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통령상 영예 거머쥔 김용복 씨
[인터뷰] 대통령상 영예 거머쥔 김용복 씨
  • 옥미영 기자
  • 승인 2020.10.15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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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업 실패뒤 귀향한 20년차 한우인의 ‘명품 스토리’
제23회 한우능력평가대회 대통령상 수상자 김용복씨.
제23회 한우능력평가대회 대통령상 수상자 김용복씨.

[팜인사이트= 옥미영 기자]

“등심단면적 크기가 매우 넓고 마블링이 촘촘히 박혀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농협음성축산물공판장 김욱 실장은  금번 한우능력평가대회 대통령상을 수상한 김용복 씨의 출품축에 대해 이같이 평했다.

김용복 씨는 대통령상 수상 이전부터 출하하기만 하면 kg당 경매가격이 3만원을 호가해 마리당 거래가격이 1300만원에 달하는 등 음성공판장 중매인들 사이에선 입소문이 자자하다.

김 씨가 한우사육을 시작한 건 정확히 20년 전이다.

97년 고향 영암으로 내려왔던 건 IM로 인한 사업실패의 괴로움을 술로 달래던 당시 건강에까지 이상신호가 생기는 등 치유를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귀향해 술을 끊고 3년을 지내며 건강이 회복되자 다시 서울로 올라갈 채비를 했다.

마침 건축업계에서 함께 일하자는 제의도 있었다.

하지만 상경을 결사반대했던 아내는 그가 모르는 사이 영암에 축사를 구입하고 송아지까지 입식해 들여놓는 등 무조건적으로 한우사육을 권했다.

“소자에 시옷(ㅅ)도 모르는 사람이 한우를 키우기 시작했으니 얼마나 우여곡절이 많았겠습니까”

김 씨의 말대로 처음 몇 년간은 실패와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송아지 치료법을 제대로 몰라 주사만 많이 놔주면 나아지려니 하는 생각에 죽어나간 송아지도 수 십 여 마리였다.

각종 교육과 책을 통한 사양관리를 통해 서서히 한우사육에 눈떠가던 당시 한우인생의 일대 전환점은 ‘사부님’을 만나게 된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사료회사 소개로 알게 된 사부는 현재 전북 완주에서 한우를 사육하고 있는 유영철씨다.

“나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한우사육에 관한 모든 것을 전수받을 정도로 저에겐 소중한 사부님입니다. 제 한우인생의 멘토이자, 한우사육과 관련한 모든 가르침을 받았죠. 사부를 만난 것이 제 한우인생에 있어선 최고의 행운이자 기회였습니다.”

대통령상 수상축의 등심단면적 사진. 등심단면적 164m², 등지방 두께 8cm로 독보적 성적을 기록했다.
대통령상 수상축의 등심단면적 사진. 등심단면적 164m², 등지방 두께 8cm로 독보적 성적을 기록했다.

철저한 선발과 도태...개량 20년 드디어 ‘빛 봐’

처음 한우사육을 시작했던 당시부터 지금까지 타협하지 않았던 철칙 중 하나는 ‘개량’ 이었다.

100만원 넘게 더 비싸더라도 무조건 혈통 있는 좋은 송아지만을 고집했다.

전국적으로 이름난 같은지역 서승민 씨 농장에서 구입한 송아지들을 주로 밑소로 활용해 농장의 기초를 만드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형질이 불량한 어미소들은 우시장으로 내지 않고 반드시 공판장으로 출하해 도축 성적을 확인했다. 도체 성적이 좋지 않을 경우 해당 어미소의 모든 개체들을 도태했다. 어린송아지, 중송아지 가릴 것 없이 미경산우로 비육해 출하하는 등 강력한 선발, 도태로 우군을 만들어갔다.

20여년간 지속된 개량에 대한 집념은 서서히 빛을 발휘하고 있다.

최근 출하한 마리당 평균 수취가격은 1300만원. 8마리 한차 출하에 1억 1천만원을 받았다.

개량은 당장에 효과가 나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인내와 시간을 필요로 한다는 게 그의 말이다.

“3계대 이상이 되면서 비로소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농장 암소들의 평균 산차역시 4산 이상들이다.

현재 300여마리의 한우를 일관사육하는 김 씨는 앞으로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 “이렇다할 목표는 없고, 지금의 사육 두수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했다.

1년간 송아지와 큰 소 출하 수취가격 여기에 사료비와 각종 비용을 제하고 남은 금액들을 계산하면 500~600두를 기르는 농가에 비해 수입 면에서 뒤지지 않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적정두수를 사육하며 높은 가격을 받는 것이 훨씬 행복합니다. 일도 적고 스트레스도 적지요. 남은시간은 농장일에 얽메이지 않고 오로지 나를 위한 시간으로  쓸 수 있으니 더 좋습니다. 지금 규모에서 좋은 송아지, 좋은 소를 내서 좋은 가격을 받는다면 이 보다 더 좋은 일이 있겠습니까. 농장을 이어받겠다는 아들 녀석과 작지만 알차게 농장을 꾸려나갈 겁니다.”

김용복씨와 아들 김대욱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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