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호황 속 빈곤…"출하할 소가 없다"
한우 호황 속 빈곤…"출하할 소가 없다"
  • 옥미영 기자
  • 승인 2020.07.20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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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육두수 증가 추세지만 적기출하 할 큰 소 두수는 적어

여름철 성수기 맞아 소비 호조 속 물량 확보 경쟁 '후끈'
전국 최대의 한우축산물 도매시장 농협 음성축산물공판장의 한우 경매 진행 모습.
전국 최대의 한우축산물 도매시장 농협 음성축산물공판장의 한우 경매 진행 모습.

[팜인사이트= 옥미영 기자] 전국의 도매시장을 비롯한 한우유통업계가 한우 출하물량 확보 경쟁에 비상이 걸렸다.

증가국면에 돌입한 한우사육두수를 놓고 향후 가격 안정에 대한 한우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지만 정작 지금 당장 시장에 출하할 '큰 소' 물량이 적어 유통업계가 애를 태우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공개한 소 이력관리현황에 따르면 30개월령을 출하 기준으로 할 때 추석이 있는 9월의 경우 전년대비 출하물량이 다소 증가하는 것을 제외하면 올 11월까지 한우 출하물량(거세우 포함 수소)은 전년대비 감소추세에 있다.

당장에 이달에 적정 출하시기에 도래하는 수소(2020년 5월 기준 28개월령) 마릿수는 2만3천 여두로 전년보다 약 1천여두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지난 1~6월까지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던 한우도축두수는 7월 들어(19일까지 작업 기준) 3만4619두로 집계되는 등 전년대비 3,600여두가 감소했다.

한우 출하동향.
한우 출하동향.

휴가 성수기에 신규 도축장 가동까지 불붙은 '물량 확보 경쟁'

큰소의 출하물량이 전년대비 감소 추세에 놓인 가운데 7~8월 본격적인 휴가철이 겹치면서 유통업계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현장에서 큰 소를 구하기란 쉽지 않은 데다 조기출하 독려로 인한 효과역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해외 여행이 사실상 막힌 상황에서 캠핑과 바베큐 등 야외 활동 인구를 중심으로 한우고기 소비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상황역시 치열한 물량 확보 경쟁의 또다른 배경이 되고 있다.

한우 도매시장과 유통업계가 큰소 출하물량을 차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가운데 최근엔 지난 7월 16일엔 대전충남양돈농협의 '포크빌축산물공판장'이 본격적인 소 상장경매에 돌입하며, 출하물량 확보 경쟁에 더욱 불이 붙은 모양새다.

물량확보 전쟁 연말까지 지속될 듯

지난 4~5월 재난지원금의 추가적인 소비유발 효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도매시장 한우가격 여파로 출하시기를 앞당긴 '조기출하' 영향까지 감안하면 이달을 비롯해 당분간 한우출하물량 확보 전쟁은 연말까지 치열하게 전개될 공산이 커 보인다.

실제로 당초 소 이력관리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까지의 한우출하두수 역시 전년 대비 감소추세가 뚜렷했으나 암소도축률 감소에도 불구하고 전년대비 도축물량은 꾸준히 증가하는 등 당초의 이력제 사육두수 전망에서 빗겨갔다.

축산물공판장의 한 관계자는 "워낙 바닥에 큰 소가 없다보니 물량 확보를 위해 현장에선 24개월령에도 조기출하를 유도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면서 "각 도축장, 공판장의 '한우모시기' 전쟁은 명절 성수기가 지나도 당분간은 지속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우월령별 사육현황(자료: ekapepia, 출하시기 및 수소증감 재가공). 연말까지 출하물량 감소가 예상된다.
한우월령별 사육현황(자료: ekapepia, 출하시기 및 수소증감 재가공). 연말까지 출하물량 감소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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