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3] 동네 정육점과 다른 돼지고기 온라인 유통 트렌드
[특집3] 동네 정육점과 다른 돼지고기 온라인 유통 트렌드
  • 김재민 기자
  • 승인 2020.11.06 1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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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서 삼겹살 보다 특수부위, 흑돼지 찾는 소비자 많아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 안겨줄 새 스펙에 관심 필요

*본 기사는 농장에서 식탁까지(통권 37호) 2020년 10월호 기사입니다.

돼지고기 인싸템이라 불리는 뼈등심(사진= 제주드림포크)

 

[팜인사이트=김재민 기자] 국내 축산물 시장 트렌드를 살펴보기 위해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인 네이버가 공개하고 있는 데이터랩(datalab.naver.com)의 쇼핑 인사이트를 살펴보곤 한다.

데이터랩에서는 소비자들의 국내산 돼지고기 구매 때 사용하는 검색어를 기간별로 확인해 볼 수 있는데 온라인 유통의 특징이 구매하고자 하는 상품의 이름을 직접 검색해 때문에 소비자가 꼭 구매하고자 하는 상품이나 그와 근접한 상품을 구매하고자 할 때는 온라인 유통이 소비자에게 더 유용하다.

이와 달리 오프라인 매장의 이용형태는 조금 달라지는데, 물리적 공간적 제약 때문에 일반적으로 많이 소비되는 상품 위주로 상품 구색을 갖추기 때문에 일반적인 상품, 반복적으로 구매하는 상품이 주로 거래가 되는 특징이 있다.

온라인 쇼핑이 이제는 일상화되어서 일상적으로 반복 구매하는 상품도 많은 구매가 일어나지만 주변 상점에서 찾을 수 없는 특수한 상품의 소비에 있어서는 온라인 유통이 가장 큰 장점이기에 그 영향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삼겹살 특별함을 잃다”

네이버가 자사 검색데이터를 시각화해 서비스한 것이 2017년 8월부터인데 이미 2017년 국내산 돼지고기 인기검색어에서 삼겹살의 순위는 4위에 랭크되어 있었다.

소비자들이 삼겹살을 덜 소비한다는 게 아니라 온라인에서 돼지고기를 구매할 때는 삼겹살보다 다른 상품을 찾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삼겹살의 위치는 4위권에 있다.

최근의 추세는 뒷고기에 대한 인터넷 구매가 활발하다는 것이다. 2017년 뒷고기가 2위에 있었고, 2018년 1위와 4위, 2019년 1위와 3위, 2020년 1위에 3위에 뒷고기 관련 검색어가 있다.

돼지껍질도 2017년부터 2019년까지 1~2위권에 있었으나 2020년에는 20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앞에서도 설명했지만, 삼겹살은 대중적인 상품인지라 오프라인 매장 어디서나 접할 수 있는 상품이다. 뒷고기, 돼지껍질과 같은 상품은 사실 일반정육점에서 접하기 힘들다 보니 온라인에서 거래가 매우 활성화되어 있고, 네이버를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곳 중 이들 상품을 취급하는 업체의 상품이 상위에 노출되고 있다.

 

새로운 품종에 대한 욕구 흑돼지

1980년대 돼지 삼원교잡종이 본격 보급된 이후 국내 양돈 시장은 삼원교잡종으로 표준화가 이뤄진다.

이후 생산성이 좋지 못했던 흑돼지 계열들이 크게 위축이 되는데 최근 그 상황에 큰 반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7년 제주흑돼지는 5위, 흑돼지는 10위, 버크셔K는 16위에 있었다. 흑돼지에 대한 수요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20년 제주흑돼지는 삼겹살을 앞질러 2위에 자리매김했다.

제주라는 지리적 특징에 흑돼지라는 새로운 품종의 돼지고기를 맛보고자 하는 수요가 매우 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흑돼지 열풍은 2018년~2019년 스페인의 이베리코 흑돼지가 크게 히트하면서 국내산 흑돼지에 관한 관심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덩달아 제주산 흑돼지 가격도 크게 뛰어올랐다. 제주 축협공판장 10월 경락가격은 1+ 등급 9057원, 1등급 8856원, 2등급 8169원으로 백돼지보다 2~3천 원 높게 형성되어 있다.

 

브랜드에 대한 낮은 충성도

돼지고기 브랜드에 대한 낮은 충성도도 국내 돼지고기 시장의 특징 중 하나다.

브랜드는 한 기업의 이름이나 상품의 이름일 수도 있지만, 반복적인 소비자의 구매 경험, 광고나 홍보 등 브랜드 관리에 따른 무형의 이미지가 누적이 되어 브랜드 하나만 가지고도 소비자는 상품의 품질이나 가성비 등을 총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닭고기’는 하림이나 마니커, ‘우유’는 서울우유나 매일유업처럼 시장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있고 그 브랜드에 의지해 특별히 광고나 홍보를 하지 않은 신상품도 소비자의 선택을 받게 된다.

