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한우업계, 암소 비육 기술에도 관심 가질 때
[초점]한우업계, 암소 비육 기술에도 관심 가질 때
  • 옥미영 기자
  • 승인 2020.11.20 13: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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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가격 조정국면·미경산우 비육지원사업 준비 필요

효과적인 난소기능 제어 방법·효과도 검증을
한우사육두수 증가로 내년부터 한우가격 조정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속에 수급조절 사업이 시작되면서 암소비육 기술에도 관심과 지도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한우사육두수 증가로 내년부터 한우가격 조정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속에 수급조절 사업이 시작되면서 암소비육 기술에도 관심과 지도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팜인사이트= 옥미영 기자] 한우자조금을 활용한 미경산우 비육지원사업의 연내 시행이 현실화 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암소(송아지) 비육 농가들의 적정한 소득 보장에도 관심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수급조절 사업에 참여하는 농가들의 안정책은 물론 미경산한우사육의 경제성 검증까지 이뤄질 경우 일정한 마릿수의 암송아지를 번식용으로부터 일부 격리함으로써 적정 사육두수 유지 등 장기적인 소 값 안정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진단에서다.

특히 한우사육두수는 2022년 331만 마리까지 늘고, 가임암소도 160만 마리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농가를 위한 이렇다할 소득안정장치가 없는 상황이어서 선제적 수급조절노력이 최선의 송아지 및 소 값 안정대책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한우사육두수 전망(자료:한국농촌경제연구원).
한우사육두수 전망(자료:한국농촌경제연구원).

 

하지만 현장의 사양관리 기술은 대부분 거세우 비육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암송아지 비육은 보편화 되어 있지 못해 자칫 농가소득 불안정과 한우의 품질 저하 등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다.

사료회사의 한 관계자는 “거세우처럼 암송아지를 비육할 경우 근내 지방 침착은 안 되고 등지방과 불가식 지방만 붙게 되는 경우가 많아 별도의 사양관리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암송아지가 성성숙 일령에 도달하면서부터 발정스트레스로 인한 사료섭취량 감소로 육량과 육질 부문에서 손실이 커질 수 있어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최근 한 사료회사에서 열린 기술자문회의에서도 “공급측면에서 과잉이 예상되고 있는 만큼 한우가격 하락에 대비한 암소비육기술에 대한 사료회사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난소기능 억제 효과, 있다 VS 없다

경산우 비육은 물론 번식 경험이 없는 미경산우의 비육 모두 육량과 육질 향상을 위한 가장 중요한 사양기술은 발정을 차단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암소비육 시 발정억제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발정 제어 호르몬과 같은 약물을 이용하는 방법과 발정 관련 호르몬을 생산·분비하는 번식기관인 난소를 제거하는 방법이 있다.

이 가운데 호르몬 요법은 평상시 사료에 첨가해 급여함으로써 암소의 황체호르몬 분비를 억제하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편의성은 높지만 호르몬에 대한 소비자 거부반응과 잔류물질에 대한 우려로 최근엔 사용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난소 적출이나 결찰(묶음) 등 난소기능 제어와 관련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난소를 결찰하거나 적출한 농가의 성적은 시술하지 않은 암소보다 육량과 육질등급이 높다는 게 일반적으로 알려진 사양기술 정보다.

발정증상이 사라져 스트레스가 줄고, 이로 인한 사료섭취량의 감소가 없어지면서 증체와 육질등급 향상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소와 혼합사육이 가능하고, 승가 허용에 의한 사고 발생율도 줄일 수 있다는 잇점도 있다.

경북 봉화의 한우사육농가는 “암송아지(소)의 난소를 묶게 되면 사료를 덜 먹고도 증체가 잘되는 등 사료효율이 크게 좋아진다”면서 “요결석, 브루셀라 등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워져 온전히 비육에만 집중할 수 있다. 12~14개월령에 결찰한 뒤 18개월정도 비육해 출하하면 거세우나 1~2산차 경산우 못지않은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고급육 생산에 암소의 난소 제거 효과가 크지 않고 난소를 적출하지 않은 대조군의 지방 교잡 상태가 더 좋았다는 의견도 있다. 난소 적출 이득은 크지 않은 반면 난소 적출에 따른 수술 후유증을 겪는 암소도 있어 그냥 키워도 무방하다는 주장이다.

 

미경산한우 시장 전망&과제는

미경산 한우의 시장 전망은 비교적 안정적이다.

한우 암소고기에 대한 특화된 소비시장이 존재하지만 최근 몇 년간 송아지 가격이 높게 유지되면서 4~5산 이상의 다산우 비육출하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면서 미경산 암소가 상대적으로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는 게 유통업계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암소 위주의 경매시장이 활성화된 김해축산물공판장 관계자는 “높은 송아지 가격 영향으로 암소도축비율이 낮아지면서 암소의 평균 출하 월령이 예년에 비해 매우 높아지면서 1~2산차 암소는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면서 “상대적으로 출하월령이 낮은 미경산암소의 경우 희소성으로 높은 가치와 가격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육이 잘된 1+, 1++등급 미경산암소는 같은 등급의 경산우와 거세우에 비해서도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면서 “사양관리가 잘된 미경산 암소는 농가들의 소득부문에서도 이익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정된 재원을 활용한 수급조절용으로는 특화된 시장을 형성시켜 나가는 것은 한계가 있는 만큼 ‘미경산우 표시제도’ 등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을 통해 별도의 시장 형성과 수급안정을 도모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서영석 한우협회 유통사업국장은 “미경산한우는 거세우 시장으로 일반화된 한우고기 시장에서 별도 시장으로 성장할 충분한 맛과 특이점을 갖고 있다고 본다”면서 “수급조절 등 인위적인 사업방식으로 미경산한우의 소비시장을 구축해 나가는 것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품질고급화 장려금, 거세장려금 등으로 한우의 품질고급화가 빠르게 진척된 것 처럼 '미경산우 표시제도' 등 제도적 보완을 통해 고급화된 암소고기 소비시장을 활성화하는 한편 자율적인 수급안정 효과를 도모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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