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2] 고려동물병원 하현제 원장
[사례2] 고려동물병원 하현제 원장
  • 김재민 기자
  • 승인 2020.07.06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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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팜 기술 접목하면 “수의사·낙농목장 투잡도 가능합니다”

[팜인사이트=김재민 기자] 고려동물병원 하현제 원장은 대가축 전문 수의사로 유명한데 그의 진료 솜씨보다 더 주목받는 것은 착유우 100두 규모의 낙농목장을 경영하면서 수의사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착유우 100두 규모면 후보 축까지 포함하면 200두 정도 소를 사육하고 있는데, 이 정도 규모면 목장 경영에 많은 시간을 쏟을 수밖에 없어 동물병원과 목장의 겸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하현제 원장이 운영하는 고려동물병원은 안성을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주로 가축개량에 관심을 가졌는데 가장 손쉽게 우수개체를 생산할 수 있는 수정란 이식사업에 특화해 우리나라 수정란 이식 시장의 80~9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이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기업이다.

어떻게 목장도 경영하고 수의사로서도 왕성한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을까? 그 점이 궁금했다.

대가축 수의사는 농사로 치면 천수답 농사를 짓는 사람과 마찬가지입니다. 대가축 수의사들은 보통 농가들의 호출(전화)에 의해 움직이는데, 전화가 오지 않으면 자기를 비롯한 대가축 수의사는 일거리가 천수답 같은 시장에서 대가축 수의사들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문제가 있는 소를 치료해 주는 것을 넘어 일반 소들이 더 높은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관리해 주는 게 필요하다는 쪽으로 생각이 이어지게 된다.

이를 가능케 하려면 소 한 마리 한 마리에 대한 여러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분석해 최고의 생산성을 낼 수 있도록 미리 조치를 취하는 데 있었다.

이를 가능케 한 것은 로봇착유 시스템이 이를 가능케 해준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미 유럽을 여러 차례 오가면서 유럽의 로봇착유기 시장에 대해 학습이 끝난 터라. 하 원장의 목장은 1마리를 착유할 때부터 로봇착유를 시작했고 개체식별기와 착유기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가지고 농장 관리를 체계적으로 할 수 있었다.

하 원장은 여기서 한 발 더 나가서 최근에는 바이오 센서에 관심을 두고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목걸이형 개체식별기가 국내에 도입되면서 초보적인 수준이지만 데이터 기반 목장 경영이 가능해졌는데, 바이오 센서는 소의 반추위에 위치하면서 소의 장내 환경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이용 가능한 여러 데이터를 생산해 내기 시작했다.

이를 하 원장은 말 못 하는 소가 데이터를 통해 끊임없이 사람에게 말을 건다고 표현했다.

 

하현제 원장이 바이오 센서를 통해 관리하고 있는 농장의 상황을 모니터를 통해 확인하고 있다.
하현제 원장이 바이오 센서를 통해 관리하고 있는 농장의 상황을 모니터를 통해 확인하고 있다.

체온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한다거나, 위 내 pH의 변화, 반추 상황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체온 변화는 질병에 걸렸다는 신호이기도 해 초기에 신속한 조치가 가능하다.

보통 소의 질병을 축주가 인지하는 시점은 질병이 상당한 수준까지 진행됐을 때이다. 소는 돼지나 닭에 비해 잘 표현을 하지 않는다. 우결핵이 2000년대 초반 창궐한 적이 있었는데, 워낙 소는 내색하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인 예찰로는 소의 질병 유무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바이오 센서는 체온의 변화로 소의 이상 유무를 초기에 발견할 수 있으므로 생산성 저하를 쉽게 막을 수 있다.

또한, 바이오센서는 번식 관리에 있어서도 매우 탁월하다. 지금까지 소의 발전 관리 센서는 소의 운동량을 통해 임신 가능 시기를 파악하였는데, 바이오 센서는 배란기 체온 변화를 통해 이를 모니터링 하기 때문에 각 소의 수정 적기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축주가 수의사나 인공수정사에게 연락하지 않아도 바이오 센서에서 송출되는 데이터를 관리하는 관제프로그램에 접근할 수 있는 인공수정사가 사전에 먼저 인지하고 인공수정을 단행하면서 출장 횟수도 줄고 인공수정의 성공률도 높일 수 있었다.

하 원장 동물병원과 거래하는 목장의 소 5000두에 이 바이오 센서가 기본 탑재되어 있고 동물병원에서 자신의 목장 소를 포함해 회원 농장의 소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하 원장은 이제 감으로 소를 키우는 시대도 지났고, 대동물 수의사들도 천수답처럼 농가의 전화를 기다리며 사후 조치만 하는 시대는 끝났다며, 소들이 보내는 말을 잘 알아듣고 사전에 조처해 생산성을 높여주는 관리의 시대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러한 데이터 기반의 목장 경영은 하 원장이 대가축 전문 동물병원과 착유우 100두 규모의 목장을 함께 경영할 수 있는 기반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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