춤형 사업도 추진한다.

 

- 지난해 쌀 소비량이 역대 최저로 쌀 소비 감소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이 있다면?

1인 가구의 증가와 서구화된 식생활로 쌀 소비감소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쌀 공급 과잉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논에 타작물 재배 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는 쌀 공급과잉 문제를 해결해 쌀값 안정으로 농업인 소득을 증대하고 식량자급률까지 높이는 효과가 있다.

공사는 농업기반시설정비사업 전문기관으로서 논에서 타작물 재배가 가능토록 하는 농지범용화사업을 시범 추진하는 등 변화하는 국민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해 나가고 있다.

농지범용화사업은 시범사업을 통해 현재 성과를 분석 중이며, 올해 4지구로 시범사업을 확대 추진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경북 상주 한들지구 시범사업을 완료해 현재 성과분석 중으로 올해 신규 4지구(전북김제, 충북음성, 경남함안, 강원횡성)를 추가로 선정해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다.

또한 공공임대용 비축농지를 임차한 농가에게 계약기간(5년)동안 타작물재배를 의무화하고 재배기간 동안 임대료를 감면해 타작물 재배를 장려하고 있다.

- 다양한 농지 활용을 강조한 바 있는데, 농지은행 현황을 알고 싶다. 최근 3년간의 자료를 토대로 설명해 주신다면?

농지은행은 고령이나 은퇴농가, 도시민의 소유 농지 등을 확보해서 청년농이나 전업농 등에게 제공하는 사업으로 올해 연간사업비 1조원을 돌파하며 지속 확대 중이다.

주요사업으로는 맞춤형농지지원사업, 경영회생지원사업, 농지연금 등이 있다.

지난 2018년부터 농지은행사업 추진체계 개편을 통해 생애주기별(진입- 성장-전업-은퇴) 맞춤 지원을 실시하고 있으며 농업인의 영농정착과 경쟁력 강화, 노후생활 안정을 돕고 있다.

특히 공사가 충분한 농지를 확보해야 농업인에게 농지를 원활하게 빌려줄 수 있는 만큼 제도개선을 통해 현장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공사가 농업인뿐 아니라 비농업인 농지도 매입해 임대할 수 있도록 확대하고 소유주가 있는 농지를 농업인에게 연결해주는 수탁사업은 농지의 최소면적 제한을 폐지하는 등 시행령 개정이 추진 중이며 아직 시행령 개정안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본격적인 영농 시작 전에 임대차 계약을 완료하기 위해 시행령 개정 전이라도 우선 시행할 예정이다.

또한 농지임대수탁사업에서 임차인 선정 시, 기존농업인과의 임차 관계를 인정해 공고절차를 생략할 수 있도록 지침을 개선해 4050세대, 쌀전업농 등에게 농지임대 기회를 확대할 것이다.

- 농촌의 고령화로 인한 공동화 문제가 심각한 수준으로 젊은 농업인 유입이 절실한데 공사에서는 어떤 유인책을 준비하고 있는지?

농촌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농촌의 후계인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공사에서도 농업의 미래이자 후계인력인 청년농을 육성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경제력이 부족한 청년이 농업을 시작할 때 겪는 가장 큰 진입장벽이 바로 농지를 확보하는 것이기에 공사에서는 농지은행을 통해 청년농이 가장 어려워하는 농지 확보를 지원해 영농에 진입할 수 있도록 돕고 이후에는 전업농업인까지 성장할 수 있도록 진입, 성장, 전업 단계별 맞춤형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공공임대용 농지매입사업(前농지매입비축)을 통해 확보한 농지를 장기로 임대해주거나, 연 1%의 저리로 매매자금을 지원해주고 있다.

경영규모·영농경력이 일정 정도에 도달한 다음에는 농지매매 지원사업을 통해 농지 소유 기반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며 더불어 사업 참여의 편리성을 높이기 위해 농지은행 포털도 개편했다.

