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달성 실패한 ‘쌀 생산조정제’ 어찌할까?
목표달성 실패한 ‘쌀 생산조정제’ 어찌할까?
  • 이은용 기자
  • 승인 2018.08.31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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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 상승·목표가격 재설정 등으로 농가 외면
내년도 6만ha 목표도 실패 확률 굉장히 높아
“농식품부 무작정 실시한다는 생각 바꿔야”

[팜인사이트=이은용 기자] 정부가 올해 벼 재배면적 5만㏊를 감소하기 위해 1708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본격적으로 실시했던 ‘쌀 생산조정제’가 농민들의 외면 속에 목표달성에 실패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쌀의 구조적 공급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기존 벼 재배면적 3만7000ha에서 두류, 사료용 등 재배를 지원(논 타작물 재배 지원사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통계청의 ‘2018 벼 재배면적조사’ 결과, 작년 대비 감소한 재배면적은 1만7000ha로 농식품부가 밝힌 내용보다 더 작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되고 있다.

예전부터 통계청 발표와 농식품부가 측정한 수치가 차이가 난다는 사실은 알려져 왔던 것이고, 그렇지만 많은 예산이 투입된 쌀 생산조정제 성과를 두고 부처 간 수치가 다른 것은 문제로 지적할 만하다.

문제는 통계청 수치든 농식품부 수치든 예산을 들여서 실시한 쌀 생산조정제는 실패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농식품부도 인지한 상황이지만 지난해 수확기부터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한 쌀값이 현재(25일 기준) 80㎏당 17만7928원까지 올라섰다.

쌀값이 이렇게 상승세를 보이면 정부에서 보조금으로 ha당 340만 원을 지원한다고 해도 논에 타작물을 심을 농가는 별로 없다는 사실은 농식품부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쌀 생산조정제의 명분은 분명하다. 구조적 과잉을 타작물로 대체해 해결하겠다는 것인데 이 명분이 지금 쌀 농가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지만 여전히 농식품부는 올해 타작물 재배 지원사업 이행점검을 철저히 하고, 관련 재배기술 교육 지원, 밭작물 기반 확충 등을 통해 타작물 재배 여건을 개선해 2019년 타작물 재배 지원사업(목표 6만ha)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내년에도 많은 예산을 투입해 쌀 생산조정제를 실시하겠다는 것인데 어느 쌀 농가가 참여할지 의구심이 든다. 더욱 문제는 현재 국회에서 논의가 되고 있는 쌀 목표가격이 현행 18만8000원 보다 높게 책정되면 직불금 증가 등에 따라 소득 증가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져 논에 타작물을 심으려 하는 농가는 별로 없을 것으로 보인다.

쌀 생산조정제가 성공하려면 정부를 비롯해 지자체, 산하 기관, 농협, 농가 모두 혼연일체가 돼 추진해도 될까 말까인데 현 상황에서 당사자인 농민은 외면하고 있는데 내년도 생산조정제가 성공할까. 결국 실패할 공산이 클 것이다.

이에 많은 전문가와 농민들은 정부가 시간과 돈을 들여가며 내년에 세운 6만ha 목표를 무리하게 실시할 필요 없이 재조정해 성공 가능한 범위 내에서 실시한 후 남은 여력으로 다른 생산적인 정책 대안을 발굴 추진하는 것이 쌀 산업에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