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을 위한 특별한 은행 ‘농지은행’
농업인을 위한 특별한 은행 ‘농지은행’
  • 김지연 기자
  • 승인 2020.11.06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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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농업, 농지은행이 해답이다
점점 젊어지는 농촌…경자유전 원칙 실현
고령농에게 생활 안정 기반 및 소득 마련

*본 기사는 농장에서 식탁까지(통권 37호) 2020년 10월호 기사입니다.

[팜인사이트=김지연 기자] 농업인들에게 농지는 곧 삶의 터전이라 할 수 있다. 또 농지는 국가 식량안보를 위해 지켜내야 할 보루다. 그러기에 농지의 효율적 관리는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라 할 수 있다.

 

농지은행은 지속가능한 농업농촌을 견인해 나갈 수 있는 다양한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일반 사람들이 필요한 돈을 맡기거나 빌리는 것이 일반은행이라면 농업인들이 농사지을 땅을 맡기거나 빌리는 것이 농지은행이다.

어느덧 농지은행이 시작된 지 30년이 흐른 지금, 신규 취농인에게는 안정적 농업경영을 위한 농지 지원을, 고령농에게는 생활 안정 기반을 마련해 젊어지는 농촌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농지은행의 그간의 성과 및 발전방향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 농업의 안정적 소득 및 농업경쟁력 강화 기여

한국농어촌공사(사장 김인식)는 지난 1990년 농지은행사업을 농지규모화 사업으로 처음 시작했다.

어느덧 30년이 지난 농지은행 사업은 영농규모의 적정화, 농지의 효율적 이용, 농업구조개선 및 농지시장안정과 농업인의 소득안정을 위한 사업을 말한다.

현재는 맞춤형 농지지원, 농지임대수탁, 경영회생지원농지매입, 농지연금, 경영이양직불, 과원 규모화사업 등 총 6개 사업으로 확대‧운영하며 실질적인 농업인 소득안정과 활기찬 농촌 건설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한마디로 농지은행은 농업발전과 농업인을 위해 믿고 거래할 수 있는 공적 농지 종합 관리기구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농지은행은 수익을 목표로 삼지 않는다.

농지가 필요없게 된 농가와 농사 규모를 늘리거나 새로 농업에 종사하려는 사람들을 연결시켜 주는 것이 주요업무이다.

농지은행 사업은 농지의 생산적 이전과 더불어 평생 농업에 종사한 고령 농업인을 위한 노후지원, 농지의 효율적 관리를 목표로 한다.

농지규모화사업과 농지매입비축사업은 지난 2018년 ‘맞춤형 농지지원사업’으로 통합됐다.

 

맞춤형 농지지원사업은 경영규모‧연령별로 농가의 성장단계를 구분한 후 성장단계별 맞춤형 농지지원을 통해 청년농‧귀농인 등의 안정적 영농기반 구축사업을 지원한다.

농지임대수탁사업은 농지를 임대수탁해 전업농 등에게 임대함으로써 농지의 효율적인 이용을 도모하며 경영회생지원 농지매입사업은 부채 등으로 경영위기에 처한 농가의 농지를 매입해 재임대하고 환매권을 보장해 경영정상화를 지원한다.

농지연금은 고령농업인의 소유농지를 담보로 매월 연금을 지급해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지원하며 경영이양직불사업은 전업농이나 공사에 농업경영을 이양하는 은퇴농가에게 보조금을 지급해 고령농가의 소득을 지원한다.

 

◈ 농지의 선순환 구조 이끌어 나간다

농지은행사업은 정책적으로 맞춤형 농지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2030세대 및 청년창업농을 집중 지원 육성한다.

따라서 농지은행은 농업에서 새 희망을 찾는 청년들에게는 최고의 기회를 제공한다.

2030세대 젊은 예비농에게 농사지을 땅을 최저의 부담으로 빌려주거나 판매하기 때문이다.

또 고령, 은퇴농 등 농지소유자에게 임대료를 지급하고 농지 위탁자에게는 안정적 소득을 주고 농지 수탁자는 농업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도우며 농지의 선순환 구조를 이끌어 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밖에 농지은행은 농지규모화 사업으로 경자유전의 원칙을 실현하며 자작농 육성을 위해 농지구입을 지원하거나 임대농지를 전업농 등에 임대해 농지 규모 확대를 지원해 왔다.

