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칼럼] 효과적인 한우수급조절 방법
[편집자 칼럼] 효과적인 한우수급조절 방법
  • 김재민
  • 승인 2020.06.14 2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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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부, 한우 시장 실패 대비한 적극적 행정 필요
모든 사육 주체 사육 수수조절 사업 참여시켜야!
수급조절 목표 이루기 위해 수단 많을 수록 유리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산하 농업관측센터가 발표한 축산관측 6월호에서는 중기 한육우산업 전망을 통해 2021년 84만두, 2022년 92만두가 공급될 것으로 전망했다.

농업관측센터가 평년 공급량을 75만두 내외로 보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2021년 9만두가 2022년 17만두가 더 공급되는 것이어서 단기간에 소비가 많이 늘어나지 않으면 가격 하락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

중기 가격전망도 2021년 15000대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농림부의 한우공급과잉을 바라보는 태도
 

문제는 이 같은 수급전망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민간에서 계획 중인 수급조절 사업에 제동을 걸고 있다는 것이다.

한우협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미경산한우(암송아지)비육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내놨고, 농협은 경산우(번식우) 비육을 통해 수급을 조절하는 방안을 내놓았지만, 정부는 두 안 모두 불허한 상황이다. 두 안 모두 자조금을 활용한 참여 농가 장려금 지급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힌 것에 대해 문제 있다고 본 것이다.

농림부는 대신 번식농가들이 자율적으로 수급조절에 참여하면 우량 정액을 공급하는 것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재 송아지가격이 매우 높게 유지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번식 농가들이 수급조절 사업에 참여는 쉽지 않은데, 그 정도의 인센티브에 반응할지는 매우 회의적이다.

5년간 지속된 한우 및 송아지값 상승으로 한우축사에 대한 투자가 어느 때보다 뜨거워 아직도 입식 가능한 축사 여유가 있다는 게 업계의 전언으로 큰 소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송아지가격 강세는 몇 개월 더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있어 이렇게 되면 불황의 골은 더욱 깊어져 이후 큰 충격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이다.

 

비육농가엔 “수급조절 장려금 줄 수 없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전국한우협회는 2018년부터 암송아지 비육 사업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혀 왔다. 번식농가는 송아짓값이 높으므로 보유한 번식우를 도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다는 게 주된 이유다.

대신 우시장에 나온 암송아지를 비육농가들이 적극적으로 매입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게 대안이었다.

한우수급조절 Y를 달성하기 위한 공식은 다음과 같이 세울 수 있다.

 

Y(한우수급조절)=비육농가*암송아지

 

한우협회 안은 농림부가 제동을 걸면서 대신 번식 농가가 암송아지를 비육하면 장려금을 지급하는 쪽으로 후퇴했다.

 

Y(한우수급조절)=번식농가*암송아지

 

이 사업은 비육을 할 만한 공간을 확보한 농가가 많지 않기 때문에 농가들의 큰 호응을 얻지 못해 2019년 목표로 했던 1만 두를 모두 달성하지 못했다. 번식 농가들은 30만 원의 장려금을 받는 것보다 암송아지를 번식우로 사육하는 게 더 높은 소득을 올리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농림부는 미경산우 비육 사업의 효과가 없다는 뜻을 견지하고 있다. 수급조절 주체를 비육에 관심 없는 번식 농가로 한정한 것이 사업 효과를 반감시킨 가장 큰 이유임에도 농림부는 효과 없는 사업을 추진한 한우협회를 탓하고 있다.

농림부는 지금까지 전체 농가로부터 갹출해 조성한 한우자조금으로 비육 농가에 장려금이 가는 것에 대해 알레르기 반응을 보여 왔다. 하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자조금 조성에 가장 크게 기여를 하는 쪽은 비육농가들이다. 자조금이 한우를 도축할 때마다 일정 금액을 떼어내는 방식으로 조성되기 때문이다. 번식농가는 경제수명이 다한 암소만을 시장에 내놓고, 그마저도 도축장에 내기보다는 우시장이나 소 장수에게 출하하는 경우가 많아 자조금을 직접 납부하는 농가는 많지 않다.

그런데도 자조금 납부에 가장 크게 기여를 하고 있는 비육 농가에 장려금이 지급되는 게 불합리하다는 의견을 내놓는 농림부의 태도 또한 이해하기 어렵다.

 

효과적인 수급조절 방안

 

사실 수급조절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비육 주체를 누구로 할 것이냐의 논란은 무의미 하다.

번식농가든 비육농가든 모두 암송아지 비육에 참여시키는 게 수급조절이라는 목표를 이루는 데 효과적이다.

이를 공식으로 세우면 다음과 같다.

 

Y(한우수급조절)=번식농가*암송아지+비육농가*암송아지

 

하지만 지금과 같이 불황이 코앞인 상황에서 번식농가, 비육농가, 송아지, 번식우를 따질 상황이 아니다. 모든 주체가 적정한 숫자까지 번식 가능한 개체를 줄이는 데 참여시킬 필요가 있다.

이를 공식으로 세우면 다음과 같다.

 

Y(한우수급조절)=번식농가*암송아지+비육농가*암송아지+번식농가*번식우+비육농가*번식우+일관농가*번식우+일관농가*번식우

 

위의 식은 전체 한우농가가 전부 참여하는 방식이니 식을 다음과 같이 간소화할 수 있다.

 

Y(한우수급조절)=전체한우농가*암송아지+전체한우농가*번식우

 

목표를 이루기 위해 수단이나 방법은 많을수록 좋다.

지금까지 농림부를 비롯한 한우업계는 수급조절 방법, 수급조절사업 대상을 놓고 갑론을박했다. 경산우를 비육시킬지 미경산우를 비육시킬지를 놓고, 또 비육 주체를 번식농가로 할지 비육농가로 할지를 두고 마찰 해왔다. 특히 농림부는 비육농가에는 장려금을 줄 수 없다는 이상한 교조주의에 빠져 수급조절사업을 방해만 해왔는데 당장 철회될 필요가 있다.

지금은 비상사태다. 누구의 안이 좋은지, 누구를 대상으로 할지를 고민하지 말고 전 한우업계가 수급조절 사업에 동참할 수 있도록 농림부의 더 적극적인 행정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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