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서는 소 엉덩이에 눈동자를 그려 넣어 사자로부터 습격을 예방한다
아프리카에서는 소 엉덩이에 눈동자를 그려 넣어 사자로부터 습격을 예방한다
  • 남인식 편집위원
  • 승인 2020.08.10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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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牛)가 사는 세상 소식 20-70, 8월10일

[팜인사이트=남인식 편집위원] 국제 식량농업기구(FAO)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아프리카 대륙에는 3억마리의 소가 사육되고 있다. 이중 가장 많은 소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는 에티오피아로 5천4백만두를 가지고 있으며, 수단 4천1백만두, 탄자니아 2천4백만두, 나이제리아가 2천만두의 소를 보유하고 있고, 이외에 케냐, 남아프리카 공화국, 우간다, 나이제리아, 마다가스카르, 말리 등의 나라가 각각 1천만두 이상의 소를 사육하고 있다.

아프리카 소 사육농가들의 가장 큰 과제 중에 하나가 사자와 같은 야생 육식동물로부터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공생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가별로 동물 보호지역을 구분하고 대규모 펜스를 설치하거나 퇴치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으나, 일부 지역에서는 지켜지지 않고 있으며, 사자 외에 표범, 치타, 하이에나와 같은 다양한 야생동물의 피해가 끊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야생 육식동물로부터 소를 보호하기 위한 재미난 연구가 최근 세계에서 가장 큰 내륙삼각주이며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인 아프리카 보츠와나 오카방코 델타(Botswana's Okavango Delta) 지역에서 실시되었다. 이 지역 보호기금으로 추진된 조사에서 연구자들은 같은 지역에서 최근 사자로부터 피해를 입은 14개 목장의 소 2천 여두에 대해 4년간 시험을 실시하였는데, 전체 소들을 3개 그룹으로 나누어 1개 그룹은 소 엉덩이에 커다란 눈동자 모양을 그려 넣었고, 다른 그룹은 단순하게 X 표시를 하였으며, 나머지 한 그룹은 아무런 표시를 하지 않고 통상적인 방목과 사양관리를 각각 24일간씩 49회를 실시하였다.

이 시험 결과 4년간 눈동자를 그려 넣은 683두는 한 마리도 피해를 입지 않은 반면에 X 표시를 한 543두 중에는 4마리가 피해를 입었고, 아무것도 표시가 없는 835두 중에는 15마리가 야생동물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조사 결과에 대해 연구자들은 야생동물들이 사냥감에 은밀히 접근하는 특성이 있으나 엉덩이에 눈동자가 있으면 이미 발각된 것으로 착각하여 사냥을 포기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으며, 포유동물 외에 조류나 양서동물, 나비와 같은 곤충이 이러한 무늬를 가지고 자신을 보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연구자들은 소 엉덩이에 어떤 형태든지 표시를 하면 그렇지 않은 소에 비해 피해가 적은 것에 주목하고 있으며, 야생동물들이 이러한 표시에 익숙해진 후에도 같은 효과가 있을지 여부와 전체 사육두수를 표시했을 때도 똑같은 결과가 나올지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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