 

▲ 충남 예산지사 농지연금 1만번째 가입자 축하행사 모습.
▲ 충남 예산지사 농지연금 1만번째 가입자 축하행사 모습.

 

◈ 농지은행의 다양한 사업

농지은행사업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지난 1990년도 도입된 ‘맞춤형 농지지원사업’은 농가경영규모 확대와 농지집단화 지원을 통한 규모화‧전문화된 농업경영체 육성을 목적으로 한다.

사업은 농지매매용과 임차임대용으로 나누며 농지매매용은 비농업인, 전업 또는 은퇴농 등의 농지를 공사가 매입해 영농규모를 확대하고자 하는 전업농육성대장자 등에게 매도한다.

사업실적은 지난해까지 5조4016억원(8만2256ha)이다.

임차임대용은 전업하거나 은퇴하려는 농업인 등의 농지를 공사가 임차해 전업농육성대장자 등에게 장기임대해주는 사업으로 사업실적은 지난해까지 2조988억원(9만5821ha)이다.

지난 2010년 도입된 ‘공공임대용 농지매입사업’은 2030세대 및 젊은 창업농 등에 장기임대해 농지이용 구조 개선 촉진 및 농지시장 안정을 목적으로 한다.

이농‧전업‧상속, 고령‧질병 은퇴농업인 등이 매입대상자이며 농업진흥지역 논‧밭‧과수원 면적 1000㎡ 이상의 농지가 매입조건이다.

청년창업농 및 2030세대 등 전업농육성대상자가 지원대상이며 임대기간은 만 5년이다.

임대농지는 임대계약 체결 연도 기준으로 9920ha 농지를 임대 지원했으며 비축면적 7152ha 중 6839ha 농지를 임대했다.

 

지난 2006년 도입된 ‘경영회생지원 농지매입사업’은 자연재해, 부채 등으로 경영위기에 처한 농가의 농지를 농지은행이 매입하고 매각대금으로 부채를 상환하도록 해 경영정상화 지원을 목적으로 하며 매입농지는 해당농가에 장기임대하고 환매권을 보장한다.

재해피해율 50% 이상 또는 부채 3000만원 이상이고 자산대비 부채 비율이 40% 이상인 농업인이나 농업법인이 지원대상자이며 농지 및 부속된 농업시설이 매입대상이다.

임대료는 농지 및 농업용 시설 매입가격의 1% 이내이며 사업실적은 지난해까지 3조605억원을 지원했다.

지난 2011년 도입된 ‘농지연금사업’은 고령농업인이 소유한 농지를 담보로 노후생활안정자금을 매월 연금방식으로 지급해 고령농업인의 노후생활안정 지원을 목적으로 영농경력 5년 이상이며 65세 이상인 고령 농업인이 지원대상자이다.

농지연금의 경우 매년 가입 건수가 증가하면서 고령농의 생활안정을 돕고 있다.

지급방식은 생존하는 동안 매월 지급하는 ‘종신형’과 일정기간 매월 지급하는 ‘기간형’, 가입초기 10년동안 더 많은 월지급금을 지급하는 ‘전후후박형’, 대출한도액의 30%까지 인출가능한 ‘일시인출형’, 지급기간 만료 후 담보농지 공사 매도약정하고 일반형보다 최고 약27% 더 많은 월지급금을 지급하는 ‘경영이양형’ 등이 있다.

월 지급금은 상한액 300만원이며 채무상환 후 해지가 가능하다.

가입사 사망 시 배우자한테 연금승계가 가능하고 자경 또는 임대를 통해 연금이외 추가 소득이 확보될 수 있다.

지난 2011년부터 2019년까지 1만1192건 가입으로 4880억원이 지급됐다.

 

지난 2005년 도입된 ‘농지임대수탁사업’은 자경이 어려운 농지소유자에게 농지의 임대를 위탁받아 전업농 등에게 임대함으로써 농지의 효율적 이용을 도모하고 영농규모화 촉진을 목적으로 한다.

농업인 또는 비농업인이 위탁대상자이며 농업경영에 이용하고자 하는 농업인이 임대대상자이다. 계약기간은 5년으로 재계약 시 3년 이상 연장이 가능하다.

지난 2004년 도입된 ‘과원규모화사업’은 FTA 등 개방화 확대에 대비해 과원매매, 과원임대차 지원을 통해 규모화‧전문화된 과수 농가 육성을 목적으로 도입됐다.