농지은행 사업 신청 시, 기존에는 공사에 방문해야 했지만 지금은 온라인신청이 가능해 인터넷에 익숙한 청년농들의 참여가 용이해졌다.

이후 공사는 청년농이 농촌에 굳건히 자리 잡고 농업을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 통합물관리 정책 시행으로 농업용수 수리권 논란과 농업용수 사용료 부과 등이 제기되고 있는데 공사의 대응 방향은?

국가 수자원 중 농업용수 비율이 약 41%로 높다 보니 통합물관리 정책이 시행되면서 농업용수에 대한 수리권‧사용료 부과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대한 농민들의 우려에 깊이 공감하는 바이다.

농업용수 수리권은 농업용수를 이용해 농사를 짓고 생활용수로 사용하는 등 ‘기존 농업용수 사용자들이 지속적으로 농업용수를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과거 민법 및 대법원 판례에서도 농업인들의 수리권은 보장받아 왔으므로 공사는 앞으로도 농업인들이 안정적으로 농업용수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대응할 것이다.

또한 농업용수 사용료 부과는 큰 실효성이 없을 뿐더러, 농업용 저수지가 과거 농업인들의 자부담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무리하게 추진할 경우 사회적 논란을 야기할 수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과거 사용료(조합비) 징수액은 300억원 수준으로 전체 유지관리비의 10% 수준에 불과하며 농민 대상으로 사용료 부과 업무에 오히려 투입비용 (행정‧인력)이 크게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많은 저수지들이 국가보조금(70%)과 수혜지역 농업인들의 자부담 (30%)으로 만들어짐에 따라 공사는 앞으로도 농업용수 수리권 및 사용료 부과 논란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예정이다.

- 공사의 해외사업 역사가 50년이 넘은 걸로 알고 있음. 향후 어떤 분야에 집중할 계획인지?

해외사업의 경우, 올해는 더욱 다양한 분야의 사업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지난 2월에 미얀마 정부가 발주한 미얀마 관개시스템 현대화사업을 수주했으며 추가적으로 신규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현지 해외 사무소를 통해 사업 정보를 파악 중에 있다.

인도네시아 서부지역 관개시설 개선사업과 에티오피아 지하수 관개사업 설계 및 시공감리 컨설팅사업 등이 있으며, 특히 에티오피아 사업은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 제안서를 작성 중에 있다.

지난 1월 공사법 개정으로 폭넓은 해외사업 참여가 가능해진 만큼 사업영역 확대를 위해 내부적으로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농식품부․ 해외 농업개발 관련 기관 등과 협조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공사의 기술력 강점을 살린 미얀마 안전진단 및 점검시스템 사업은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으로 농식품부에 제안해 통과한 상태이며 오는 2021년도에 착수할 예정이다.

또한 UAE사막에서의 벼 재배와 관련해 지난 1차 시험재배 시 모래를 걷어내고 방수 부직포를 까는 기술자문을 제공한데 이어 2차 시험 재배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농촌진흥청과 적극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이밖에도 어촌‧양식, 수질개선, 토양오염복원 분야에도 진출하기 위하여 내부적으로 검토 중에 있다. 앞으로 설계와 건설사업관리 능력을 동시에 보유한 공사의 강점을 바탕으로 우수 민간기업과 해외에 동반진출하고, 해외 농업‧농촌 발전에도 기여해 나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예정이다.

- 지방소멸, 농촌마을 붕괴 등이 우려되고 있어 농촌개발사업의 역할이 중요함. 농촌개발사업 추진 방향과 현장 우수사례가 있다면?

현재 농어촌은 인구감소, 고령화 등으로 지방소멸이 대두되는 가운데, 최근 귀농‧귀촌인이 지속 증가하는 등 농촌 공동체 유지에 긍정적 요인도 작용하고 있다.

