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농협-하림 업무협약 배경&기대효과는 
[이슈분석] 농협-하림 업무협약 배경&기대효과는 
  • 옥미영 기자
  • 승인 2020.10.23 00: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농협, 하림과 '경쟁' 아닌 ‘협력’ 택해
국내 최대 사료 메이저 1·2위 조합에 주식도 ‘들썩’

 

하림그룹과 농협과의 협력은 사료사업에서 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팜인사이트= 옥미영 기자] 농협과 하림의 업무협약(MOU) 체결에 대해 업계는 ‘생각지 못했던 조합’이라며 놀라는 분위기다.

농협 경제지주 축산경제부문과 이뤄진 이번 업무 협약은 기업의 사업 영역 확대를 달가워하지 않았던 축산업계의 오랜 정서는 물론 그동안 전방위 사업에서 몸집을 불리며 외연을 확장해온 하림을 경계해온 농협이 전격적으로 손을 맞잡은 것이기에 그렇다. 

농협과 하림의 업무협약을 두고 업계 일부에선 농협사료와 민간 사료회사들의 사료원료 공동구매 등 사료업계의 협력 강화를 주문하며 실질적인 사업 추진을 종용해왔던 정부 방침에 따른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농식품부가 직접 나서 농협을 비롯한 하림그룹 계열사와 이지바이오계열 등 사료업계에 사료원료 공동구매 등의 구체적인 협력 방안 마련 등을 주문했고, 결국 지난 7월 1월엔 ‘사료산업발전협의회’까지 구성하는 등 공식적인 논의의 자리까지 마련했기 때문이다. 

하림그룹 팬오션 미국내 곡물유통 사업확장에 따른 사료원료곡물 구매부문에서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금번 업무협약과 관련해 농협 경제지주와 하림그룹의 핵심 관계자 모두 “농식품부의 사료원료 공동구매 권유나 방침과는 전혀 상관없이 진행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양사의 금번 MOU는 지난 9월 펜오션이 메이저 곡물유통회사인 미국 EGT의 36.25% 지분을 보유한 이토추인터내서날의 지분 전량을 인수하고 나서는 등 국제곡물 운송 사업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나선 하림그룹에 농협이 먼저 사업협력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다. 

김태환 농협 축산경제대표이사는 업무 협약 배경과 관련해 "팬오션을 인수한 뒤 곡물 운송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국제 곡물 교역 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확보한 하림과 협력체계를 구축할 경우 농협사료역시 곡물 운송에 있어 운항 효율성 제고 등 적지 않은 효과를 얻을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김홍국 회장에게 농협과의 협력을 제안했고, 김홍국 회장 역시 흔쾌히 수락했다"고 말했다.

하림그룹과의 전략적 협력을 선택한 농협 경제지주의 행보는 그동안 보수적 방식을 고수해온 협동조합의 사업 추진 방식과는 크게 다른 것이어서 주목된다. 

‘협동조합과 민간기업이 추구하는 사업의 목표와 지향점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며 하림을 견제해온 농협은 하림이 곡물 운송사업 파트에서 예상치 못한 수준까지 사업의 파이와 경쟁력을 높여 나가자 ‘경쟁'이 아닌 '협력’을 통해 동반성장 등의 시너지효과를 확보함으로써 더 이상 하림과 시장 점유율 격차가 벌어지거나 혹은 민간 사료회사로부터 시장을 잠식당하지 않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된다. 

김태환 대표이사는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등으로 국내 축산업은 물론 세계 각국의 경제적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현실에서 협동조합이냐, 민간기업이냐를 떠나 전략적 업무협약을 통해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높여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면 누구와도 손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존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전향적 사고방식으로 변화가 요구되고 있는 시기”라고 밝혔다.

금번 업무협약을 계기로 농협과 하림그룹 모두 양 사의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유통물류 효율화를 통한 시장경쟁력 제고에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현재 전체 사료 시장에서 하림그룹 계열과 농협사료 및 가공조합이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할 때 향후 사료업계에 미칠 영향 또한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림그룹과 농협의 사료 생산량은 2020년 2/4분기 현재 총 생산량 1037만 1천톤 가운데 하림계열이 20.2%, 농협사료 및 가공조합이 30.3%를 차지하는 등 양사의 사료시장 점유율은 전체시장의 절반을 넘는 50.5%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당장 농협과 하림이 업무협약을 체결한 지난 10월 22일 하림 주가는 2,705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전일대비 3.44%p 뛰었다. 

거래물량과 거래대금 역시 각각 115만835주, 31억여 원으로 크게 늘었다. 

하림그룹과 농협 등 국내 축산업계의 양대 곡물 메이저 회사의 업무협약 체결이 지닌 의미가 적지 않다는 것을 반증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