그만큼 브랜드는 매우 중요한 자산이며, 소비자에게는 구매의 지표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돼지의 경우 브랜딩을 해온 시간이 30년 가까이 되었고 20년 이상 장수 브랜드가 시장에 즐비하지만, 해당 브랜드를 구매의 지표로 삼는 소비자를 찾기란 쉽지 않다.

특히 특정 상품이나 브랜드를 쉽게 검색해 찾아낼 수 있는 온라인 시장에서도 브랜드를 활용한 구매가 적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 돼지고기 브랜드의 시초라 할 수 있는 선진포크, 목우촌의 프로포크, 도드람양돈농협의 도드람한돈도 국내산 돼지고기 인기 검색어 순위 20위 권에 이름을 올린 곳이 없을 정도다.

취급물량이 가장 많은 도드람양돈농협이 그나마 2017년 33위, 2018년 30위, 2019년 27위에 이름을 올라와 있다는게 그나마 위안이다. 도드람을 제외한 다른 브랜드는 40위권에도 50위권에도 들지 못했다.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구매할 수 없기 때문에 브랜드는 상품구매에 있어 매우 중요한 자산이지만, 브랜드를 만들기는 했지만 관리하는데는 실패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새로운 스팩에 대한 선호

1990년대 초 돼지고기 소분할 정형 기준이 만들어지면서 돼지고기 소비의 새로운 트랜드를 만들어 내기는 하였으나, 이후 양돈업계는 해당 정형 기준에 갇혀서 돼지고기를 판매하고, 또한 소비하면서 최근에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은 지경에 이르렀다.

특정 부위에 대한 소비는 많아졌지만, 반대로 특정 부위에 대한 소비는 늘지 않아 부위별 소비 불균형에 따른 수급조절 문제가 양돈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구이는 삼겹살, 찌개는 앞다리, 제육볶음은 뒷다리, 돈까스는 등심과 안심...

초기 새로운 부분육 명칭이 홍보될 때만 하더라도 부위와 상관없이 돼지고기를 구매하던 무지의 시대를 지나 특정 요리에 적합한 돼지고기가 있다는 계몽의 시대 때만 하더라도 이 새로운 지식을 뽐낼 수 있었으나 지금은 이 기준이 돼지고기의 확장성을 저해하는 요소가 되어 버렸다.

앞서 소개한 뒷고기 열풍에서 알 수 있듯이 소비자들은 늘 새로운 상품에 대해 갈급해 하고 있는데, 우리 돼지 생산자들과 육가공업계는 정부가 새로운 부위를 개발해 주기만을 수동적으로 기다릴 뿐이다.

이렇게 된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싸구려 부위를 비싼 부위로 속여 판매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스팩에 대한 욕구는 소비자들의 돼지고기 관련 검색에서도 알 수 있는데, 뒷고기, 뼈등심, 항정살, 쫄다리, 돼지장족 돈마호크, 프렌치렉, 꼬들살, 쫄데기, 덜미살, 오돌뼈, 돼지뒷목살과 같은 생소한 부위의 인기에서 알 수 있다.

뼈등심, 돈마호크, 돈토마호크, 프렌치렉은 같은 상품이다. 돼지갈비뼈에 가브리살, 삼겹살, 등심덧살, 등심, 등갈비 총 4~5가지 부위가 어우러져 독특한 식감과 맛을 선사한다.

스테이크하우스인 ‘아웃백’에서 선보인 토마호크스테이크에서 영감을 얻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돼지고기 등심으로 이를 구현해 낸 상품이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가 토마호크스테이크 광고를 시작한 이후 몇몇 돼지전문점에서 이를 흉내낸 상품이 등장하더니 중소 육가공업체들이 이를 상품화 하기에 이르렀다.

쫄데기, 돼지장족, 쫄다리는 돼지족의 윗부분 사태부위를 포함하는 부위로 일반적으로 사태는 정육으로 거래가 되지만 돼지껍데기와 중앙에 자리한 다리뼈로 인해 최근 두터운 매니아층을 확보하며 인터넷에서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꼬들살은 덜미살, 돼지뒷목살 등으로 불리는 부위로 삼겹살과 같은 구이용 부위로 각광 받고 있다. 돼지 머리 뒤쪽에 200~500g 정도 나오는 부위로 특유의 쫄깃한 식감과 고소한 맛으로 삼겹살을 대체할 특수부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코로나 정국만 아니었다면 아마도 이들 특수부위는 돼지 외식산업을 이끄는 히트상품으로 발돋움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신 집에서 특수부위를 멋보려는 수요가 인터넷으로 몰리면서 나름 새로운 소비시장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선도 브랜드 새로운 스펙에 무관심

인터넷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뒷고기, 뼈등심, 쫄다리, 꼬들살의 경우 중소 육가공업체들이 발 빠르게 접근하고 있다.

네이버쇼핑에 돼지 뼈등심을 검색하면 90개의 상품이 올라와 있는데, 제주드림포크, 캠핑고기끝판왕, 소백 축산, 농부의 바구니 같은 업체들이 상위 검색 순위를 장악하고 있다.

