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에 잠긴 '삼겹살 여름특수'
장마에 잠긴 '삼겹살 여름특수'
  • 옥미영 기자
  • 승인 2020.08.10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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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중·하순 5천원대 넘던 도매가격 8월 상순 4,300원대까지 급락

하반기, 공급량 증가에 ASF 수매돈까지 풀려 불안감 '고조'

[팜인사이트= 옥미영 기자] 기록적인 폭우와 사상최대 기간 장마에 여름철 소비 특수가 실종된 양돈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7~8월 연중 가장 높은 가격을 누려온 양돈업계는 올해의 경우 7월 하반기까지는 도매시장 평균 거래가격이 5천원대 초반을 형성하며 선방하는 듯 했으나, 7월말을 기점으로 4천원대 중반까지 떨어지며 가격이 하락세로 반전됐다.

8월 들어 집중 호우로 인한 피해가 양돈시장까지 덮치며 8월 들어선 10일까지의 평균거래가격이 kg당 4,300원대로 급락했다.

가격 시황이 좋지 못했던 지난해를 제외하면 평균거래가격이 4천원대 후반~5천원대 중반의 호황을 누려온 예년의 가격 시황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60일 넘게 지속된 유례없는 장마와 폭우로 휴가와 캠핑이 취소되는 등 소비를 진작시킬 수 있는 모든 요인들이 사라진데다 7월 중순부터 가격이 수직 상승한데 부담을 느낀 육가공업체들이 7월 하순을 기점으로 2~3일 도축과 육가공 작업을 쉰 영향이 겹친 때문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여름철 소비 특수 실종으로 덩달아 맥을 못추고 있는 도매시장 돼지 가격은 8월 중순을 기점으로 장마가 소강되면 어느 정도 회복될 것으로 한돈업계는 기대하고 있지만 문제는 본격적인 비수기에 돌입하는 하반기 돼지가격이다.

농촌경제연구원 축산관측팀에 따르면 하반기 돼지물량공급은 전년 동기(910만두)보다는 3.3% 감소하지만 평년(852만두) 대비해서는 3.2%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일부에선 하반기 돼지 공급물량이 전년 동기 출하 물량을 웃도는 수준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어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료업계에 따르면 2020년 2/4분기 양돈사료물량은 340만4천 톤으로 전년 같은 기간 사료생산실적인 330만8천두보다 2.9% 늘었다.

여기에 사상 최고치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진 돼지 앞다리살과 뒷다리살의 높아진 재고물량 부담에 지난해 ASF(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으로 수매했던 돼지 비축물량이 조만간 시장에 풀릴 예정이어서 자칫 가격 하락의 '나비효과'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높아지고 있다.

8월중 공매에 붙여질 돼지 수매 물량은 5만8천두분으로 공급량은 매우 미미하지만 가뜩이나 재고가 높아 '바닥권'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돼지 정육부위의 추가적인 가격 하락과 이로 인해 단기간일 순 있지만 도매시장 가격 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그것이다.

한돈업계 한 관계자는 "하반기 한돈업계는 다양한 가격 하락 요인들이 산재해 있는 가운데 이들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위험요소들을 적절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면서 "여름철 소비에 지나치게 집중된 돼지고기 소비를 연중소비 기반으로 확대하는 방안역시 심도있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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