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용 곡물 가격 ‘들썩’ 관련업계 대응방안 마련 ‘부심’
사료용 곡물 가격 ‘들썩’ 관련업계 대응방안 마련 ‘부심’
  • 옥미영 기자
  • 승인 2020.11.09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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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곡물 수출 국가들 생산량, 예상치 밑돌 듯
중국, 기상악화 속 돼지 사육두수 증가…곡물수입 급증
축협배합사료가공조합들, ‘경영난 심화’ 우려
지난 11월 3일 당진축협에서 개최된 축협배합사료가공조합업무협의회 전경 모습.
지난 11월 3일 당진축협에서 개최된 축협배합사료가공조합업무협의회 전경 모습.

[팜인사이트= 옥미영 기자] 지난해와 올해 비교적 안정세를 이어가던 사료용 곡물 가격이 최근 수급 불안 영향으로 크게 들썩이면서 관련업계가 대응 방안에 부심하고 있다.

사료용 국제 곡물 가격은 주요 곡물 수출 국가들의 당초 예상치 보다 낮은 생산량이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중국내 곡물의 폭발적인 수요 및 수입 증가로 최근 몇 년간 단기간으로는 유례가 없을 정도의 폭증세를 보이고 있다.

축협배합사료가공조합업무협의회(회장 진경만, 서울축협조합장)는 지난 11월 6일 당진축협 회의실에서 협의회를 개최하고 최근 수입원료 시황과 환율동향에 분석에 따른 대응 방안 등을 모색했다.

옥수수 등 주요 사료용 곡물 가격 20% 이상↑

농협사료 구매본부에서 보고한 ‘수입원료 시황 및 환율동향’에 따르면 사료용 주요 원료의 수입단가는 올해 평균 톤 당 201불 가던 옥수수의 경우 내년 1~4월 도착도 평균 가격이 244불로 21.4% 뛰었다.

톤 당 231불에 거래됐던 소맥의 경우 5월말 도착 기준이 266불로 15.2% 상승했으며, 올해 들어 하향 안정세를 보였던 대두박의 경우 내년 1~5월말까지 평균 도착도 가격이 454불로 ’20년 평균 가격 358불 대비 무려 26.8% 상승했다.

부원료의 가격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단백피와 팜박, 야자박 등의 경우 현재 내년 1월 도착분에 대한 구매가 완료된 가운데 단백피와 팜박은 각각 260불과 173불로 올해 평균가격인 207불과 150불 대비 각각 25.6%, 15.3% 올랐다.

국제 곡물시장의 블랙홀 '중국'

사료용 원료곡들의 가격 상승의 주요 배경은 중국의 영향과 기상 악화에 있다.

중국은 미-중 무역합의 이행에 따라 미국산 옥수수와 대두 등 사료용 주요 원료곡들의 수입을 본격화한 가운데 미국과 우크라이나, 남미 등 주요 곡물 수출 국가들의 생산량은 기상 불균형 등의 영향으로 당초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국의 경우 돼지 사육두수가 전년대비 6천만마리 이상 급증한 상황에서 올해 폭우와 태풍의 영향으로 자국 내 생산량이 수요량을 감당치 못하면서 폭발적 곡물 수입으로 이어지고 있다.

농협사료 구매본부에 따르면 지난 9~10월까지 한 달 간 중국에서 수입한 옥수수 수입량은 무려 1055만 톤으로 1년간 수입물량(’19.9~’20.8) 210만 톤 대비 845만 톤 늘었다.

특히 중국은 지난달 우크라이나산 옥수수 7백만 톤을 추가 구매하는 등 중국의 옥수수 수입량은 한 달 간 무려 1700만 톤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미국와 우크라이나 등 주요 곡물 수출 국가들의 생산량은 전년 대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었으나, 연말 추정 생산치는 당초 전망치를 밑돌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미국의 옥수수 생산량 전망치는 지난 6월엔 4억600만 톤이었으나 지난 10월말엔 3억7400만톤으로 감소했다. 이는 최대 전망치 대비 3200만 톤이나 감소한 것이다.

우크라이나의 옥수수 생산량 역시 지난 6월 3900만 톤으로 예상됐으나, 10월엔 3650만 톤으로 조정됐다. 이 역시 최대 전망치에 비해 250만 톤 감소했다.

여기에 아르헨티나 등 남미 수출국가 역시 라니냐 현상 등 일기악화로 파종작업이 지연되고 있어 공급량 감소 배경이 되고 있다. 실제로 아르헨티나의 파종 진척률은 29.8%로 전년 동기대비 10.2%p 감소했다.

계통사료 가공 조합들...경영난 심화 ‘우려’

최근 몇 년간 단기간으로는 유례를 찾기 힘든 곡물 가격 인상에 축협배합사료 가공조합들은 내년도 사료사업부문의 경영 여건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예대 마진 축소로 인해 가뜩이나 신용부문 수익성 악화로 조합 경영이 어려워진 상황인데다 곡물가격 인상분이 두 자리 수에 달하는 만큼 가공조합들의 자구 노력 분으로 흡수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

사료가공조합장들은 이날 회의에서 곡물가격 인상시 마다 가격 인상 반영을 최소화하고 인상을 억제하면서 가공조합들의 타격이 적지 않았던 점을 언급하며, 구매부문의 경쟁력 강화 등 안정적 원료 확보와 함께 농가와 계통 사료 가공조합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 마련 등을 강조했다.

협의회에 참석한 농협사료 관계자는 “내년 초부터 적용되는 사료 원재료 가격은 자구 노력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상황”이라면서 “우선적으로 내부적인 자체 자구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고, 이후 농가들의 충격과 저항을 최대한 줄이는 선에서 가격 인상분을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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