꼬들살을 검색하면 182개 상품이 올라와 있는데 착한푸줏간, 현지푸드, 고기고, 행복한돈, 우정식품 등 중소업체들 일색이다.

대표적인 한돈 브랜드를 운영하는 기업들은 새로운 스펙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각 브랜드 자사몰을 직접 방문해 상품의 구색을 살펴봤다.

국내 돼지브랜드의 원조인 선진이 운영하는 선진팜스토어에는 신선육 11개 상품이 올라와 있는데, 쫄다리, 꼬들살, 뒷고기, 뼈등심은 취급하지 않고 있었다.

프로포크를 운영 중인 농협목우촌도 자사몰에는 앞다리살, 목살, 삼겹살, 항정살, 갈매기살, 가브리살, 한돈갈비만이 판매되고 있었다.

 

1990년대 생생포크를 런칭했던 팜스토리한냉은 자사몰에 33개 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나 최근 유행하고 있는 새로운 스팩의 상품은 취급하지 않고 있었으며, 66가지 상품을 취급하고 있는 도드람몰은 다른 브랜드경영체에 비해 특수부위 비중이 높기는 하지만, 뼈등심, 꼬들살, 뒷고기 등 최근 유행하기 시작한 스펙의 상품은 취급하지 못하고 있었다.

 

가계동향 조사로 보는 돼지고기 소비 트랜드 변화

올해 상반기는 코로나 19 여파로 가정식은 증가하고 외식은 감소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2/4분기 가계동향 조사를 살펴보면 2020년 2/4분기(4~6월) 식료품 등의 구매비는 전년 동기 대비 20.1%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비해 음식 및 숙박비는 5%가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당연히 식료품 구매비 증가하는 가운데 돼지고기 등 육류의 소비는 증가하고, 외식 소비 감소 중 삼겹살 등 돼지고기 소비는 감소할 수밖에 없다.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 소비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1% 증가했는데, 품목별로 살펴보면 육류는 전년 동기 5만5천 원을 지출했으나 올 2/4분기에는 33.6% 증가한 7만3천 원을 지출했다. 주요 식료품 지출 품목 중 금액, 증가 액수, 증감률에서 육류의 지출 증가가 가장 두드러진다.

 

가정에서의 식료품 구매비 증가에 비례해 음식 구매에 사용하는 금액은 다소 감소하기는 했으나 감소 폭이 크지는 않았다.

19년 2/4분기 39만7천 원에서 4.8% 감소한 37만8천 원으로 1만9천 원 정도가 줄어든 것으로, 같은 기간 재택근무가 광범위하게 실시됐던 것을 고려하면 식사비의 감소는 크지 않았다.

이는 식당에서 직접 소비는 줄었으나 배달음식은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육류유통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정육점 등을 통한 돼지고기 소비가 증가하며 돼지고기 소비를 주도했다고 평가하고, 외식시장의 경우 2~4월 급격히 줄어들었지만 5월~8월 초까지 소비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이전 매출 감소분을 매울 정도가 되었다고 밝혔다. 다만 8월 15일 이후 코로나 19 감염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되면서 외식분야 매출이 큰 폭으로 곤두박질쳤고, 앞선 1차 코로나 19 유행기 이후 회복세와 비교하면 매우 더디게 회복이 진행됐다고 전했다.

10월 이후 외식시장이 조금씩 살아나고는 있으나 예년 수준을 회복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전했으며, 8월 15일 이후 코로나 19 감염자 급증세에 대한 경험이 크게 남으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화됐지만 모임이나 회식 등은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시사점

온라인에서의 돼지고기 검색 동향, 가계소비 동향 등을 종합해 보면 올해 돼지고기 시장은 매우 큰 변화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경향이라 이야기하기는 그렇지만, 코로나 19 확산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소비자들을 온라인 시장으로 끌어들였고, 가정에서의 돼지고기 소비가 늘어나게 했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돼지고기의 가정 소비가 줄고 있다는 신호가 매우 강하게 감지되었으나 코로나 19는 그동안의 돼지고기 소비 방향을 되돌리는 역할을 하였다.

이것이 굳어질지 코로나 19가 종료되면 되돌아갈지는 알 수 없다. 코로나 19가 사람들의 생활양식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는 사람부터 극복하면 과거의 상태로 돌아갈 것이라는 전망까지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코로나 19 상황이 그렇게 빨리 종식될 것 같지는 않다는 데 있다.

외식보다는 가정식, 직접 조리가 어렵더라도 배달을 통해 음식을 소비하고 있는 만큼, 가정에서 접근하기 좋은 상품의 개발은 필요해 보인다.

이미 소비자들은 온라인에서는 색다른 돼지고기를 경험하고 싶다는 강한 열망을 드러내고 있다. 특수부위와 흑돼지에 대한 검색량이 이를 증명한다.

주류 양돈업계가 삼겹살과 목살 판매에 집중하고, 판매가 부진한 뒷다리살을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하는 사이 소비자들은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스펙, 새로운 품종, 새로운 부위에 관심을 표하고 있었음을 기억하고 이에 대응해 나가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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