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칼럼] 농민 안전, 반려견 보다 우선되지 못해
[편집자 칼럼] 농민 안전, 반려견 보다 우선되지 못해
  • 김재민
  • 승인 2020.07.17 11: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농림부, 유박비료 먹은 애완견 폐사에... 피마자박 안전관리 지침 발표
그라목손처럼 맹독성 피마자박 유박비료 원료 사용금지가 답

농림축산식품부가 유박비료의 주원료인 피마자박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나섰지만, 그 정도의 조치로 안전성이 담보될지는 미지수다.

맹독성 물질인 리신이 다량 함유된 유박비료가 ‘친환경비료’, ‘유기질비료’라는 타이틀을 달고 주요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판매되고, 피마자박이 수입되어 야적되는 항만, 유기질 비료공장이 위치한 농촌 지역의 안전 문제 또한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애완동물단체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유박비료 경고 포스터

 

대기업이 주로 제조 생산하는 농약과 달리 유기질비료는 중소업체들이 난립해 있어 농약과 같은 엄격한 관리 또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같은 농자재 중 농약의 경우 맹독성의 그라목손의 경우 사람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다는 이유로 2012년 11월부터 생산 및 판매를 전면 금지한 바 있어, 피마자박도 단계적으로 사용량을 줄여나가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맹독성의 피마자박의 문제가 반복해 일어남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사용을 계속 승인하는 이유는 경제적 이유에서다.

유기질비료는 크게 가축분퇴비(주성분 가축분, 남은음식물, 톱밥 등 수분조절제)와 유박비료로 나뉜다.

유박비료는 가축분뇨를 제외한 농산부산물을 주원료로 하는데, 국내 유기성 농산부산물이 부족하다 보니 해외에서 기름 등을 짜고 남은 원료를 주로 수입해 사용하는데, 대두박, 야자박, 코코너박 등 대다수의 유기성 자원은 배합사료원료, 버섯배지으로도 활용되는 반면 피마자박은 맹독성 물질 때문에 수요가 적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농림부는 반려견 등이 공원 등에 살포된 유박비료를 먹고 폐사하는 일이 반복해 발생하자 지자체에 반려견 출입이 많은 공원이나 산책로 주변 유박비료 살포를 금지하고, 반려견 기피제를 유박비료에 사용하는 등의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

하지만 맹독성의 유박비료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농업계에 대한 배려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 익산 장점마을의 집단 암 발병도 결국 이러한 유독성 물질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일어난 일이기 때문이다.

농민들의 안전이 애완동물 보다 우선되지 못하는 현실이 씁쓸한 마음이 들게 한다.

인터넷에서 누구나 구매가 가능한 피마자박이 들어간 비료
인터넷에서 누구나 구매가 가능한 피마자박이 들어간 비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