이에 공사는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 △취약지역생활여건개조사업 △어촌뉴딜 300사업 등 지역개발사업을 추진하며 농어촌에 안전하고 쾌적한 정주여건을 개선하고 주민 소득 창출을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생활 밀착형 SOC사업을 통해 공동체를 유지하고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는 등 농어촌 지역발전의 마중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지난 2월 내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KRC 지역개발센터’를 지역본부별로 신설. 사업대상지 발굴부터 운영활성화 방안까지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경남 거창군의 ‘빙기실 마을’은 2019년 농식품부 주관 행복마을 콘테스트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등 지역개발사업 성공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주민 고령화로 활력을 잃어가던 빙기실마을은 △월성학습관‧캠핑장 조성 △주민역량교육 △‘깡통열차’ 체험프로그램 개발과 같은 사업을 추진하며 공동체를 회복하고 마을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

이 결과 작년 한 해 동안 약 3억5000만원의 마을 매출을 달성하고 3만8000여명의 도시민이 방문하는 관광명소로 탈바꿈했다.

앞으로도 공사는 ‘빙기실마을’과 같이 행복하고 활기찬 농어촌 조성을 위해 지역개발 전문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것이다.

- 급격한 기후변화에 따른 재해발생이 늘 상존하고 있다. 이에 대한 공사의 대응방안은?

기후변화로 갈수록 심해지는 태풍, 가뭄, 집중호우에도 농업인이 걱정 없이 농사지을 수 있도록 안전한 영농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2017년 기후변화 대응 전담조직을 신설했고 농업 농촌분야 기후변화 실태조사를 추진하며 다양한 대책 수립을 위해 노력해 왔다.

우선, 태풍‧호우 등으로 인한 침수피해를 줄이기 위해 배수갑문, 물넘이 확장으로 노후 시설물을 보강하는 개보수 사업을 추진 중이다.

과거의 홍수량을 기준으로 설계된 시설물들은 노후화됐을 뿐만 아니라 홍수 발생 시 재해 위험에 크게 노출될 우려가 있다.

이에 기후변화에 따른 홍수량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삽교방조제 배수갑문 확장 등 우선적으로 대형 기반시설에 대한 치수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더불어, 지역별 물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물관리를 추진하고 있다.

가뭄 상습지역에 저수지, 양수장 등 수리시설을 설치해 가뭄 걱정없는 안전 영농기반을 구축하는 다목적 농촌용수개발사업(60개지구)을 추진 중이다.

이미 개발해 놓은 수리시설의 여유 수자원을 물 부족지역에 배분하고 활용해 지역・수계간 농업용수의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는 농촌용수 이용체계 재편사업(9개 지구) 시행 중이다.

기존 관정 단위의 소규모 급수체계를 연계・확장해 여유 수량을 물 부족 지역에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안정적인 물 공급 체계를 마련하는 제주농업용수 통합광역화사업 등 지역 맞춤형 사업도 추진 중으로 자동 수위 계측 등 ICT 계측 정보 기반의 스마트 물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보다 과학적인 물 관리로 효율성을 높여 나가고 있다.

- 남은 임기 동안 중점 추진 사업 방향 및 공사 운영 계획은?

무엇보다 농어촌의 안전을 위한 공사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에 역대 최다인 7개 태풍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체계적인 대응을 통해 피해를 최소할 수 있었다.

이처럼 태풍을 비롯한 자연재해에도 안전한 대응체계를 마련하고 노후 수리시설 정비에 최선을 다하며 가뭄에도 걱정없는 항구적 수자원 개발과 지역별 맞춤형 물관리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아울러 이를 위한 작업현장의 안전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겠다.

농어업인과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는 공사가 되도록 체질을 개선하고 지난 1년이 공사가 공영을 실천하는 기관으로서의 기반을 다지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는 실질적인 성과가 도출되고 이 성과가 우리 농어촌의 새로운 변화로 나타나야 할 것으로 본다.

우리 공사의 모든 사업성과가 농업인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주요 정책결정에 농어업인 등의 참여를 확대하고 현장 중심의 경영체계로 공사의 체질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안전·희망·미래·상생·현장경영으로 농어촌의 사회적 가치를 높이고 농업인을 행복하게 하는 공공기관으로서 역할을 강화하는 것이 최종 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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