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ag 인증 받은 우리동네 ‘푸른축산물센터’로 오세요
K.tag 인증 받은 우리동네 ‘푸른축산물센터’로 오세요
  • 옥미영 기자
  • 승인 2020.12.15 1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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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소매 겸업...신선함은↑가격은↓ 소비자 편익 높여
반조리·즉석식품·HMR 등 다양한 축산가공품 완비
소상공인연합회와 함께 ‘우수 정육점’ 홍보 박차

[팜인사이트=옥미영 기자] 대형마트의 등장과 온라인 판매의 급속 성장 등 육류유통업계의 크고 작은 변화 속에서도 나름의 입지를 지키며 소비자들과 가장 가까운 접점에서 축산물을 공급·판매하는 곳.

바로 정육점이다.

편의성을 추구하는 소비패턴에 SSM(슈퍼수퍼마켓) 등 다양한 유통점포들이 골목상권에 진입하면서 동네 정육점들의 인기는 갈수록 쇄락하고 있지만 통계에 따르면 소매판매에서의 육류 유통 점유율은 33.6%(소고기,2020년 상반기 기준)로 대형마트(22.0%)와 슈퍼마켓(16.9%)를 압도하고 있다.

하지만 정육점 경기 역시 예전 같지 않은 게 사실이다.

축산물의 품질과 위생은 기본이요, 간편식은 물론 특별한 스펙에 대한 수요까지 다양한 소비자 요구를 따라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변화의 시대를 사는 지금, 정육점 역시 노력하고 연구하며 경쟁력을 갖추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운 세상이 온 것이다. 달라진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되고야 만다.

최근 몇 년 사이 정육점의 폐점률이 높아진 이유다.

도·소매 겸업하며 신선함은 ↑가격은 ↓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에 자리한 푸른축산물센터(대표 명산식)는 이곳에서만 11년째 운영 중인 정육점이다. 바로 지근거리에 평촌역이 있고, 대단지 아파트를 끼고 있어 입지적으로도 이만한 곳이 없어 보인다.

푸른축산물센터, 안양역에서 도보로 2~3분 거리에 있다.
푸른축산물센터, 안양역에서 도보로 2~3분 거리에 있다.

푸른축산물센터가 오랫동안 롱런하며 지역에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건 단순한 접근성을 떠나 ‘우리 동네 정육점’으로 사랑받기 위한 여러 노력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명산식 대표는 축산물유통 사업을 뛰어든 지 올해로 30년차에 접어들 정도로 고기 유통 사업에 있어선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형님을 따라 우연히 고기 유통을 시작하게 된 이후 지금까지 오게 됐다”는 명 대표는 일반 소매 판매는 물론 서울과 안양의 크고 작은 식당 70여 곳에 고기를 납품하고 있다.

최근 일반 정육점들이 대부분 부분육을 구매해 잘라 파는 것과 달리, 명 대표는 한우와 한돈 모두 지육을 통째로 구매해 직접 발골·정형하고 상품화해 판매하면서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특히 식당 납품 등 도매업을 함께 하면서 회전율이 빠르고 많은 상품을 취급하면서 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면서 인근 정육점은 물론 대형마트와의 경쟁에서도 오히려 신선함과 가격면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마트 평촌점이 인근에 있어 위협적이게 보이지만 오히려 이마트 보다 더 신선하고 다양한 축산물과 20~30% 저렴한 가격으로 단골 소비층을 확보하고 있다.

생필품과 공산품은 이마트에서 구입하고, 축산물은 ‘푸른축산물센터’에서 산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푸른축산물센터 매장 안 전경. 냉동고까지 합해 34평 규모로 일반 정육점으로는 꽤나 넓다. 식육전문처리기능사 3명 등 총 7명이 일하고 있다.
푸른축산물센터 매장 안 전경. 냉동고까지 합해 34평 규모로 일반 정육점으로는 꽤나 넓다. 식육전문처리기능사 3명 등 총 7명이 일하고 있다.

다양한 축산물 취급 ‘선택의 폭’ 넓혀

푸른축산물센터에는 명산식 사장을 비롯해 7명이 근무 중이다.

이 중 식육전문처리기능사만 3명이 포진되어 있어 마리째 들여온 한우, 한돈을 원료로 수십여 가지의 부위별 상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

매장 안에는 상품을 주문할 경우 즉석에서 잘라 판매하는 ‘대면 판매대’는 물론 ‘셀프 판매대’가 별도로 갖춰져 있어 눈길을 끈다.

직접 주문을 통해 원하는 만큼의 양과 부위를 구매하길 원하는 소비자도 있지만 비대면 판매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유식용이나 1인가구 등 적은 중량의 축산물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경우 대면 구매를 기피하는 경우가 많아 별도의 쇼케이스를 마련했다. 일반 정육점에선 찾아보긴 어려운 세심한 배려다.

최근 대형할인매장들이 갈수록 수입육 매대 비율을 늘리고 한우 등 국내산 축산물 매대 비율을 줄여나가는 것과 달리 중심 매대가 한우와 한돈이 차지하고 있는 것도 눈길을 끈다. 호주산 소고기의 경우 국내산 축산물 매대의 3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수입육의 경우 국내산에 비해 마진이 높지만 소비자 만족이 한우를 따라오지 못해 재구매율이 낮아, 장기적으로 보면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게 명 대표의 설명이다.

“당장의 이익만 따지자면 저희도 대형마트처럼 수입육 비중을 늘려 나가겠죠. 하지만 최근 품질이 좋아졌다는 호주산 소고기도 소비자 만족도가 높지 않더라고요. 대면 판매대를 한우와 한돈 위주로 활용하고 있는 것도 국내산 판매 비중을 높이기 위함입니다. 일이 많고, 마진이 작아도 한우, 한돈을 먹어본 분들의 만족도가 높아 결국 다시 찾아오시더라고요.”