비농업인, 비농업법인, 전업‧이농, 매도‧임대 은퇴농업인이 매입대상자이며 과수전업농육성대상자, 2030세대, 농업법인이 지원대상이다.

지난해까지 4765억원 지원하고 4711ha 과원 규모를 확대했다.

지난 1997년 도입된 ‘경영이양직불사업’은 경영이양 고령 농업인의 소득안정을 도모하고 전업농 등 중심의 영농규모화 촉진으로 농업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하며 고령‧은퇴농업인이 농업경영을 이양하는 경우 직불금을 지원해 농가의 소득안정 및 젊은 농업인 중심의 영농규모화를 촉진시키기 위해 도입됐다.

영농경력 10년 이상인 65~74세 농업인이 지원대상자이며 매도‧임대 합산 지급상한 4ha까지 지급된다.

이 사업은 지난해까지 고령‧은퇴농의 농지 80만3000ha를 전업농 7만6000명에게 경영이양해 전업농 등 1인당 1006ha 영농규모 확대에 기여했다.

 

▲ 지난해 추석맞이 농지은행 홍보 행사 모습.
▲ 지난해 추석맞이 농지은행 홍보 행사 모습.

◈ 농업인을 위한 농지은행사업 확대

한국농어촌공사의 농지은행사업은 올해 연간 사업비 최초로 1조원을 돌파했으며 내년에도 1조3000억원인 13% 수준의 증액 예산을 추진 중에 있다.

공사 농지은행처 농지기획부 관계자는 중장기 예산 확보와 제도 개선을 통해 농지은행사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농지정책개발부를 신설해 농민단체, 정부, 전문가 등 여러 의견을 모아 제도개선 및 농지은행사업 발전방안을 마련 중에 있으며 내년 신규사업으로 농지가격 임차료 정보제공 사업을 발굴하는 등 농업인을 위한 농지은행사업 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 농지은행 비전 및 역할 재정립 필요

한편 식량안보와 지역농업 진흥을 위한 우량농지 확보가 중요해지고 농지유동화와 범용화사업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후계농업인의 영농정착을 지원하는 것이 농지은행이 담당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다.

이에 농지은행사업을 두고 쓴 소리도 나온다.

농어촌공사는 지난 7월 9일 ‘농지은행 발전을 위한 농민단체 토론회’를 진행한 바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다양한 의견들이 제기됐다.

농민단체들은 농지은행이 농지정책을 지원하면서 △지역단위 농지정책 조정 △농지유동화 촉진 △농지관련 계획 수립 등을 담당하는 방향으로 재정립해야 하고 농지생애주기에 따른 농지관리 등의 기능 강화도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현행 농지 제도의 투기 문제를 짚으며 농지은행 매매사업의 농지 구입 가격 현실화, 농지 이용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한 농지 이력제 도입 등을 촉구하는 의견도 제기됐다.

우리나라에서 농지는 이미 농사목적이 아닌 투기수단으로 전락해버린 지 오래이기에 사실 농지 소유에 대한 문제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소리다.

원칙적으로 농사짓지 않는 사람들이 가진 농지에 대한 대책이 수립돼야 하고 식량을 충분히 생산해 낼 수 있을 만큼의 농지를 농민이 소유할 수 있게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밖에도 이날 농민단체 실무진에서는 △농지 투기를 막을 수 있는 제도 장치 마련 △농지은행의 농업진흥지역 외 농지 매입 확대 △고령농 노후 보장제도로서의 농지연금 확대·개선 △농지연금의 부동산 투기 악용 방지 위한 보완 장치 신설 △농지 전반에 대한 실태조사 실시 △공공임대농지의 범용화 확대 등의 의견이 제시됐다.

◈ 전체 농지거래 파악 체계 도입

결론은 농지은행이 실제 농사짓는 농민에 대한 농지공급을 강화하면서 공익적 기능도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경자유전 원칙의 농지제도와 농지은행사업을 더욱더 강화시켜야 한다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진다.

청년창업후계농, 귀농자 등을 우선하고 있는 농지은행 사업이 기존 농민을 역차별 하면 안 되고, 무엇보다 농지은행이 전체 농지거래를 파악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농지은행 사업을 공공재로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농어촌공사가 범농업계와 기구를 만들어 협력하는 체계를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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