푸른축산물센터에선 일주일에 소 한 마리, 돼지 30여마리가 가공되어 판매된다.

한우는 안양에 소재한 도매시장인 협신식품에서, 돼지는 육가공업체와 협력해 농가가 출하하는 돼지를 직접 받는 등 유통단계 거품이 없다.

푸른축산물센터의 대면 판매대 모습. 한우와 한돈을 대면판매대로 활용하고 있다.
푸른축산물센터의 대면판매대 모습. 한우와 한돈을 대면판매대로 활용하고 있다.

다양한 가공품으로 틈새시장 활성화

푸른축산물센터에는 떡갈비와 수제 소세지, 바비큐 삼겹살 등 완전조리 식품은 물론 한우사골 육수 등 매장에서 직접 만든 다양한 가정간편식 상품들도 갖춰져 있다.

모두 명 대표가 직접 개발하고 만든 것이다.

그는 “단순히 삼겹살 목살 한두 근 팔아 장사하는 시대는 끝난 지 오래”라고 말했다.

“오랫동안 이 일을 하다 보니 소비자들이 어떤 판매방식을 선호하는지, 어떤 상품을 구매하길 원하는지 감이 오더라고요. 데우기만 하면 즉석에서 먹을 수 있는 간편식들, 힘들이지 않고 편리하게 먹을 수 있는 상품들, 작은 무게 단위의 소포장 제품 등 소비자들 변화에 적응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세심한 노력들이 더해져 올해 코로나19의 경기 악재 속에서도 푸른축산물센터는 위기를 슬기롭게 넘기고 있다.

식당에서의 매출은 급감한 반면, 집밥 소비가 늘면서 소매에서의 신선육 매출이 늘고 있는 가운데 매장에서 직접 만든 육가공품과 한우사골곰탕 등의 판매가 활기를 띄면서 도매사업에서의 매출 감소를 만회하고 있다.

많은 시간이 걸리고 맛을 내기도 어려워 조리를 꺼려하는 곰탕의 경우 수년간의 노하우를 집약시켜 한우 사골과 우족, 잡뼈 등을 무려 3일간 고아 만들어 상품화했고, 깊은맛과 간편성에 올해 코로나를 만나 매출 ‘효자상품’이 되고 있다.

한우 사골과 우족, 잡뼈를 3일간 고아만드는 한우곰탕(좌)과, 매장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다양한 HMR제품들.
한우 사골과 우족, 잡뼈를 3일간 고아만드는 한우곰탕(좌)과, 매장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다양한 HMR제품들.
각종 소스와 양념류(좌)와 고기와 함께 먹을 수 있는 각종 채소를 함께 판매한다.
각종 소스와 양념류(좌)와 고기와 함께 먹을 수 있는 각종 채소를 함께 판매한다.

‘K.tag’로 경쟁력 알리고파

명산식 대표.

신선하고 합리적인 가격, 다양한 가공품 취급까지 푸른축산물센터의 차별화 전략을 알리기 위해 많은 관심을 가졌던 명 대표는 올해 푸른축산물센터가 소상공인연합회의 ‘K.tag(케이 테그)’ 인증 사업자에 선정되면서 홍보 활성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소상공인공동브랜드 K-tag는 고객지향의 우수한 상품과 서비스 제공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모범적인 업소를 운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성과를 보인 소상공인 업체를 선정해, 소상공인연합회가 K.tag 사용권을 부여해 다양한 지원과 혜택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명 대표의 경우 지난해 인증사업에선 고배를 마셨지만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사업 신청한 결과, K.tag 브랜드 사용을 인정받게 됐다.

그동안 새마을금고와 이마트 매장내 모니터 광고 등 홍보에 관심을 갖고 사업을 추진해왔던 명 대표는 K. tag 사업으로 홍보효과 증대와 푸른축산물센터의 이미지 제고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객들의 만족을 높이기 위해 포인트 적립, 금액대별 영화관람권 증정, 주말 품목별 할인과 문자 제공 등 나름의 홍보방식을 활용해온 상황에서 소상공인연합회의 조직적 지원이 더해질 경우 사업이 더욱 활성화 될 것이라는 기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과 배달 시장의 강세가 가속화하는 가운데 명 대표는 배달의 민족등 온라인 배달 사업 시작을 계획하고 있지만 전문성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명 대표는 “소비자들은 싸다, 비싸다의 개념을 넘어 편리한가, 그렇지 않은가를 보고 제품을 선택하고 있다”면서 “편의성은 코로나 종식 이후에도 구매를 결정짓는 새로운 키워드가 될 공산이 커서 출구전략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숙성과 저장 기한을 늘릴 수 있는 포장법이 속속 개발되면서 새로운 포장법에도 관심을 갖고 투자를 고민 중 이다.

기존의 산소 포장에서 한 단계 발전한 스킨 포장법 등이 그것이다.

“새로운 시도나 투자가 두렵고 어렵다면 발전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직원이 많아서 어렵지 않느냐는 얘기들도 하지만 오히려 작업 효율이 올라가서 사업에 도움이 됩니다. 올해 K.tag 브랜드 인증을 받게 된 만큼 소상공인연합회와 함께하면 제 힘으론 어렵게 느껴지는 온라인에서의 상품 판촉과 서비스 개발에도 길을 열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우리 동네 정육점의 변화와 비상(飛上)을 기대해주세요.”

푸른축산물센터 명산식 대표(앞줄 가운데)와 직원들.
푸른축산물센터 명산식 대표(앞줄 가운데)와 직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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